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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든 공주는 자정 이후에 죽는다
캉탱 쥐티옹 지음, 박재연 옮김 / 바람북스 / 2023년 9월
평점 :
[모든 공주는
자정 이후에
죽는다]
를 읽었다.
책을 바라보면
제목 위로
스며 나오는 나만의 제목
[모든 공주의 서사를
자정 이후엔 아무도
말하지 않는다.]
자정 이후로도 오랫 동안
공주는 살아가지만 말이다.
아무도 말하지 않는 공주의 이야기,
사랑의 끝과 시작 사이의 이야기를
공주가 스스로 말해야 한다. 궁금해야 한다.
누구보다도 공주를 아는 공주가 말 걸어야 한다.
말 되어져야 한다. 함께.
그래픽노블 [모든공주는자정에죽는다]는
하나의 시간 속 네 개의 이야기가 교차한다.
이미 죽어버린 인물인 프린세스 다이애나,
살아가는 인물인 루루, 카미유, 그녀들의 엄마다.
침묵 속의 공주 인형들은
삶이라는 이야기 속 주인공, 저마다의 고민으로
고립된 세사람가 닮아있다. 한때 공주를 꿈꾸었던,
그리고 현재 공주를 꿈꾸는 그녀들이다.
시작,중간,끝에 놓인 세 사람.
억압된 자유인이 되어버린 그들은
형태없는 사랑을 물에 태우고,
자신의 살을 태우고, 자신의 혼을 태운다.
프로쿠르테스의 침대처럼
세상의 기준, 세상의 눈은 나의 키를 자르려 한다.
사람을 사랑을 하는 것은 자유지만
누구를 사랑하느냐는 자유가 아니다.
옷을 입는 것도, 생각과 행동을 하는 것도 자유가 아니다.
너는 공주가 아니야 하는 세상 그럼에도 주인공은 노래한다.
할 말을 잃고,
꿈도 잃어버린 난
외칠 수 밖에 없죠.
사랑해요. P63
별거 아니야.
앞으로 우리 사는 게 좀 변할지 몰라.
그러니까 이렇게 꼭 서로 껴안고 있어야 해. P144
때론 여자처럼, 때론 남자처럼 옷을 입어도
나는 나,
나처럼 사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어도
너는 너답게 거기 있어도 돼, 그래야 해 하며
꼬옥 껴안아 줄, 이야기를 나누어 줄
아름다운 사람, 아름다운 목소리가 계속 나온다면
견딜 수 있고, 잘 살 수 있음을 생각한다.
그러면서 느낀다.
컸다!
엄청 컸다요!
하늘까지 닿겠네! p148
매일 자라는 나
그런 자아自我들의 포옹과 행진을 생각한다.
모든 공주는 자정 이후 다시 태어난다.
P.S
공주 이야기를 좋아하는 중학생은
공주 이야기를 삐딱하게 바라보는 나이가 되었습니다.
삐딱하게라는 표현은, 저의 표현이고 좋은 의미입니다.
현실과 환상, 과거와 현재의 사람으로서의 공주를 아이가
보기 시작했다는 기쁨의 표현(?)이라고 할까요?
아이는 다양한 음악,영상,책을 통해 공주들을 생각합니다.
공주들의 삶을 돌아보고, 물음표를 하나둘 던질 때
이 책도 함께 읽었습니다. 사람의 사랑이라는 점, 사랑이
단지 달콤한 감정만이 아니라는 점, 서로 견디거나 서로
그만둘 수 있는 부분이 있다는 점, 사랑이 끝나도 사람은 계속 된다는 점을 이야기 나눌 수 있었던 책이었답니다. 외면하지 못하는 사람의 삶, 이야기에 귀기울이는 방식도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