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완전한 행복
정유정 지음 / 은행나무 / 2021년 6월
평점 :
예약구매하고 나서 거의 2주 넘게 기다렸는데 기다린 보람이 있다. <7년의 밤>을 시작으로 계속 나오는 작품을 보고 있는데 전작도 마음에 들었지만 지금까지 좋아하던 서늘함 대신에 따뜻함이 주를 이루고 있다. 이번 작품은 시종일관 불안하고 서늘하다. 글에서 심증은 있지만 물증은 안 나오는데 결과적으로 뒷부분에서 휘몰아치면서 보여준다. 큰 뼈대를 가진 사건이 계속 진행되고 여러 가지 인물의 관점에서 보여준다. 마지막으로 여기에 등장한 사람들이 각자의 행복을 찾으면 좋겠다. 그러기에 너무 많은 일을 겪었지만. 그리고 결말에서 어떤 선택이 무책임하다는 생각이 들었다(자세히 이야기하는 건 설명을 잘할 자신이 없으니 읽어보시는 쪽을 추천한다). 제법 분량이 있는데 쉬지 않고 완결을 볼 때까지 읽었다. 그만큼 지루하지 않고 빠른 속도로 이야기가 진행된다. 기다린 책을 빨리 읽고 또 다음 책을 기다린다.
- 책 속 문장 -
"행복은 뺄셈이야. 완전해질 때까지, 불행의 가능성을 없애가는 거." (112~113쪽)
그때만 기다리면 모든 게 해결될 줄 알았다. 시간은 그녀에게 어떤 것도 주지 않았다. 대신 원치 않은 진실을 가르쳤다. 내일은 바라는 방향에서 오지 않는다는 것. 간절히 원한다 하여 이뤄지는 게 아니라는 것도. (154쪽)
그녀는 고개를 저었다. 먹고 싶지 않았다. 아니, 먹을 수가 없었다. 고개 숙이고, 거절당하고, 하하 웃고, 도로 위를 끝없이 달리면서 마음에 꽃을 심는 아버지의 돈으로는 아무것도. (중략) 봄방학 내내 그녀는 아버지를 따라다녔다. 픽업트럭에서 아버지와 함께 먹던 도시락은 그녀 안에서 꽃이 되었다. 그땐 그걸 몰랐다. 기나긴 삶의 겨울이 지나고 눈보라가 멈춘 후에야 그것이 꽃이었다는 걸 깨달았다. 미치거나 죽지 않도록 자신을 지키고 있었다는 것도. (189쪽)
우리는 누구나 행복을 추구한다. 그것은 인간의 본능이며 삶의 목적이 되기도 한다. 다만 늘 기억해야 한다. 우리에겐 행복할 권리와 타인의 행복에 대한 책임이 함께 있다는 것을. (522쪽, 작가의 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