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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 이대로 괜찮은 걸까? ㅣ 마스다 미리 만화 시리즈
마스다 미리 지음, 박정임 옮김 / 이봄 / 2013년 7월
평점 :
구판절판
1.
8월에 여자 공감단 2기를 신청하고 기다린 끝에 도착한 번호가 적힌 카드와 선택한 <지금 이대로 괜찮은 걸까>
보통 만화책을 읽을 때는 그림체를 무척 신경 쓰는 편인데 이 책은 그러지 않았다.
뭔가 이건 그림체보다는 직감이 시키는 대로 읽어야 할 것 같았다.
공감단 넘버는 no. 89
본디 홀수를 좋아하고 90에서 홀수인 1을 빼도 나오는 숫자고, 8과 9를 더해도 홀수가 나온다.
많은 장면을 공감하면서 읽었지만 그것을 모두 언급하면 글이 끝나지 않을 것이므로,
특별히 몇 장면만 살펴보았다.
2.
일상을 경험하고 <브리짓 존스의 일기>를 떠올리다 본인도 일기장을 싸서 쓰기로 결심하는 수짱.
여기서 나온 '행복이란 무엇인가?'는 많은 사람이 스스로에게 던질 질문이다.
그러나 명확하게 답을 얻기란 어렵다.
마치 '왜 사는가?'처럼 항상 지니고 있는 질문이 아닌가 싶다.
3.
수짱의 절실한 친구로 한 미모 한다는 여성이 나온다.
하루 일과의 끝에 그녀의 생각이 가슴에 와 닿았다.
'여자의 순위에서는 높으니까.'
그리고 '지금의 나는 변했을까?'라면서 울고 싶다고 하는데
토닥여주고 싶었다. 또한, 이런 고민을 나뿐만 아니라 다른 사람도 한다는 사실에 위로받았다.
물론 변하는 것에 대해 걱정을 할 수도 있다.
그러나 개인적으로 변하는 것은 때로는 필요할 수 있다고 본다.
그러니까 변했냐고 자문하면서 울지 말아요.
4.
인생(人生). 사람이 산다는 것은 무엇일까.
어떤 인생을 살아야 좋은 인생을 살았다고 말할 수 있는 것일까.
그리고 비슷한 하루가 반복되면서 우리는 어느 순간 끝을 맞이한다는 말이
새삼 와닿았다. 그래서 단 하루라도 헛되이 보내지 말아야겠다고 생각했다.
그냥 보내기엔 24시간일지라도 소중하니까.
세상일이라는 것이 어떻게 될 지는 아무도 모르니까.
5.
수짱은 '좋은 사람' 쪽으로 변하는 것은 좋다고 생각한다.
나도 비슷하게 지금보다 '더 나은' 사람이 되기를 항상 바라고 있다.
그런데 '그 뒤에 어떻게 되는거지?'라는 것은 한 번도 생각해본 적이 없다.
단지 추상적인 의미만을 가진 채 구체적으로 생각해보지 않았다.
이래서는 아무것도 변하지 않을 것이다.
위에서 말한 것과 반대로 너무 절실하게 변화를 추구할 필요도 없다.
중요한 것은 어렵지만 균형을 유지할 수 있는 것이다.
6.
수많은 문장 속에서 나를 가장 움직인 문장.
"세상에 단 하나밖에 없는 진짜 자신을
자신이 찾아 헤매면 어쩌자는 거냐고."
강의를 듣던 중 어느 교수님이,
"요즘 젊은이들은 자신을 대체할 수 있는 사람이 있다는 불안을 가지고 있는 경우가 많다."
라는 식의 말씀을 하셨다. 그리고는 이 세상에 자신은 유일무이한 존재로 소중히 여기라고 하셨다.
내가 무슨 일을 하고 어떤 식으로 살아가든 모든 것을 똑같이 할 사람은 아무도 없으니까.
그건 '나'만이 할 수 있는 길이다. 그러니 쉽게 절망하지 말고 자신감을 가지라고.
그런 류의 말이 아닐까 싶다. 나를 가장 잘 알 수 있는 사람은 '나'가 유일한데
다른 사람이 찾아주길 바라거나 다른 사람에게서 찾으려고 하는 것은
어리석은 일이라고. 조언을 구할 수는 있지만 그런 탐색을 전적으로 맡겨버릴 수 없는 일이다.
7.
이것은 마치 나를 겨냥하고 쓴 말 같다.
결정을 스스로 해 볼 줄 알아야 한다는 말이다.
시간이 걸릴까봐 다른 사람의 의견을 묻는 것이 부지기수였는데
이제부터는 수짱이 그래왔던 것처럼 고민하는 시간을 가지고
진정으로 내가 원하는 것이 무엇인지 찾아야겠다.
독자에게 거창한 교훈을 주지는 않는다. 그러나 사소한 고민을 대처하는 방법을 알려준다. 당신만 그런 것이 아니라 비슷한 고민을 다른 사람도 하고 있다고 용기를 북돋아 준다. 그래서 하나같이 주옥같은 문장이고 자꾸만 생각이 난다. ‘지금 이대로 괜찮은 걸까?’에 대한 나름의 해답을 내리면 이렇다. 지금 이대로라도 괜찮은 것도 있고 아닌 것도 있다. 변화의 시작은 깨닫고 움직이는 것에서부터다. 이 책을 만난 당신이라면 늦지 않을 것이다. 변화를 두려워하지 말고 앞으로 나아가자. 이것은 자신에게 하는 말이기도 하다. 작가가 마치 나의 일상을 직접 보고 쓰고 그린 것만 같다. 그만큼 현실적이다. 너무 짧게 끝나버려서 아쉬운 마음이 들기도 한다. 시즌3을 조심스레 기대해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