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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약자 ㅣ 자음과모음 청소년문학 34
선자은 지음 / 자음과모음 / 2013년 8월
평점 :
한 권의 책은 읽는 사람이 정말 다양한 생각을 하게끔 한다. <계약자>라는 이 책을 읽으면서 계속 <위저드 베이커리>가 떠올랐다. 분명히 다른 소재로 쓴 책은 틀림없는데 자꾸만 오버랩 되었다. 그것은 아마도 두 권의 책이 추구하고자 하는 것이 비슷해서가 아닐까. 아이(혹은 어른)가 교훈의 형식으로 무언가를 배우는 것은 아니다. 대신 간접적으로 체험해보면서 체득하도록 유도한다.
선택지가 하나만 존재하는 것은 아무것도 없다. A와 B라는 선택지가 있다고 치자. A를 선택한 사람은 자신이 선택하지 못한 B를 아쉬워한다. B를 선택한 사람도 A에 대해 아쉬운 마음을 가지고 있는 것은 마찬가지다. 이러한 감정을 뒤로 한 채 앞으로 나아가야 한다. 뿐만 아니라 자신의 결정에 대한 책임감을 가지게 한다. 소원을 이뤄주는 대신 대가를 치러야 한다는 소리다.
주인공은 친구와 독특한 의식을 치른 뒤에 정체불명의 존재를 만나게 된다. 자꾸만 나타나서 계약을 하자는 둥, 진짜로 원하는 것을 이루어주겠다는 둥, 알 수 없는 소리만 하는데……. 끝까지 읽으면서 어떻게 된 일인지 (사실) 파악하지 못했다. 나중에 다시 한 번 읽어봐야겠다는 생각이 든다. 개인적으로는 해피엔딩 같아 보이는데. 아버지로 인해 들어온 동생, 전학생, 계약자의 존재가 불명확해서 답답하다.
청소년문학처럼 보이지만 때로는 모든 나이대의 사람에게 의미를 부여하기도 한다. 대부분은 시간이 흐르면서 잊고 있었던 것이다. 그걸 다시 보게 된 것 같아 무척 기쁘다. 앞으로도 이 감성이 계속 유지되길 바라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