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품은 맛있다
강지영 지음 / 네오북스 / 2013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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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이버에서 연재 할 당시 ‘미스터리’라는 장르 때문에 보지 않았다. 게다가 온라인으로 오랫동안 보고 있으면 눈이 피로해져서 완결된 작품이라도 단행본을 기다리는 마음도 있었다. 어쨌든 만나게 된 <하품은 맛있다>는 색다른 소재와 어두운 분위기를 배경으로 시작된다. 사실 두 여자의 삶이 교차하면서 서로 알아가는 내용을 전부 이해하지는 못했다. 누가 나쁜 사람이고 결국 어떻게 되었단 말인가? 분명 두 여자가 마지막 장소에서 결말을 맞이할 거 같았는데 어느 순간 상황은 급변한다.

 

 

달라도 너무 다른 삶을 살지만 불행하다는 공통점을 가지고 있다. 두 사람의 삶을 경험해 본 사람으로서 어느 누가 더 낫다고 평가할 수조차 없다. 마지막 장을 덮은 후에 사건현장 청소부인 ‘이경’이 한 말이 기억난다.

수집이라는 거, 모으는 사람 본인한테나 의미 있는 거잖아요. 그렇지 않은 사람에게는 남의 집 가족 앨범 같은 거겠죠.” (14)

밑줄을 그어가며 공감했다. 좋아한다는 말은 무척이나 주관적이어서 나에게 보물 같은 것이 다른 사람에게는 쓰레기가 되기도 한다. 물론 반대의 경우도 존재한다. 그래서 수집도 ‘나’가 존재할 때에 비로소 가치 있다. 청소부에게는 단지 일일 뿐이다. 또한, 쉴 새 없이 돌아가는 일상 속에서 ‘죽음’이 많이 존재하고 있다는 것도 깨달았다. 몰라서 그렇지 지금도 누군가가 이승을 떠났고 앞으로도 그럴 것이다.

 

 

우리 넷은 퍽 닮은 사람들이었다. 뒤늦게 깨닫고, 뒤늦게 반성하는 열등반 어른들. 포장은 다르지만 뜯어보면 맛이 같은 문구점 백 원짜리 초콜릿 같은 우리들이었다. (145)

참 그럴듯한 비유라는 생각이 들어서 또 메모했다. 뜬구름 잡는 것 같은 비유가 아니라 쉽게 볼 수 있는 비유라서 마음에 더 남지 않나 싶다. 간혹 가다 우리는 다른 모습을 하고 있지만 비슷하다는 생각을 할 때가 있다. 그렇게 동질감을 느끼다가도 어느 순간 다르다는 걸 느낀다. 말하자면 이것이 반복되는 거다.

 

 

분명히 생각하며 봤는데도 마지막까지 풀리지 않는 수수께끼가 있다. 과연 단행본에만 넣는다는 결말을 제대로 이해한 것일까. 누가 속시원하게 풀이 좀 해줬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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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인생의 화양연화 - 책, 영화, 음악, 그림 속 그녀들의 메신저
송정림 지음, 권아라 그림 / 자음과모음(이룸) / 2013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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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만 들었을 때는 소설인 줄 알았다. 그런데 막상 펴보니 소설이 아니라 짧은 글을 모은 에세이였다. 그것도 영화, 소설, 시, 오페라 등을 소개한 아주 참신한 것 말이다. 신간이나 고전을 찾아보려고 노력하는데 혼자의 힘으로는 되지 않을 때가 있다. 혹시 ‘좋은 책이 있는데 내가 보지 못하고 있지 않나?’라고 고민해보기도 한다. 이 책은 나의 독서 범위를 넓히는데 도움을 주고 고민을 조금이나마 해소해줄 것이다.

 

이번에도 어김없이 등장하는 주옥같은 문장.

 

26

내 삶의 알리바이는 내가 증명하는 것. 내 삶의 역사는 내가 써 나가는 것. 아직 늦지 않아요.

- 쓰고 읽는 행동에 대한 확신을 줬다고나 할까. 일기뿐만 아니라 다른 장르로도 도전을 멈추지 말아야겠다. 어제 만난 카페 회원 분도 자신을 가지도록 북돋아 주셨다.

 

41

테레사 수녀는 이런 말을 했지요.

“세상에서 가장 끔찍한 가난은 자신이 쓸모없다고 느끼는 것이다.”

- 가난에 대한 아주 명쾌한 답이 아닌가. 이런 생각은 한 번도 하지 못했다. 얼마나 배우고 깨우치면 수녀님과 같은 사고방식을 가질 수 있을까.

 

66-67

사랑에 눈 먼 남자, 사랑 따위 감정보다 자유가 중요했던 여자들 사이에는 계약서가 없어도 갑을 관계가 존재했습니다. “너만 사랑해.” 하는 남자와 “나만 사랑해.” 하는 여자의 욕망은 충돌했고, 그들의 사랑은 파멸에 이르렀습니다. 사랑의 잔인한 갑을 관계는 그렇게 끝이 났습니다.

- 오페라「카르멘」의 비극적인 사랑을 해석한 문장이 마음에 들어 적어봤다. 일방적인 사랑이 어떻게 끝나는지 잘 보여주고 있다. 두 사람은 서로 바라보지 못한 채 자기가 원하는 한 방향만 보고 있다. 때로는 옆이나 뒤를 볼 줄도 알아야 한다는 것을 가르쳐준다.

 

85

“내 삶에는 어제도 없고 내일도 없다. 오직 지금 여기뿐.

지금이 내 시간이고 나는 내 나이에 맞게 산다.

나는 두렵지 않다. 죽음도, 삶도, 다른 어떤 것도.”

- 뭔가 초탈한 그녀의 모습에서 위대함이나 숭고함 같은 것을 느꼈다. 아직 내가 따라서 하기엔 머나먼 일이라는 생각이 든다. 그러나 멋진 말이라서 적어서 두고두고 보고 싶다.

 

189

“매우 아름다워 그 진가를 몰랐던 이승이여, 안녕.”

그리고 눈물을 흘리며 무대 감독을 향해 불쑥 묻습니다.

“살면서 자기 삶을 제대로 깨닫는 인간이 있을까요? 순간마다요.”

- 비로소 죽음이 다가온 후에야 현실, 이승의 아름다움을 깨닫는 것이 보편적인 인간의 모습이 아닐까. 그런 사람을 호되게 후려치는 말이다.

 

240

네가 가진 것은 오직 너 자신뿐이다.

그러므로 너 자신을 이 세상에서 가장 아름답고 훌륭한 인간으로 만들어야 한다.

- 위의 두 문장 다음으로 마음에 든 문장이다. 다른 사람과 나를 비교하면서 마음 한 구석에 불안을 가지고 있는 나에게, 그런 것을 모두 버리고 ‘나 자신’에 집중하라고 말한다.

 

이번 책을 보고 난 뒤에 읽고 보고 싶은 것이 참 많이 생겼다. 다시 한 번 편식하지 않겠다는 다짐을 하면서 다양한 분야의 도서를 맛보리라 다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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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스다 미리 여자공감단 2기 3차 미션을 합니다.

이제까지 계속 해서 즐거웠어요. 계속 하게 해주셔서 감사합니다.

 

이번에 온 아이템은 편지지 2매, 여권수첩, 그리고 마스다 미리 가방입니다.

 

마지막 미션은 참한 가방과 책을 들고 인증샷 남기는 거랍니다.

어떻게 할 지 고민을 하다가,

삼청동에 약속이 있어서 거기서 하려고 했는데.

비가 오는데도 불구하고 사람이 무척 많더라고요.

그래서 미처 책과 가방을 꺼낼 엄두를 내지 못했습니다.

아기자기하고 예쁜 장소는 많았는데 말이죠.

 

그래서 대신 책과 가방을 같이 찍은 사진을 첨부합니다.

분명히 다 챙겨갔는데 찍지 못해서 참 미안합니다.

 

 

 

 

 

 

 

 

 

돌로 된 벽이랑 담이 참 예쁘더라고요.

모델이 예뻤다면 당당하게 찍을 수 있었을까, 라는 생각도 드네요.

 

대신 독사진 첨부하면서 가방 안에 같이 있었다는 걸 기억해주길 바라요.

이게 바로 '내 안에 너 있다.'

 

 

 

뒤에 찍힌 분들 얼굴도 가려드렸어요. 혹시 보실 수 있으니까.

 

 

그래도 미안하니, 실내에서 가방이랑 책이랑 찍어봤습니다.

크기가 책에 딱 맞습니다. 너무 크지도 작지도 않은 적당한 크기!

 

 

이번에 친구한테 책 자랑을 열심히 해서 곧 좋은 소식이 있을 거 같아요.

일단 한 권 빌려주고 관심을 가지면 다른 책도 읽고 싶어 할지도 몰라요.

분명히 그럴 거라고 생각하지만요.

 

편지는, 이 편지지에 쓰기 아까워서 그냥 다른 편지지에 책 추천과 함께 쓰려고요.

생각해보니 편지 쓰기가 참 쉽지 않은데.

이번 기회를 통해 쓰게 된 거 같아 괜히 고맙네요.

 

 

마지막으로, 다시 보는 <지금 이대로 괜찮은 걸까?>

 

 

사진 첨부가 잘 안 되네!

 

나에 대해, 인생에 대해 생각하게 해 줘서 고마워요.

앞으로도 부탁해요.

이봄 출판사님도 고맙습니다 :)

이전을 추억하며 마지막 컷.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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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시 더 낫게 실패하라 - 위기의 순간을 사는 철학자들
이택광 지음 / 자음과모음(이룸) / 2013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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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에 나오는 철학자의 이름을 거의 들어보지 못했다. 이전 철학자의 이론을 연구하면서 자신의 독창적인 분야를 나아가고 있는 사람이 참 많다는 것을 새삼 느꼈다. 본격적인 대화를 하기 전에 대략적인 정보를 제시해주었다. 그런데 사실 여기서부터 ‘어렵다’는 느낌을 받았다. ‘철학’이라는 학문에 관심이 없는 것은 아닌데 워낙 방대한 지라 발을 담그기가 쉽지 않다. 간혹 다른 책에서 찾을 수 있는 멋진 인용구를 보면 ‘한 번 봐야지.’라고 생각하면서도 거기까지 나가기가 쉽지 않다. 하지만 이번에는 굳게 마음을 먹고 끝까지 보리라.

 

슬라보예 지젝 ‘사유를 시작하라!’

“사유를 시작하라는 말을 해주고 싶다. 자동적으로 생각하지 말기를 바란다. 종교만 해도 복잡하다. 내가 믿는 신이 다른 사람에게도 신일 수 없다. 서로 교환되지 않는다. 이런 걸 고민해야 한다.”

첫 장을 보자마자 느낌이 딱! 하고 와서 밑줄을 그었다. 내가 믿는 신이 다른 사람에게도 신일 수 없다. 다른 사람에게 나의 주장을 강요하지 마라. 왜 그렇게 되었는지 생각하라. 그러면 완전히는 아니더라도 이해할 수 있게 된다. 파국이 온다는 것을 알고 있으면서도 이것을 피하려고 하지 말고 준비하라는 말이 마음에 닿는다. 숲을 보지 못하고 나무만 보는 격이다. 불씨는 커져서 모든 것을 태워버릴 정도로 이글거리는데 바가지로 물을 붓고 있다. 여기에서 벗어나 좀 더 깊게 고민할 수 있는 시간이 필요하다고 말하고 있는 것 같다.

 

자크 랑시에르 몫 없는 자들의 몫으로

“단지 자신들의 짐에 머물면서 자신들의 일상적 업무에 매여 있던 사람들이 거리에 내려와 그곳에 자리잡을 때, 그리고 두려움을 갖고 있던 사람들이 권력과 맞서기를 더 이상 무서워하지 않을 때, 침묵하던 사람들이 말하기 시작하고 자신들의 목소리를 들리게 할 때 기존 권력의 권위는 발가벗겨진다.”

이 사람이 말하고 있는 그대로 역사에서 찾아볼 수 있다. 사람이 생각만 할 게 아니라 실천을 하기 시작할 때 사회는 변하고 있다. 그러니 사소한 움직임이라고 해서 무시해서는 안 된다. 어느 순간 그것은 큰 파도를 몰고 와서 쓸려 가게 할 것이다. 미리 준비하고 대비해서 사회를 더 풍족하면 좋겠다.

 

지그문트 바우만 ‘2012년 현상’을 기억하라!

“역사, 자본주의, 정치, 가족, 문명 등 이런저런 ‘종언’에 대해 말하는 것은 오늘날 가장 쉽게 눈에 띄는 유행어다. 그러나 개인적으로 나는 주의를 당부하고 싶다. 무엇인가 진짜로 종언을 고한다면 긴 시간이 지난 뒤에야 그것이 끝났다는 사실을 알게 될 것이다.”

사회가 급변하는 것 같지만 이면에서는 변하는 느리게 진행되고 있다는 깨달음을 준 문장이다. 또한, 그는 한국의 독자들에게 자신의 행동에 책임질 것을 당부했다. 이것은 몇 번을 강조해도 좋을 말이다. 때로는 우리는 가져올 파장을 생각하지 못한 채 성급한 결정을 내리기도 한다는 것을 떠올려보자.

 

램버트는 철원 조선노동당사에 간 기억을 떠올린다. 전쟁과 평화가 영구평화와 공존한다는 것이 아이러니하다고 말한다. 그곳에는 영원을 뜻하는 무궁화가 있지만 건물을 유지해놓은 것은 폭력성을 드러내기 위한 것이니 말이다. 그래서 지금 우리의 평화에 대해 생각해볼 필요가 있다.

 

이런 말을 할 수 있을 정도의 경지에 오르기까지 얼마나 많은 것을 공부하고 고민했을까 생각하니 대단하다고밖에 말할 수 없다. 우리 사회에서도 철학자가 많이 생겨서 한국철학을 공부하는 사람이 늘어나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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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트] 마스다 미리 여자공감만화 시즌2 3종 세트 - 전3권 - 지금 이대로 괜찮은 걸까? + 아무래도 싫은 사람 + 수짱의 연애 마스다 미리 만화 시리즈
마스다 미리 지음, 박정임 옮김 / 이봄 / 2013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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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스다 미리 시즌2 100인의 여자 공감단’ 1차 미션을 완수하고 나서

우수한(!) 성적으로 2차 미션 대상자가 되었다. 감사합니다!

 

받은 선물은 마스다 미리 시즌1의 세 권의 책을 바탕으로 한 카드, 마스다 마리 시즌2 원형 스티커(저도 망칠까봐 고이 모셔 둔), 거울!

물론 나 또한 원형을 따라 예쁘게 오리지는 못했다. 만약 자르다가 비뚤어지면 두고두고 후회할 것 같아서였다. 자르기 몇 분 전으로 돌아가서 그 마음을 바꿔놓을 수만 있다면, 하고 생각했을 거다.

 

 

이번 미션은 스티커를 물건과 장소에 붙인 후 자랑을 하는 거였다.

번뜩 스친 생각은, ‘이번에 가게 될 와우 북 페스티벌을 활용해보자.’라는 거였다.

그래서 저번 주에 아이템을 가지고 갔는데, 사람이 정말 너무 많아서 제대로 찍을 수가 없었다. 기회를 보다가 겨우 마스다 미리 시즌2 책이 놓인 테이블에 가서 스티커를 두고 얼른 찍었다. 좀 느긋하게 이것저것 고민하기에는 직원 분께 죄송해서 나왔다. 그래도 ‘지금 이대로 괜찮은 걸까?’와 나란히 스티커 사진을 찍는데 성공했다.

 

 여기서는 제발 나오길 바라는.jpg

 

그리고 와우 북 페스티벌에서 어느 독자 분이 하신 말이 기억이 난다. “마스다 미리 신간이 나왔는데 3권이야!”라는 외침. 시즌1에 이어서 이런 재미있는 책이 세 권이나 더 나와서 ‘행복하다’는 뜻으로 받아들이겠다. 테이블에서 마스다 미리의 책을 집는 손을 볼 때마다 내가 다 기쁘더라. 그래서 의지가 더욱 불탔다.

 

또한, 마스다 미리 시즌2 카드와 시즌1 카드를 같이 찍어야 하는데 지금 책이 없다. 그래서 전에 찍어둔 사진으로 대신 분위기를 내어 본다. 추석 쇠러 갔을 때 몇 장 더 찍어 놓을 것을, 이라는 생각도 했지만 이미 기차는 떠났다.

 

 

사진을 어떤 식으로 찍을지 생각하면서 참 즐거웠다. 마스다 미리 작가님의 시즌1 도서도 이번 기회에 구매해 읽어봐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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