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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리자들 ㅣ 오늘의 젊은 작가 32
이혁진 지음 / 민음사 / 2021년 9월
평점 :
젊은 작가 시리즈는 이런 뜻밖의 발견 때문에 좋아한다. 정확히 말하자면 조금 아는 작가님의 새로운 모습이라고 해야 하나. 비슷한 느낌의 다른 책을 본 적 있는데 그것과 다른 점이 있다. 명확하게 글로 정의할 수 없지만 자꾸 생각이 많아지게 하는 책이다. 언제 어디서든 어떤 식으로 일하고 있는 사람의 입장에서 과거를 다시 돌아보게 만든다. 충분히 막을 수 있음에도 하지 않아서 일하다 아까운 목숨을 잃는 사건을 더 이상 보고 싶지 않다. 그러기 위해 무엇을 할 수 있을지 고민해본다. 조금의 행동이라도 할 수 있으면 좋겠다. 가만히 있어서는 아무것도 바뀌지 않는다. 이 글을 읽고 나서 거의 바로 한 학생의 기사를 봐서 너무 슬펐다.
- 책 속 한 줄 -
절박하다는 것은 그런 것이었다. 천천히 수렁 속으로 빠져 들어가는 것. 지쳐 있다는 것을 몰라 더욱 지쳐 가는 것. 그렇게 외따로 고립되어 가는 것. (27쪽)
사람들이 하는 것에는 다 그럴 만한 이유와 감정이 있고 그 사람이 돼 보기 전에는 모르는 일이었다. 각자 자신의 몸으로 느끼고 체험할 뿐이기 때문이다. 다른 사람이 돼 보는 건 어렵고 타인에게 무심한 것은 쉽고 자연스러운 일이다. (36쪽)
"가요, 가서 다시는 이런 일 하지 마요. 아무도 시켜서도 안 되고 시켰다고 해서도 안 되는 일이에요. 누구라도 이런 걸 다시 시키면 두말하지 말고, 아무리 늦었다 생각해도 빠져나와요. 그게 제일 빠른 거예요. 안 그러면 끝까지 끌려 들어갈 테니까. 지금처럼." 현경은 굳게 한 대리를 봤다. "감당하는 걸 두려워하지 마요. 누구나 할 수 있어요. 그래야 하고. 늘 그다음은 있고 그래야 그다음에 오는 것도 감당하고 책임질 수 있으니까." (176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