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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가의 연인들 - 소설로 읽는 거의 모든 사랑의 마음
박수현 지음 / 자음과모음(이룸) / 2013년 10월
평점 :
책에 대한 이야기를 하는 책이 있다. 혼자서는 찾아보기 힘든 책을 읽을 수 있게 해주는 고마운 존재다. 하나의 주제를 설명만 하는 것이 아니라 관련된 책을 가져다 예시로 활용한다. 그렇게 하나씩 알아 가면 똑같이 어려운 내용이라도 쉽게 이해가 된다. 이번에 키워드는 ‘사랑’이었다. 12월의 첫째 날, 연말이기 전에 크리스마스를 앞두고 있다. 겨울이 오면 굳이 사랑하는 사람을 원한다기 보다는 사람이 ‘그리워서’ 외롭다. 딱히 말로 표현하지 못하겠지만 온기가 필요하다는 느낌이랄까.
<백 년 동안의 고독>에서 소개된 독자에 관해서 밑줄 그은 부분이 있다. (사랑을 하고 헤어졌던) 그때, 아름다운 천국에서 외줄을 타는 기분이었다고 한다. 무시무시한 낭떠러지로 떨어질까 두려워하는 마음이 있었던 것이다. 행복과 불안이 공존하고 있었다. 사실 비단 사랑뿐만 아니라 우리는 새롭게 도전하는 많은 것을 기대하면서도 두려워하고 있다. 그런데도 사랑이 이렇게 주목받는 것은 그것이 한 사람의 일생에 크나큰 영향을 미치기 때문이다. 일상의 실수는 다시 비교적 쉽게 돌이킬 수 있지만 끝나버린 사랑은 추억 속에 머물곤 한다.
<사랑과 다른 악마들>에는 아름다운 시구가 나온다. (나중에 편지 쓸 때 인용해서 쓰면 그럴 듯한 문장이 나올 것이라 생각했다.) 특히 마지막 문장(칼이 항복한~시험하도록)이 인상적이었다. 이런 문장은 어떻게 하면 나오는 것일까.
그대 때문에 태어났고, 그대 때문에 살아가고, 그대 때문에 죽을 것이며, 그대 때문에 죽어가노라.
마침내 나는 당신의 손길에 이르렀습니다./ 내가 최후를 맞으리라는 걸 알고 있는 그곳에./ 칼이 항복한 자를 얼마나 깊이 찌르는지 오직 나에게만 시험하도록. (69페이지)
<피아노 치는 여자>를 보면서 이 책을 적극적으로 추천하는 카페 회원이 떠올랐다. 어두움, 집착, 우울함이 주를 이루는 책이라며, 세계문학전집에서 몇 권을 꼽아주었다. 그때는 별로 끌리지 않았는데 이렇게 익숙한 제목을 만나게 되니 이제는 봐야겠다는 생각이 든다. (사실 여기 나온 책 중 알고 있는 몇 안 되는 책 중 하나)
<돈키호테>에서 ‘재수 없어’하던 사람과 사랑에 빠지는 드라마의 설정을 보면서 ‘응답하라 1994’의 한 커플이 떠올랐다. 진짜 매일 싸워서 커플이 될지 몰랐는데 어느새 보니 사랑을 키워가고 있더라. 이래서 사람 일은 모른다고 하나 보다.
<달에서 나눈 얘기>와 <채식주의자>는 한 번쯤 이름을 들어본 한국소설 작가라서 눈에 뜨였다. 이제까지 외국소설을 보다가 한국소설이 나와서 반가웠다. 최근에 <도자기 박물관>과 작가와의 만남을 통해 가깝게 접하고 있었다. 이제 이것을 발판으로 <달에서 나눈 얘기>를 볼 차례다.
책 속에 소개된 책을 메모해두었다가 꼭 읽어봐야겠다. 꼬리를 물고 이어지면서 읽고 싶은 마음이 드는 책은 언제든지 환영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