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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약 밀매인 ㅣ 87분서 시리즈
에드 맥베인 지음, 박진세 옮김 / 피니스아프리카에 / 2015년 4월
평점 :
우연히 서가에서 작가의 예전 책을 봤다. 고민하다 신간 도서가 꽂혀있는 서가에 왔다. 거기서 최신 작품을 만났다. 이름이 낯익어 보니, 아까 본 예의 그 작가였다. 본명 말고 필명으로도 많은 작품을 남긴 분이었다. 87분서 시리즈가 유명하다는데 왜 한 번도 못 봤는지 모르겠다.
방에서 죽은 채 발견된 소년의 죽음을 둘러싸고 일어나는 일을 숨 가쁘게 다룬다. 그냥 단순 자살 사건이 아니라 마약과 여러 사람의 이해관계가 얽혀있었다. 생각보다 ‘죽음’이 조용하게 묘사되었다. 이제까지 추리/스릴러에서 본 장면과 사뭇 달랐다. 사람마다 다르겠지만.
첫 문장이 좀 예술적이었다. “겨울은 폭탄을 든 아나키스트처럼 다가왔다.”라니. 또한, “겨울은 과격하게 소리를 지르고, 시근덕거리며, 골수와 심장을 얼어붙게 만드는 추위 안에 도시를 가두었다.” (나라면) 어떻게 썼을지 생각해보니 무척 단조롭다. 절대 위와 같은 문장이 나올 수 없을 것 같다. (기껏해야 추위에 대한 상투적인 묘사로 시작하겠지.) 겨울과 비슷한 식으로 죽음에 대해서도 썼다. “죽음은 조용히 밤에 난입하여 마치 맥베스처럼 잠을 살해했다.” 뭔가 시인 같다. 다른 작품도 찾아 읽어봐야겠다. 마음에 든다. 이제 이 작가에, 87분서에 빠져들 때인가 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