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름 없는 것도 부른다면 - 박보나 미술 에세이
박보나 지음 / 한겨레출판 / 2021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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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 미술이란 것이 그렇다. 보고있으면 작가가 숨겨논 메시지를 해석하기 위해 작품을 뚫어져라 관찰하게 된다.

미술작품이란 것의 매력이 그런 것 같다. 요리보고 이렇게 해석하다가 저리보고 저렇게 해석해 본다. 작가가 남긴 작품의 의미는 하나일지 몰라도 그것을 해석하는 사람에 따라 다양한 이름들로 불리게 된다. 결국 사람들의 관점에 따라 어떻게 해석하느냐에 따라 어떤 사람인지 역시 가늠해보게 된다.

'박보나 미술에세이: 이름 없는 것도 부른다면'

참 흥미로운 미술에세이였다. 미술작품에 대한 매력은 알고있지만 가슴깊이 느끼지는 못한다. 그림이나 사진을 뚫어져라 쳐다봐도 난 모르겠으니 말이다. 그냥 옆에 작품을 해설하시는 분이 말해주시면 '아 그렇구나!'라는 깨달음을 수동적으로 발견해버리는 나이니 말이다.

하지만 그것 나름대로 재미있다. 작품해석에 대한 관찰력과 섬세함은 떨어지더라도 누군가 해석해주는 것을 읽어내려가는 재미가 있었던 미술에세이. '이름 없는 것도 부른다면'

아마 나 혼자 뚫어져라 사진만 감상한다면 '이게 뭐 어쩌라고'라는 단순한 생각만 반복했을 것이다. 하지만 박보나님의 해석을 통해 바라보는 작품의 세계에서 드러나는 것은 우리의 삶에 주목해야 할 부분들을 명확하게 바라보게 만들기도 하기에 의미 깊다.



한국의 미술가 조은지(1973~)는 우리가 눈 감아버린 동물들을 작업 속에 담는다. 퍼포먼스 <개농장 콘서트>에서 작가는 개 농장의 뜬장 위에 갇혀있는 개들 앞에서 노래를 부른다. 2004년 복날 하루 전날과 2005년 설날에, 작가는 잘 차려입고 개들에게 <백만송이 장미>를 불러준다. "미워하는 마음 없이 아낌없이 사랑을 주기만 할 때 그 별나라로 갈 수 있다네"라고 작가가 노래하면, 개들은 목청껏 따라 짖는다. 사랑은 커녕, 생명으로서 한 번도 존중받아 본 적 없는 개들의 구슬픈 울부짖음이 너무 미안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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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녀의 풍부한 생태계 감수성부터 작품에 대한 섬세한 관찰력이 돋보이는 해석이 담긴 에세이를 통해 미술작품에 대한 시야를 수동적으로 확장시킬 수 있었던 독서 시간.

작품 하나가 태어날 때 작가들이 얼마나 고뇌하였을지에 대해 생각할 수 있었다.


한겨레출판 서평단 하니포터1기 자격으로 작성한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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