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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리학에서 육아의 답을 찾다 - 엄마가 심리학에게 묻고 싶은 83가지 이야기
토니 험프리스 지음, 강혜정 옮김 / 다산에듀 / 2008년 9월
평점 :
절판
이 책을 읽으며 내 자신을 많이 돌아보고 나는 나 자신을 얼마나 사랑하고 있는가?를 자문해 보았습니다. 좋은 엄마가 되고, 내 아이를 잘 키우기 위해서라도 더욱 나를 사랑하고 돌보아야겠다는 다짐을 하게 되었습니다. 제목처럼 이 책을 읽는 동안 지혜롭고 따뜻한 상담자에게 아주 질높은^^ 심리치료를 받는 느낌이었습니다.
심리학 전공자로서 아이를 키우며, 가까운 분에게 "넌 심리학 공부 했다면서 그것도 모르냐?
" 이런 이야기를 간혹 들을 때가 있었습니다.^^;;
아이를 낳기 전 심리학을 공부하면서 엄마가 되면 꼭 실천하고자 했던 것은 공감, 한 인격체로서의 존중, 나의 소유물로 아이를 바라보지 않기, 행동이 아니라 존재 자체를 인정해주기, 있는 그대로의 모습을 사랑해주기 등이었습니다.
이러한 큰 틀에서의 가치관이나 철학?은 심리학을 배우고 현장에서 익히며 훈련되고 갖춰졌다고 생각을 해왔었습니다. 그런데 아이와 하루하루 지내면서 구체적으로 어떻게 해야 하나..이럴 때는 어떻게 반응해야 하나? 이럴 땐 어떻게 훈육해야 하나?.일상에서 부딪치게 되는 크고 작은 일들 앞에서 무력하게 느껴지는 순간이 많았습니다. 제가 필요한 것은 구체적인 스킬일 때도 많았지요. 육아서를 보고, 비전공자이고 비전문가이지만 자녀를 훌륭하게 키워낸 엄마들의 경험을 담은 책들을 보면서 육아에 심리학은 어떤 도움을 줄 수 있을까? 심리학자가 쓴 육아서는 어떠할까? 엄마의 인격적 성숙, 그리고 일상에서 부딪치는 여러가지 문제에 대해 어떻게 실제적인 도움을 줄 수 있을까? 하는 의문을 가지게 되었습니다. 제가 아이를 키우면서, 그리고 주변의 엄마들을 보면서 아이를 키우는 것은 결국 이론이나 지식이 아니라 엄마의 인격과 지혜이다...라는 걸 체감했고 그렇다면 심리학이라는 학문은 책을 통해 엄마들을 구체적으로 어떻게 도와줄 수 있을까?생각해보기도 했습니다.
그러던 중 발견한 이 책이 무척 반가왔지요.
이 책은 보통 이론서와는 다르게 각 질문에 구체적인 답을 제시해주는 형식으로 책이 구성되어 있습니다. 어떻게 보면 실용서라고도 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그래서 옆에 두고 필요할 때 찾아보면 참 좋을 것 같습니다. 그러면서도 굉장힌 깊이를 가지고 있다고 평가하고 싶습니다.
제목 그대로 정말 구체적인 상황과 문제에 대해 가족상담자인 심리학자가 풍부한 임상 경험과 연륜, 학식과 지혜로 답을 해 주고 있습니다.
육아에 임하는 마음가짐, 부모의 역할, 육아의 기술, 아이들의 문제행동, 부모들의 문제행동, 아이의 교육과 미래..육아의 전반적인 사항에 대해 꼼꼼하게 다루고 있습니다.
인상깊었던 것은 저자가 지적능력을 무척 광범위하게 본다는 것, 그래서 아이들의 잠재력과 가능성을 잘 파악해야한다는 점이었고(실제로 학교다닐 때를 생각해보면 공부는 못하지만 손재주가 있거나 유머가 있거나 노래를 무척 잘하거나...이런 모두 개성과 능력을 갖고있었는데 학교에서는 공부 잘하는 애와 공부 못하는 아이로 나눠버리고 아무리 훌륭한 자질을 갖고 있어도 공부못하는 아이가 되면 문제아의 범주에 들어가버리는 경우가 많았던 것 같습니다.) 공격적이고 행동을 겉으로 드러내는 아이들도 문제이지만 완벽주의를 지향하는 아이들도 내면에는 오히려 더 심각한 문제가 있을 수 있다는 지적이었습니다.
원가족의 구성원들로부터 가족의 경계를 침범당하는 것에 대한 주의를 말하고 있는데 이 책을 보면서 다른 나라도 우리나라와 비슷한 문제가 있구나..하는 걸 느꼈습니다. 내 가족은 내가 책임져야 한다는 걸, 다른 사람에게 침범당하도록 놓아두어서는 안된다는 것을 다시한번 생각하게 되었습니다.
저자는 아이는 물론 엄마, 모든 인간의 고유한 가치, 신성, 존재의 소중함을 강조하고 있습니다. 모든 육아는 여기에서 출발해야 한다는 것을 마음에 새기게 되었습니다.
엄마에게도 가장 중요한 것은 즉, <자기사랑과 자기수용>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많은 엄마들이 육아에 서툴고 아이와의 옥신각신 속에서 때로는 이성도 잃고 절제하지 못하고 반응해버리지만 그래도 내 자신을 "괜찮아, 잘하고 있어..넌 잘 할수 있어. 너를 사랑한다" 이렇게 위로하는 것이 정말 필요하고 도움이 된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이를 저자는 힘겨운 우리 엄마들에게 따뜻하게, 그러나 단호하게 말해주고 있습니다.
그리고 서문에서 분명히 말하고 있습니다. "육아는 부모 자신에게서부터 시작된다"
책을 읽고 나서 '엄마'라는 이 행복한 자격(?)에 무한한 감사를 느꼈습니다. 엄마가 됨으로써 육아를 통해 나 자신은 다시 한번 태어나고, 아이를 사랑해가면서 엄마도 성장해가고, 이렇게 아이와 엄마가 함께 재미있는 인생길을 손잡고 걸어간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이런 멋진 기회를 준 우리 딸에게 깊은 감사를 느낍니다.^^ 또한 딸의 엄마가 되는 것을 허락하신 신에게도 무한한 감사를 드립니다. 감사합니다. 엄마여서 행복합니다.
심리학의 귀한 연구결과들, 이론들이 엄마들을 더욱 행복하게, 그리고 더 행복한 육아를 할 수 있도록 도와주면 좋겠다고 심리학도로서 바래봅니다.
* 조금 두껍기도 하고 자기사랑이나 자존감...등에 대한 개념에 친숙하지 않다면 조금 어려울수도 있지 않을까...하는 생각을 해보았습니다. 그래도 모든 엄마들이 꼭 읽어보았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합니다. 엄마와 아이들, 우리 모두의 행복을 위해서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