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왜 중국은 세계의 패권을 쥘 수 없는가 - 중국 낙관론을 정면으로 반박하는 31가지 근거
데이빗 매리어트 & 칼 라크루와 지음, 김승완.황미영 옮김 / 평사리 / 2011년 4월
평점 :
품절
현재 중국의 현실은 어떤가? 우리가 익히 알고 있듯이 세계 경제 패권을 차지하기 위한 지속적으로 고공행진이 진행 중인가, 아니면 고공행진의 경제성장 속에 보이지 않는 거품이 존재하는 것인가? 중국의 경제성장은 전세계적인 화젯거리가 분명하다. 짧은 시간에 엄청난 위력으로 경제성장을 거듭할 뿐만 아니라 전세계 에너지원을 흡사 블랙홀처럼 빨아들이고 있으며 이로 인해 세계는 혼란스러움을 겪고 있다. 이러한 중국의 발전이 세계경제의 도움이 될지 아니면 불행으로 다가올지 감을 잡기가 어렵다.
이렇듯 요즘 들어 중국에 관한 많은 책들이 출간되고 있다. 다수의 책들이 중국의 문제점을 지적하며 멀지 않은 미래에 경제 성장의 한계에 봉착하게 되며 모래 위에 쌓아 올린 성처럼 무너져 내릴 것이라고 예측하고 있다. 지금의 중국 상황으로는 현실적이지 않지만 각 분야의 전문가들이 내놓은 예측이다 보니까 웃어 넘길 수가 없다. 우리는 현재 중국에서 어떤 일이 일어나고 있는지 알아야 한다. 우리나라는 미국과 중국 수출 의존도가 굉장히 높아 중국의 붕괴는 우리나라에게 엄청난 재앙으로 다가올 것이기 때문이다. 지난 2008년 미국의 금융위기에도 우리나라는 심각한 타격을 받았다. 만약 이런 일이 중국에서 발생한다면 대중 수출 및 수입의존도가 높은 우리나라에 미치는 파급효과는 사상 유례를 찾아볼 수 없는 재앙이 될 것이다.
이 책의 두께가 말해주듯이 중국에 산재한 문제들이 많기는 많은가 보다. 이 책의 저자는 중국에 한 맺힌 듯이 사람처럼 중국이 갖고 있는 부정적인 면을 적나라하게 말한다. 중국이 왜 세계의 패권을 차지할 수 없는지 다양한 이유를 논리적이며 체계적으로 설명을 하는데 가만이 읽고 있으면 납득이 가는 부분이다. 우선 문제로 제기되는 부분은 중국의 계층간 불균형을 이유로 들고 있다. 중국에 관심이 있는 사람이라면 한번쯤 중국의 빈부격차에 들어봤을 것이다. 빈곤층이 중국인구의 절반가량이며 절대 부유층도 우리나라의 인구보다 많다는 말을 들어봤을 것이다. 인구가 많다 보니까 계층간 빈부격차가 심하다. 더 큰 문제는 중국정부가 제도적으로 절대 빈곤층의 문제를 해결하거나 구제할 방법을 갖고 있지 않다는 것이다.
두 번째는 민족간 갈등이다. 몇 해전에 뉴스를 장식했던 티베트 탄압에 관한 소식은 민족간 갈등의 단적으로 보여주는 것이다. 중국의 대다수 민족은 한족이지만 엄연히 여러 민족이 같은 땅에서 살고 있는 다민족 국가이다. 현실은 이러한데 중국정부는 이를 인정하지 않는듯한 정치, 경제 체제를 받들고 있다. 모든 시스템이 한족에 맞춰 민족차별이 심하게 나타나고 있다. 이는 이 책에서 나열하는 극히 일부분이고 중국이 안고 있는 문제는 수없이 많다. 제도와 정책으로 인한 문제점, 창의력이 결여된 경제시스템, 사람이 살 수 없을 정도의 오염된 자연환경 및 믿을 수 없는 먹거리 등 이 책을 읽고 있으면 당장이라도 중국이라는 나라는 무너져버릴 것만 같다.
이와 같은 중국의 문제점을 지적하는 책들을 읽고 있노라면 한편으로는 부럽다는 생각도 든다. 이 책의 저자는 분명 중국을 잘 아는 외국인일 뿐이지만 그들은 모든걸 감수하고 중국이 해결해야 할 문제들을 지적하고 있다. 이런 주장을 중국정부가 겸허하고 인정하고 받아들인다면 분명 해결책을 마련할 수 있으며 더 발전할 수 있는 기틀이 된다는 것이다. 중국 학자뿐만 아니라 외국에서도 중국에 대해 많은 관심을 가지면서 해결방안을 제시하고 있다. 이렇듯 부럽기도 하고 배가 아픈 것은 중국의 경제 성장에 분명 세계가 관심을 갖고 있다는 것이다. 중국이 속으로 곪아터지고 있는지 모르겠지만 분명 현재 세계경제에 많은 영향을 미치고 있기에 세계적인 석학들이 중국을 연구하며 산적한 문제점을 말하고 있다. 지적당하는 입장에서는 당장 기분 나쁠 수도 있겠지만 받아들이기에 따라서는 한 단계 도약할 수 있는 발판이 될 수도 있다.
우리는 이러한 책들이 주장하는 바를 주시하면서 중국의 실질적인 문제점 파악과 대처방안을 신중하게 강구해야 할 것이다. 아무런 준비 없이 중국의 경제붕괴를 맞게 되면 우리 역사상 최악의 경제위기를 경험하게 될지도 모른다. 그런 면에서는 이 책의 내용이 굉장히 유용하다. 단, 이 책의 저자가 주장하는 중국의 문제점은 모두 수긍할 수 있다. 하지만 동양문화권의 정서를 완벽하게 이해하지 못한 점도 있다. 서양의 눈으로 중국을 이해하려고 하다 보니까 정서적인 부분에 대해서는 약간의 괴리감을 느꼈다. 어찌됐던 세상의 정답은 없다. 그때가 되어야지만 우리는 이 책의 주장하는 내용을 판단할 수 있을 것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