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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해고(渤海考) - 지혜의 샘.한국고전총서 1
유득공 지음, 송기호 옮김 / 홍익 / 2000년 1월
평점 :
구판절판
우리역사에서 발해만큼 소외된 역사를 찾아보기 힘들 것이다. 분명 우리 선조들이 세운 나라임에도 그 역사를 제대로 연구하는 사람들이 드물 뿐만 아니라 발해를 우리역사라고 인식하는 역사의식조차 강하지 않다. 신라가 삼국을 통일한 후에 고구려를 이은 국가가 대조영이 세운 발해지만 통일신라나 고려에서 발해에 관한 역사기록을 제대로 하지 않아서 현재 남아있는 발해 사료를 찾기가 어렵다. 일부 중국이나 일본의 역사서에 기록이 약간 남아있을 뿐이다. 또한 현재 북한, 중국, 러시아에 걸쳐 성립된 발해사를 연구하기에 인력이나 지리적으로 불리한 면도 있다.그보다 더 중요한 것은 조선시대까지 발해에 대한 인식이 없었다는 것은 문제였다. 조선후기에 유득공이 발해사를 정리한 것이 아마 최초의 발해 연구서가 아닐까 생각해본다.
이 책은 발해 왕의 고찰, 신하에 관한 고찰, 지리에 관한 고찰, 광청 및 관직에 관한 고찰, 의식 및 복장에 관한 고찰, 물산, 국어, 국사 및 후예국가에 관한 고찰 등으로 정리를 하였다. 유득공이 중국이나 일본의 사서를 참고하여 만든 발해에 관한 책이지만 그마저도 사료 부족으로 제대로 정리를 하지 못했다. 그래서 발해사라고 말하지 못하고 발해고라고 이름을 붙였다고 한다. 그나마 발해왕에 관한 고찰 부분이 내용이 풍족하나 이도 언제 태어나서 언제까지 통치를 했는지 연대를 찾아볼 수 없고 간단하게 몇 줄로만 기록된 것이 많아서 읽는 내내 안타까움을 자아낸다.사료의 부족이 얼마나 심각한지 유득공의 말에 의하면 발해가 정확히 언제 망했는지 알 수 없다고 한다. 그만큼 발해는 우리에게 베일에 가려진 숨겨진 역사이다. 그나마 유득공이 이만큼 정리를 해서 후세에 남겨둘 수 있는 것이다.
이 책의 유득공의 원문을 후반부에 실어서 관심이 있는 사람들이 찾아볼 수 있도록 하였다. 앞에서는 유득공의 지은 원문을 해석한 정도라고 봐도 무방하다. 이 책을 읽으면서 느끼는 것은 안타까움 뿐만 아니라 발해 역사에 관해 부단한 연구의 필요성을 느끼게 된다. 중국에서는 동북공정의 일환으로 우리 고대역사를 자기네 역사로 편입하는 작업을 진행하고 있다. 하지만 우리나라는 그에 대해 불만만 조금 제기하고 직접적인 발해사 연구 등의 투자는 부족한 듯 하다. 역사의 소중함은 가르치거나 배우지 않으면 그 소중함을 알 수가 없다. 역사를 연구하고 잘 보존하는 것은 현재 지금을 사는 우리들의 자세이다. 역사를 앎으로서 민족의 자긍심을 찾을 수 있으며 찬란하고 다양성이 있는 우리문화를 세상에 선보일 수 있다. 또한 훗날 고조선, 고구려나 발해가 지배했던 땅의 소유권을 주장할 수 있는 역사적 근거가 된다는 것을 잊지 말아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