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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유럽처럼 - 핀란드, 스웨덴, 덴마크 여행을 디자인하다
김나율 지음, 이임경 사진 / 네시간 / 2013년 2월
평점 :
품절
여행의 느낌이란 뭘까? 낯선 곳에서의 두려움과 호기심 그리고 그곳의 느낌을 온몸으로 체험하는 것일까? 여전히 낯선 곳으로의 여행이 두려운 나에게는 멀리 떠난다는 것은 내키지 않는다.떠나고픈 욕망이 마음속 한구석에 분명 자리잡고 있을 테지만 애써 의식으로 짓누르고 있다. 지금의 이 삶을 벗어 던진 일탈의 삶을 받아들일 준비가 되지 않았다. 그래도 출장이나 신혼여행에서 경험해 본 외국의 이국적인 풍취나 삶은 분명 이채롭다. 가끔은 무작정 떠나보는 꿈도 꾸지만 말처럼 쉽지가 않다.
이 책에서 나의 깊은 곳에 숨겨두었던 욕망이랄까? 평상시 겉으로 드러나지 않았던 미지에 대한 호기심이 작동을 했나 보다. 무작정 책에서 말하는 곳으로 떠나보고 싶은 충동이 나를 감싼다.굳이 북유럽이 아니라도 좋다. 일상을 떠난 새로운 곳이라면 어디라도 좋다. 가까운 국내도 좋고 해외라면 더 좋겠다. 이 책은 다른 책과 달리 그곳을 여행한 저자가 누군지 무척 궁금해진다. 지금까지 읽었던 책에서 저자가 누군지 궁금했던 적은 없었다. 그저 내용에 몰입하고 그 속에서 궁금함을 가졌을 뿐인데, 이 책은 사뭇 달랐다.
겁을 상실한 처자 둘이서 유럽에서도 낯선 북유럽을 여행한 것이니까 말이다. 이 때문에 이국적인 풍경의 북유럽에 대한 동경을 갖게 된다. 저자가 고스란히 느낀 것이 온전히 나에게 전달되어 왔다. 그 중에서 자연이 만드는 예술인 백야에 관심이 갔다. 한번은 밤이 없는 낮이 지속되고 또 한번은 낮이 없는 밤이 지속되는…. (이건 다른 책에서 읽었던 것 같다.) 내가 사는 이곳에서는 이런 풍경을 접할 수가 없다. 다큐멘터리에서나 볼까, 일상적인 풍경으로 여기서는 느낄 수 없다. 뭐 통일이 되어 좀 더 북쪽으로 올라갈 수 있다면 오로라나 백야를 경험할 수 있을 것이다.
북유럽 3국의 기행 견문록이 너무 흥미롭게 다가온다. 저자의 문체에는 묘한 매력을 있다. 너무 형식에 얽매이지 않고 자유분방한 것 같으나 느낌을 온전히 살려서 전달해준다. 내가 그곳에서 머물러 있는 듯한 착각을 갖게 된다. 생동감 넘치는 표현으로 내 가슴을 확 후벼 판다. EBS에서만 보던 북유럽을 이런 식으로 경험하게 될 지는 몰랐다. 그녀들이 경험이 북유럽의 모든 것을 담을 수는 없었겠지만 적어도 이 책에 실린 내용들은 동경을 하기에 부족함이 없다. 박물관이나 거리의 풍경, 먹거리 등 인간의 기본적인 욕망을 충분히 충족시켜 준다.
그녀들의 수다스런 이야기를 읽고 있으면 나도 빨리 북유럽이든 유럽이든 떠나야 하지 않을까라는 생각이 든다. 북유럽의 관해서는 최근에 들어와 교육이나 사회복지정책이 우수하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그전까지는 유럽을 떠올리면 영국이나 프랑스, 독일, 이탈리아 정도가 전부였다. 더 이상 떠오르는 나라도 없을뿐더러 내 평생에 한번은 갈 수 있을까라는 생각에 지레 포기하고 관심을 두지 않았다. 유나, 예나, 민선…. 나도 그곳을 향해 무작정 떠날 수 있을까? 만약 내가 보이지 않는다면 이곳이 아닌 저곳에 있을 테니까 너무 걱정 말라고 전해주고 싶다. 가고 싶다. 북유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