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뜻밖의 한국사 - 조선왕조실록에서 챙기지 못한
김경훈 지음 / 오늘의책 / 2004년 11월
평점 :
구판절판
역사는 무엇일까? 사람들이 살아가면서 남겨놓은 흔적이라는 표현이 맞을까? 그런 흔적이라면 특정 분야에 편중된 것이 아니라 다양한 분야에서 발굴되고 널리 알려야 하지 않을까 생각한다.특히 그 시대의 생활상이나 사고를 엿볼 수 있다면 더욱 좋을 것이다. 뜻밖의 한국사 이 책에서 그런 모습을 살펴볼 수 있다. 내가 읽었던 다수의 책들이 전쟁과 정치에 편중되었던 것에 반해 최근에 읽는 몇 권은 유례나 사회상을 엿볼 수 있는 역사를 좀 더 친근하게 느낄 수 있는 내용을 접하게 되었다. 기존의 역사서에서는 보기 힘들었던 생활과 밀접한 내용들을 실었기에 읽는 즐거움이 있다. 특히 고려시대의 결혼 풍습이 이채롭다. 민간에서의 결혼풍습은 어떠했는지 모르겠지만 왕족들은 혈연간의 결혼을 장려했던 것 같다. 신라에서 유래된 풍습이 고려로 이어져 온 것으로 생각되지만 권력을 유지하기 위한 하나의 방편이었을 것이다. 그렇기에 남매간이나 사촌, 조카와 결혼하는 현재로서는 전혀 상상도 못했던 일들이 벌어졌던 것이다. 서로 얽히고 설켜 호칭도 굉장히 복잡했으리라 생각된다. 고려시대는 조선과는 사뭇 다른 사회분위기였다는 것을 알게 된다. 개방적이면서도 불교 숭상으로 살생이 금지되어 육류 관련된 요리 등이 발전하지 못했다고 한다. 지금 생각하면 나물이나 채소류 등의 음식문화 발전이 고려시대부터 이어져 온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도 든다. 조선시대를 넘어가 살펴보면 경신수야하는 전통이 있었다고 한다.고려의 전통이 조선까지 이어진 것인데, 밤을 새워 노는 풍습이었다. 도교의 경신일에서 비롯된 이론 풍습은 조선시대의 왕도 따랐다고 하니까 고려와 조선의 사회상은 차이가 있었지만 전반적으로 널리 퍼진 풍습은 크게 다르지 않았다는 것을 짐작할 수 있다. 조선 후기로 가면서 유교사상이 더욱 격화되어 우리의 괜찮은 미풍양속이 퇴색된 듯도 보인다. 이 책은 읽고 있으면 역사에 대한 새로운 인식을 갖게 된다. 학창시절에 배운 역사는 지루하고 외워야 하는 귀찮은 암기과목에 불구했는데 선조들의 살아가는 모습을 엿볼 수 있다 보니까 역사가 우리 삶과 밀접한 흥미로운 분야라는 것을 새삼 느끼게 된다. 역사책이 한쪽으로 치우치지 않고 다양한 분야에서 연구되고 발전하여 사람들이 재미있게 읽을 수 있기를 바란다. 책 제목대로 뜻밖의 역사를 만나서 읽는 내내 엔도르핀이 솟구치는 경험을 하게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