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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스트 바운드 1 - 안개에 갇힌 기억 ㅣ 미스트 바운드 1
대릴 코 지음, 정보라 옮김 / 올리 / 2025년 1월
평점 :
이 리뷰는 컬처블룸을 통해 출판사에서 도서를 제공 받아, 직접 읽고 작성한 리뷰입니다.
판타지는 어릴 때부터 좋아한 장르지만, 내가 접한 판타지의 대부분은 서양 신화와 마법, 용과 마법사, 엘프가 등장하는 익숙한 이야기들이었다. 그런데 '미스트 바운드'는 아시아 신화와 민담에서 영감을 받은 판타지라고 했다. 처음에는 "과연 이런 설정이 판타지 장르에 어울릴까?" 하는 의문이 들었다.
그럼에도 이 책을 읽어볼 결심을 하게 된 이유는 부커상 후보에 오른 정보라 작가가 직접 번역을 요청했다는 점과 영상화 소식 때문이었다. 번역자가 먼저 매력을 느껴 직접 번역하고 싶다고 요청했다는 점은 이 책이 그만큼 특별한 작품이라는 의미가 느껴졌다. 또한, 글로벌 프로덕션에서 영상화를 준비 중이라는 점도 흥미로웠다. 과연 이 판타지가 어떤 방식으로 이야기를 풀어갈까? 하는 궁금증이 생겼다.
책을 읽으면서 등장하는 존재들이 어디선가 본 듯하면서도 낯설었다. 그래서 아이와 함께 책을 읽고 나서 몇 가지를 찾아보았다. 예를 들어, 난쟁이 리프는 처음엔 서양 판타지 속 드워프처럼 느껴졌지만, 찾아보니 한국의 '도깨비'나 말레이시아 민담 속 정령 '오랑 부닌'과 성격이 비슷했다. 장난을 좋아하고 인간을 시험하지만 결국에는 도움을 주는 리프의 모습이 흥미로웠다.

또한, 인간을 최면으로 조정하는 사이렌 두융은 태국과 말레이시아 민담 속 바다 정령들과 연결되며, 우종섬을 지배하는 오니도 일본의 요괴와 비슷하지만, 몽골과 중국 민담에서도 유사한 괴물이 등장한다고 한다. 이처럼 미스트 바운드는 아시아 여러 나라의 신화적 요소를 판타지 장르 안에 자연스럽게 녹여냈다.

기존에는 "아시아 신화가 판타지 장르에 어울릴까?" 하는 생각을 가졌지만, 오히려 신화적 요소들이 이야기의 몰입도를 높이고 있었다. 이 책은 신화적 요소들을 활용하면서도, 기존의 서구 판타지와는 다른 분위기를 만들어낸다. 덕분에 기존 판타지에서 벗어난 새로운 경험을 할 수 있었다.
특히, 이 책을 아이와 함께 읽었다는 점에서 더욱 특별한 경험이었다. 나뿐만 아니라 아이도 영상화가 되었을 때 다시 한 번 추억을 만들 수 있는 무언가가 생겼다는 점도 좋았다.

기존 판타지 설정에서 벗어나 색다른 이야기를 찾는 독자, 그리고 아이와 함께 판타지 세계를 경험하고 싶은 부모라면, 이 책을 꼭 한 번 읽어보기를 추천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