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멈추면, 비로소 보이는 것들 - 혜민 스님과 함께하는 내 마음 다시보기
혜민 지음, 이영철 그림 / 쌤앤파커스 / 2012년 1월
평점 :
구판절판
미국적의 삭발 사업가 혜민을 둘러싸고 유튜브에 비아냥거리는 동영상들이 넘치더니 결국 터질게 터지고야 말았다. 그래서 심야의 대타협인가. 논란을 낳았던 현각의 혜민 ‘저격’은 만 24시간이 지나지 않아 일단락되는 모양새다.
현각은 16일 오전 자기 페이스북에 “'아우님' 혜민 스님과 70분간 통화했다”며 “사랑, 상호 존중, 감사의 마음을 나눴다”고 밝혔다. 현각은 영어로 쓴 이 글에서 ‘아우님’만 한글로 써서 강조했다. 사실상 화해했다는 뜻으로 해석됐다.
15일 오전부터 16일 새벽까지 두 중 의 SNS는 롤러코스터를 탔다. 현각은 15일 낮 느닷없이 글을 10여 건 올리며 혜민을 저격했다. 최근 한 방송 프로그램에서 혜민 스님이 ‘남산타워 뷰’ 자택을 공개한 것이 발단인 듯했다. 누리꾼들은 “평소 무소유 등을 이야기한 것과 실제 생활이 다르다” “무소유가 아니라 풀(full)소유”라며 비판했다.
현각은 해당 방송 사진을 함께 올리며 ‘사기꾼’ ‘연예인’ ‘사업자’ ‘도둑놈’ 등 원색적 표현을 퍼부었다. 자신은 ‘만행–하버드에서 화계사까지’ 등 저서의 인세를 모두 스승인 숭산 스님께 드렸다고도 했다. 혜민이 저서 인세를 개인적으로 쓴 것 아니냐고 우회적으로 비판한 셈이다. 현각의 혜민 저격은 15일 온종일 인터넷 포털 사이트 검색어 상위권에 올랐다.
격했던 기류는 15일 저녁 바뀌기 시작했다. 오후 8시쯤 현각은 페이스북에 쓴 글을 모두 지우고 혜민을 비판한 한 유튜브 채널을 링크한 한 건만 남겼으나 디지털시대엔 어떻게든 모든 기록은 남게 마련이다. 이날 밤 11시 반쯤엔 혜민의 반응이 나왔다. “모든 활동을 내려놓겠다.” “참회한다.”
이어 16일 오전 6시쯤엔 현각의 ‘아우님’ 페이스북 글이 올라왔다. 현각은 이 글에서 “영적인 삶은 비행기 여행과 닮았다”며 “끊임없이 항로를 수정해야 하고, 난기류를 만나기도 한다”고 했다. 또 “나 또한 비행 계획에서 여러 번 벗어났다”며 “내가 조계종에 속하든 아니든, 혜민은 내 영원한 도반일 것”이라고 말했다. 그리고 혜민을 비판한 글은 현각 페이스북에서 모두 사라진 상태다.
이로써 두 스타 중들의 갈등은 해소된 것처럼 보인다. 그러나 두 중의 하루 언행에 대해 불교계와 누리꾼의 시선은 곱지 않다. 현각은 전날 혜민에 대해 “진정한 참선 경험이 전혀 없다” “부처님 가르침 팔아먹는 기생충” 등 독설을 퍼부은 데 대해선 생각을 바꿨는지, 여전히 그렇게 생각하는지 말이 없다. 두 사람이 어떤 대화를 했기에 ‘아름다운 사람’으로 재평가하게 됐는지도 설명이 없다. 혜민 역시 구체적으로 어떤 활동을 중단하는 것인지 설명이 부족했다. 이 때문에 “문제가 생긴 연예인이 잠시 은둔하는 것 같다”는 반응도 나온다.
나는 이 땡초의 책을 주위에 몇 권 선물한 적이 있는데 지금 다 얼굴이 다 화끈거릴 지경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