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커다란 집 - 2025 볼로냐라가치상 The BRAW Amazing Bookshelf 선정 ㅣ 한솔 마음씨앗 그림책 126
박혜선 지음, 이수연 그림 / 한솔수북 / 2024년 11월
평점 :

커다란 집은 아이들보다는 어른들이 읽으면 더 와닿는 그림책이다. '이 수많은 집들중에 내 집은 어디에 있을까?' 라는 생각을 해보고, 고민하고, 고군분투해보았다면 이 주인공의 마음이 곳곳에 와닿기 때문이다. 내 집이 어디에 있을까? 하는 생각이 '꿈'이었다가, '의문'이 되기까지 보여주는 비교, 허영, 허탈, 애씀은 나의 모습이 여기저기 겹쳐보이며 울컥할 수 밖에 없었다.
아이들은 이 책을 통해 '깨달음'을 얻겠지만 그건 어느 책을 통해서도 생각해볼 수 있는 문제일지 모른다. 그러나 이 작품은 어른들의 마음속 켜켜이 쌓여있던 무언가를 툭 건드릴 것만 같다. 그것이 정말 집이든, 자신의 설 자리든, 위치든, 명예든 그 어떤 것이든 간절히 원했던 것. 그리고 그것이 주는 만족감에 대한 이야기, 타인과의 비교, 그리고 내가 진정으로 그것을 원했던 이유에 대해 곱씹게 만들기 때문이다. 어쩌면 인생을 돌아볼 수도 있고, 어느 시절을 떠올릴수도 있다. 혹은 지금 '그런 상황에 처해있음'에 눈물지을지도 모르겠다.
아무리 노력하고 물건으로 채워도 좋을 줄 알았으나 원하는 만큼 채워지지 않는 마음을 표현해 내는 건 그림의 서사에서 너무도 잘 보여진다. 그런 상황이 흘러가면서 자꾸 생각하고, 의문을 갖게되며 오는 심경의 변화는 또 글을 통해 더욱 선명하게 느껴지는데 글과 그림의 서사가 따로 또 같이 어우러져 명작을 만들어낸 듯하다.
문장이 화려하거나, 그림이 눈에 확 띄는 것은 아니지만 가슴속으로 파고드는 힘이 정말 강력하다. 두분이 이 작품이 처음이 아니라고했는데 함꼐한 다른 작품 역시 찾아봐야겠다. 왠지 보지 않으면 후회할 것만 같다.
<도서만 제공받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