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할아버지 손은 약손 - 한국의 슈바이처 장기려 박사 이야기
한수연 지음 / 문예춘추사 / 2025년 1월
평점 :
나는 하나님에게 한 약속을 지키려고 애쓴 것 뿐이란다. 의사가 되면 가난한 사람들을 위해서 일하겠다고
약속을 했거든
그럼 할아버지의 손은 약속을 지킨
약손도 되는군요.
누군가는 그의 삶이 바보 같고, 고집스럽게만 느껴질지도 모르겠다. 이 시대에 어울리지도 않을 뿐더러, 아내의 희생을 생각하면 '이기적'이라는 평가를 내놓을지도 모르겠다. 그러나 그녀 역시 기꺼이 동참한 동반자로 아름다운 삶이었다고 기억해주면 어떨까? 아니 반드시 기억해주면 좋겠다.
거지에게 현금이 없어 미안하다며 '수표'를 내어주고, 병원 원장의 집이라고 훔쳐갈게 있겠거니 들어온 도둑이 훔쳐갈 것이 없어 '제자들이 해 준' 설빔 하나를 훔쳐갔을 때 , 끈을 두고 갔다며 찾아주라고 말했던 그. 무엇이 그를 그토록 바보같이 살게 했을까.
그의 생에를 재밌는 이야기로 기록한 '할아버지 손은 약손'을 읽었다면 그 모든 뿌리에는 '기독교 정신'이 있었다는 사실을 인정할 수 밖에 없다. 개독교라고 누군가는 욕할지라도, 장기려의 인생에서 '기독교'를 빼고는 그의 인생을 논할 수 없다. 단순한 동정이 아니라 하나님의 말씀대로 살고자 한 그의 숭고한 삶이 그대로 기록되어 있기 때문이다.
어릴 적 잘못을 회개하게 만들었 던 할머니의 기도부터, 그가 시기와 질투로 고난을 겪을 때 예수님의 십자가 희생을 생각하며 견뎌낸 일, 공산당에 가입하지 않고 월남한 일, 그리고 의료보험의 씨앗이 된 모임조차도 성경 공부 모임에서 시작되었으니 말이다.
그의 삶을 바라보며 오랜만에 기독교에 대한 자부심을 느낀다. 반면에 부끄럽고 반성하는 마음이 생긴다. 만약 그와 같은 이가 많았다면 세상이 좀 더 아름답지 않았을까 싶다가도, 나는 그런 사람인가 생각하면 고개가 절로 숙여진다.
인간의 이기심은 당연하고 '희생'은 희안한 세상이다. 그러니 그의 삶은 더욱 밝게 빛나면서도 그저 하나의 위인전 같이 느껴지기도 한다. 나는 그의 삶에 반절도 따라살지는 못할 것이 분명하지만, 그를 이제부터 제대로 존경해보고자 한다. 존경하는 위인으로 죽는 날까지 기억하고, 아주 조금이나마 닮아보고자 한다.
<도서제공받아 읽고, 솔직하게 작성한 리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