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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사랑을 걱정하지 않는다 ㅣ 책고래숲 9
강태운 지음 / 책고래 / 2024년 6월
평점 :

첫 그림부터 심상치 안은 그림입니다.
창백해 보이는 여자.. 머리위에 뱀 4마리.. 천경자 작가님의 그림입니다.
백은 작가님의 분신이자 여인을 지키는 울타리로 표현했어요.
틈이 없어 보이는 그녀의 모습..
미술평론가 케네스 클라크 ' 그림을 본다는 것' 을 그림과 첫 만남에서 받은 충격을 놓치지 않고 그것을 면밀하게 검토해서 자신의 소회를 밝히고 재해석하는 과정을 통해 자신의 안목을 넓히는 것
천경자 작가님의 배경을 다 알 수는 없지만 작가가 적은 글로는 참 맘이 아픈 상황 인거 같아요.
그녀는 미친 듯이 뱀을 그렸다 해요.
삶에 치일 때면, 광주역 앞 뱀집에 앉아 뱀을 스케치 했다 해요.
두살배기 딸과 첫돌이 안된 아들을 남기고 남편의 요절, 전쟁에 여동생 마저 폐병으로 세상을 등졌을때도 그 불안함에 말이지요.
이 그림은 천경자 작가의 모습이네요.

망상과 발작 때문에 모델을 구할 수 없었던 반고흐.. 자신의 모습을 모델로 삼아 그림을 그린 작가.. 늘 생동감 있는 그림을 그리는 작가지만 자신의 모습은 고통과 불안 투성이네요.

뒤러의 어머니 초상을 보며..
얼굴에 주름 하나 없는 곱디 고운 모습.. 뒤러의 기억속에 갖고 있는 엄마의 모습..
한참 여행을 다녀온 작가의 눈에 들어 온 엄마의 모습은.. 온갖 풍파에도 어떻게든 살아 보려고 애썼던 엄마의 모습이네요.
18명의 자녀중 16명을 먼저 보낸 엄마..
이 그림을 그리고 나서 작가님의 어머니는 2달후 세상을 달리 했다 해요.
목탄의 그림..흑과 백으로만 그려진 초상화.. 어머니의 얼굴속에 세상이 보이는 것 같습니다.


그림을 본다는 것.. 작가의 마음을 다 헤아리기 힘들 지만..
이렇게 그림을 해석 해주고 읽어 주는 분들이 있어서 그림을 잘 알지 못하는 저 같은 사람에게 큰 도움이 되네요.
이책을 뒤적 뒤적 중학생 아이가 보더니 재미 있겠다고 하면서 한참을 보더군요.
어렵다고 생각 했던 그림을 에세이 처럼 읽어낼 수 있으니 그런가 봅니다.
이책을 볼때 그림을 먼저 보고 내 나름 그림을 해석해 보고 강태운 작가님의 해석으로 다시 한번 봤습니다.
내가 볼 수 없던 것들을 다시 보게 되는 그림 에세이!
차 한잔과 함께 2~3시간 만에 읽어 내려 가는 책 입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