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청소년 소설을 좋아하는 이유는 숱한 고난 속에서도 늘 당차고 용기를 잃지 않는 모습으로 현실을 도피 하지 않는 아이들의 지혜로움을 배울 수 있기 때문이다.하지만 그런 이야기들 속에 나오는 어른들은 늘 비겁하고 폭력적이며 아이들의 해맑음을 빼앗고 짓밟는 모습을 보이는 단점이 있다.늘 상처 받고 고통 받는 아이들의 모습에 함께 동화되어 마음 아파하고 답답함을 느껴 이제는 그만 읽어야지 하면서도 그런 아이들에게도 본받을 점이 있어 쉽게 놓지 못하는 장르 중 하나가 청소년 소설이다.이번에 읽은 이 책 [딜리트]는 지금까지 내가 읽었던 청소년 소설들 중 최고로 마음 아프고 공감하며 자책하게 만든 책이다.진솔과 해수의 집안 환경은 달랐다.진솔의 부모님은 인맥이 중요 하다며 이른바 특목고라 불리우는 외국어 고등학교에 입학원서를 냈다. '사회통합전형-기회균등전형(60% 우선선발)-차상위계층'으로.그리고 일정한 직업없이 컴퓨터 모니터 화면의 그래프로 먹고 살며 성실하게 살다 죽은 고모를 비하하며 공부 따윈 필요 없다고 주장하는 해수 부모는 해수를 정보고등학교로 입학 시켰다.진솔은 외고로 해수는 실업계로 다르게 입학 했지만 다행히 학교가 붙어 있어 두 아이는 헤어지지 않았다.그리고 두 학교를 잇고 있는 한 공간을 발견 하게 되고 그 곳에 숨어 있는 비밀과 진실들을 알게 된 진솔과 해수는 비겁한 어른들 대신 앞으로 나아가 목소리를 높이게 되었다.소위 공부 잘하는 아이들만 간다는 특목고와 공부 안하고 사고만 치고 다니는 아이들이 간다는 실업계고가 있다.특목고 아이들 중 자진해서 입학한 아이들이 몇이나 될까?그리고 실업계고에 다닌다고 그 학생들을 흔히 말하는 날나리들이라고만 말할 수 있을까?너무나 상반 된 이미지의 두 고등학교가 지하통로로 연결 되어 있다. 그리고 그 통로 안 어느 공간에는 사라진 아이들이 있었다.외고와 정보고 할 것 없이 사라진 이 아이들은 무엇을 말하고 싶었을까?그것을 대신 말해 주고 싶어 정보고를 졸업 했지만 열심히 공부해서 외고 선생님으로 부임해서 온 이 학교 졸업생이었던 하나쌤은 결국 그 먼 훗날이라는 말이 오늘의 모멸감으로 자리잡아 이기지 못하고 아이들과 함께 사라졌다.그리고 사라진 부모들은 아이들 눈에만 보이는 유령이 되어 끝까지 이 어둠을 헤쳐 나가지 못하게 발목을 잡는 비겁한 어른의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실제 외고 수학선생님 출신인 저자는 실제 학교에서는 뉴스에서 나오는 이야기들 보다 더 많은 일들이 발생하고 있다고 했다.뉴스에서 A모 군, B모 양 등으로 불리우며 잃어버린 이름들을 기억하고자 했다는 이야기에 우리의 학창시절도 한번 쯤 돌아보고 바쁜 일상에 잊고 있던 이름이 있었던 건 아닌지 기억해 봐야겠다.[나의 한줄 이야기]이 세상에서 정작 사라져야 할 대상은 억울한 죽음을 맞이하는 아이들이 아니라 온통 세상을 바른 눈으로 보지 못하는 어른들이어야 함을 잊지 말아야겠다. #딜리트#설재인#다산북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