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커다란 경청
김주현 지음, 오승민 그림 / 만만한책방 / 2025년 10월
평점 :
도서를 제공받아 직접 읽고 쓰는 리뷰입니다.
요즘 아이들을 보면 자기 말을 하느라 바쁘다. 표현력은 좋아졌지만, 타인의 마음을 들여다보며 들어주는 여유는 오히려 줄어든 것 같아 아쉬웠다. 그래서인지 이 책의 제목이 더 크게 와닿았다.
지금 우리에게 필요한 건 '커다란 말 하기'가 아니라 '커다란 경청'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코끼리는 새로운 친구를 만날 때마다 외로운 경계, 오톨도톨한 사랑, 납작한 무례, 뱅글뱅글 복수, 가지가지 아름다움, 커다란 경청 같은 단어들을 배워 가며 세상을 바라보는 법과 타인을 이해하는 과정을 익힌다.
다름을 인정하고, 서로의 언어를 배우며, 말보다 귀 기울임이 더 큰 위로가 될 수 있음을 깨닫는 여정이 인상 깊었다.
[커다란 경청]의 또 다른 매력은 단어의 신선함이다.
단어 하나하나 통통 튀고 새로웠다. 익숙한 감정과 관계를 색다른 말맛으로 느끼게 해줘서 특별한 책으로 다가왔다.
책을 읽는 동안 새 단어를 발견하는 즐거움이 쉴 새 없이 이어진다. 표현들이 감각적으로 스며든다. 덕분에 저자의 다른 작품까지 더 궁금해졌다. 그림도 따뜻하고 사랑스러워 이야기의 감성을 한층 풍부하게 살린다.
인문학적 배움과 감동, 재미까지 더한 통통 튀는 어린이 동화책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