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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간을 파는 상점 (100쇄 기념 특별 한정판)
김선영 지음 / 자음과모음 / 2025년 7월
평점 :
** 출판사에서 도서를 지원받아 직접 읽고 리뷰 씁니다.
<시간을 파는 상점>은 시작부터 PMP 도난 사건 의뢰가 들어오며 마치 미스터리 추리 소설을 읽는 듯한 몰입감에 빠진다.
이야기는 긴장감 있게 전개되며, 단순한 사건 해결에 그치지 않고 '시간'이라는 주제를 깊이 있게 탐구하는 점이 인상적이었다.
온조의 아버지는 소방대원이자 '불사조'였다. 그러나 귀가하던 길에 속도광 운전자의 사고로 갑작스럽게 세상을 떠난다. 아이를 키우는 입장에서, 누군가에 의해 하루아침에 사라지는 시간을 떠올리면 덜컥 겁이 났던 기억이 떠오른다.
온조 아빠가 미리 써놓은 유언장 속 "아무것도 영원한 것은 없다"는 말이 깊게 울리며, 지금 현재의 시간에 집중하게 만든다.
엄마는 존재의 이유를 상실한 채 몇 해의 시간을 보내고, 온조는 그런 엄마의 짐을 덜어 주고자 아르바이트를 시작한다. 여러 경험을 통해 그동안 추상적으로만 느꼈던 '시간'이 물리적으로 생생하게 다가오며 결국 <시간을 파는 상점>을 열게 된다.
시간의 기준이 서로 다른 크로노스와 카이로스를 떠올리며 삶의 방향을 성찰하는 온조의 모습을 보며, 나 또한 지나간 시간에 집착하기보다는 지금 이 순간을 온전히 누리고, 다가올 시간을 기대하며 살아야겠다는 마음이 들었다.
한창 자라 언젠가 떠나갈 아이와도 '시간'에 대해 대화를 나눌 수 있었다. 아이 스스로도 어떤 시간을 보내야 할지 고민하게 하고, 자율성과 만족감을 느끼며 삶을 꾸려갈 수 있도록 도와줘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100쇄 출간이라는 기록은 단순한 숫자가 아닌, 시간과 마음을 나눈 긴 여정의 감동이 담긴 결과다. 온조와 상점 멤버들의 이야기가 세월을 지나 다시 곁에 있는 듯한 따뜻함을 느꼈다.
우리 모두는 각자의 시간을 살아간다. 시간은 단지 흘러가는 것이 아니라, 누군가의 기억과 선택, 감정 위에 쌓이며 지금의 나를 만들어가는 것임을 이 책은 기억하게 만든다.
이 책을 다 읽고 작가님이 쓴 작품 모두 일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