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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밀한 가해자 ㅣ 우리학교 소설 읽는 시간
손현주 지음 / 우리학교 / 2026년 1월
평점 :
쉽게 술술 읽히지만, 내용은 전혀 가볍지 않았던 작품.
<친밀한 가해자>는 <가짜 모범생> 시리즈 손현주 작가의 신작이다.
책을 덮고 나서 가장 오래 남았던 건
‘왜 제목이 친밀한 가해자일까’라는 질문이었다.
‘친밀하다’는 말은 친하고 가까운 관계를 뜻한다.
사고를 당한 아랫층 할머니와 가해자 준형의 관계보다는
채원을 벼랑 끝으로 몰아넣을 뻔했던 그리고 준형을 보호한다는 이유로 침묵을 선택한 가장 가까운 부모를 가리키는 말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준형은 어느 순간부터 그런 부모를 통해 자신의 잘못을 정당화하기 시작한다. “말하지 않으면 괜찮다”, “모른 척하면 지나간다”는 자기합리화.
📗은폐가 아니라 보호야!
그 안에서 준형은 끊임없이 눈치를 보고,
악몽을 꾸며 공포에 시달리고, 스스로를 갉아먹고 있었다.
하지만 곧 친구 현서를 통해 깨닫는다.
📗나도 데미안 같은 친구가 있었으면 좋겠다
-나도. 사실 우리 다 서로에게 데미안이 될 수도 있었는데,
솔직한 모습을 보여주지 않잖아
아이의 잘못을 숨기는 것이 과연 보호일까?
그것이 사랑이고, 부모로서의 책임일까?
더 나아가, 준형을 보호하기 위해
채원을 가해자로 바꾸려 했던 선택은 준형을 위한 보호였을까, 아니면 또 다른 가해였을까.
한편으로는 이해가 된다.
나 역시 부모이기에.
내 아이를 지키고 싶은 마음이 얼마나 본능적인지 알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그러면 안 되는 일이기에 더 어려워지는 것 같다.
가장 가까운 관계에서 비롯된 ‘보호’가
결국 또 다른 상처와 가해를 남긴 것은 아니었을지,
그 모든 선택이 ‘책임’이라는 말로 포장될 수 있는 것인지...
그래서 이 책은 쉽지 않았다.
어느 하나 명확한 잣대로 재단할 수 없는 일이기 때문이다.
어떻게 생각하면 가장 단순한 것이 가장 정확한 일임을
또 잊어버렸던 것 같다.
📗누구나 잘못을 해 하지만 잘못을 인정하는 건 용기야.
난 네가 분명히 용기를 낼거라고 믿어.
<친밀한 가해자>는 단순한 청소년 소설을 넘어 부모의 입장에서도 생각을 많이 하게 되었던 것 같다.
아이를 위한다는 말이 얼마나 쉽게 짐이 될 수 있는지 깨닫게 해줬다. 그저 온전히 아이를 바라보고,부모이라는 이름으로 흔들리지 않는 ‘등불’ 같은 어른이 되어야겠다고
조용히 다짐하게 만든 책이었다.
📗완벽한 거짓말은 세상에 없다.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는 보 통의 나날이 얼마나 소중한지 알았다. 지금이라도 돌아갈 곳 을 만들어야 했다. 첫 단추가 잘못 끼워진 채로 옷을 입고 다 닐 수는 없다. 잘못 끼워진 단추를 바로잡아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