있었다
성실 지음 / 초록서재 / 2026년 1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보육원 원장이 아이들을 성폭력 한 사건이 알려진다.
주인공 청이는 직접적인 피해자였고,
그 이후의 시간은 아이에게 더 잔인했다.
다시 자신에게 그 일이 돌아올까 두려워, 다른 아이들이 당하는 모습을 보면서도 모른 척했던 아이.

청이는 스스로를 피해자이면서 방관자이며, 동시에 가해자라고 말한다.



하지만 정말 그 아이는 가해자일까.
진실 앞에서 흔들리는 아이의 용기



사건은 봉사활동을 왔던 기자를 통해 수면 위로 떠오른다.
그러나 너무 어렸던 피해자들의 진술은 일관되지 못했고,
사건은 ‘성폭력’이 아닌 ‘아동학대’로 축소될 위기에 놓인다.



이때 필요한 것은 중학생인 청이의 진술.
하지만 진실을 말하는 일은, 아이에게 너무 큰 용기를 요구한다.





청이는 끝없이 흔들린다.
말하면 뿔뿔이 흩어지고,
말하지 않으면 누군가 또 같은 상처를 입을 것 같아서

그 고민의 끝에서 청이는 결국 연이를 떠올린다.
선물보다 귀했고, 가족보다 더 가족 같았던 아이.

이 사건 이후
청이는 엄마와 함께 살게 되지만, 연이는 그러지 못한다.
그래서 청이는 용기를 낸다.
자신을 위해서가 아니라, 남겨질 아이를 위해서.
연이는 청이의 갈라진 가슴을 메워준 작은 물방울이었고,
꽃처럼 피어나 상처를 덮어준 존재였다.



핏줄로 이어진 가족만이 진짜 가족이 아니었다
적어도 청이와 연이에게는.....
누구보다 서로를 지켜주었고, 버팀목이 되어주었다.
그런 연이를 위해 청이는 용기를 내었다.





이 소설이 말하는 가족은 함께 살아남으려 애썼던 마음 그 자체였다.
(비록 아이를 보육원에 보냈지만 어린나이에 아이를 낳고 그 아이를 지키려했던 청이의 엄마또한 그 마음이 아니었을까...)


​이 소설이 가장 아프게 다가오는 지점은 사건 이후다.
사건은 기사로 소비되고, 어른들의 언어로 재단되지만
아이들의 삶은 그 뒤에서도 계속된다.
아이들은 갈 곳이 없었고 가족도 없었다


누군가는 아이들의 고통을 가십거리로 여기고,
누군가는 정의를 외치며 아이들을 앞세운다.
하지만 정말 아이들을 위한 외침이었을까.
아이들의 마음을 헤아렸을까.



청이도 어렸다.
지켜줄 가족이 없었고 너무나 무서웠다.
내가 아니길 바라는 그 마음이
과연 죄가 될 수 있을까?



​난 아니라고 생각한다
나라도 그렇게 했을 것 같다.
갈 곳 없고 의지할 어른없는 어린 아이가
그 때 할 수 있는 일이 뭐가 있었을까?
누가 그런 청이를 원망하고 비난 할 수 있을까..?



그 침묵은 비겁함이 아니라 살아남기 위한 선택이었을지도 모른다.





읽는 내내 가슴이 콱 막힌 채로 페이지를 넘겼다.
제발 해피엔딩이길,
이 아이들에게 ‘행복’까지는 아니더라도
적어도 평안은 오길 바라며 읽었다.

일찍 이별을 배워야 했던 아이들,특히 연이가 너무 가여워서
내가 알지 못하는 어느 곳에서 울고 있을
‘연이 같은 아이들’이 떠올라 미안했고, 아팠다.

이 소설은 묻는다.

진실을 말하는 용기는 누구의 몫이었는지,
아이에게 요구하기 전에
어른들은 무엇을 했어야 했는지를.

진실과 용기
그리고 아이들이 선택할 수 없었던
가족에 대해 오래 생각하게 만드는 소설

외면하고 싶지만 반드시 기억해야 할 이야기.
침묵을 깨는 이 소설은 읽는 사람의 마음에도 오래 남아
쉽게 닫히지 않는 질문을 남긴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2)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