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제로섬
조이스 캐롤 오츠 지음, 이은선 옮김 / 하빌리스 / 2025년 9월
평점 :
📚#서평단
#제로섬 #조이스케럴오츠
조이스 캐럴 오츠는 현실을 살아가는 여성의 내면을
잔혹할 만큼 섬세하게 묘사하는 작가다.
<제로섬>은 그런 오츠의 시선이 가장 예리하게 드러난 단편집이다.
모든 이야기는 여성을 중심에 둔다.
그들이 겪는 불안, 공포, 혐오, 분노, 욕망—
이 모든 감정이 일상의 틈에서 스며나온다.
읽는 내내 공감하면서도, 낯설고 섬뜩한 감정이 동시에 느껴졌다.
어떤 이야기는 장편으로 읽고 싶을 만큼 여운이 남았고,
어떤 이야기는 단편이라서 오히려 완벽했다.
첫번째 단편 <제로섬>의 경우는 한번 읽고 바로 한번 더 읽었다 미성숙한 어린 여대생의 감정의 결말이 우습기도 하면서 얼마나 위험한 확신인지를 보여주는 작품이었다
📗안에 있으면 아무것도 모르는 채 다같이 안에서 고개를 수그리고 풀을 뜯는 동물이 되지만 밖에 있으면 뇌가 예리한 언월도처럼 벼려진다. <제로섬> 중에서
<끈적끈적 아저씨>는 제목부터가 심상치않다
"남자들을 위한 깜짝파티"
누군가의 아빠. 삼촌. 이웃. 선생님...
가면을 쓴 얼굴 위로 흐르는 슬픔의. 분노의. 치욕의 눈물
📗바람. 마구 소용돌이치는 강물. 저주받은 자들의 절규-
이런....통쾌할 줄 알았지만 읽을수록 참담하다
<상사병>
E는 성적 내용이 담긴 메세지와 살해협박을 받지만
아무도 관심이 없다. 그녀만이 무섭고 고통스러울뿐이다.
"당하는 사람이 잘못이지"
여성을 상대로한 범죄에는 관심없는 경찰
그리고 E가 아닌 그들을 공감하는 화자
하지만 화자는 E를 사랑한다
범죄도 무섭지만.피해자를 가해자로 만드는 세상도 무섭다
📗공감능력은 본심을 숨길 때 쓰는 가면이야
절대 드러내지 않는 본심을 말이지 <상사병>중에서
치매로 기억을 잃은 엄마 그로 인해 깨져버린 가족
<참새>는 그런 엄마와 시간을 보내기위해 고향으로 간 캐린 그런데 엄마가 자신은 캐린이 아니라고 말한다.
단순한 치매인걸까? 미스터리인걸까?...
📗그 여자는 독극물이야 <참새>중에서
<한기> 한기가 계속 된다.
창문도 닫혔고 펜도 에어컨도 꺼져있다
셋째를 유산한 이후 계속된 증상
유산된 딸을 생각하며 자책하고 슬픔에 잠긴다.
이 고통이 오롯이 여성들의 몫일까?
여성의 탓도 아니고 그 고통이 혼자 감수해야 할 죄도 아니다. 애초에 아이는 존재하지 않으니 누가 죽은게 아니고 그저 여성에게만 벌어진 신체적 현상이라고?
무섭고 소름돋는다.
문득 유산했던 누군가의 말이 기억났다
나는 아이를 품고 있었는데
아이는 없고 오로지 부푼 젖가슴만이 내가 잠시 아이를 가진 엄마였다는 걸 알려준다고...
유산을 겪은 여성의 심리를 섬세하게 잘 표현한것 같다
📗누구의 잘못도 아니다. 잘못이라는 단어 자체가 도움이 되지않는다 <한기> 중에서
<저 데려가세요, 공짜예요>처음부터 화가 났던 작품
엄마의 학대로 고통받는 아이의 이야기
제목의 의미를 알고나면 다들 나와 같은 마음일듯..
따뜻한 저녁테이블에서 자신의 자리를 찾는 아이의 눈이 슬프다
📗아이는 복권이야. 당첨되는 사람도 있고 떨어지는 사람도 있는, '무작위적인 운명' <저 데려가세요, 공짜예요> 중에서
조이스 캐럴 오츠는 ‘여성으로 존재한다’는 것 자체를
하나의 고통이자 생존의 서사로 그린다.
그녀의 문장은 날카롭다.
이 시대를 살아가는 여성의 불안과 분노를
이토록 날카롭게 포착한 작가는 많지 않다.
그래서 제로섬은 단순히 ‘여성을 위한 이야기’가 아니라,
현실을 견디며 살아가는 모든 존재의 이야기로 다가온다.
섬세한 문체로 묘사된 인간의 양면성-
별거 아닌 이야기인듯 그려낸 이야기
그래서
너무 화가나고 공감했던 작품들
-------
작가의 말이 없어서 아쉽다. 작가의 이야기가 좀 더 듣고 싶었는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