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애와 루이, 318일간의 버스여행 1
최미애 지음, 장 루이 볼프 사진 / 자인 / 2002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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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18일간의 여정을 3일만에 다 읽어버렸어..조금은 서두르고 급한 마음으로, 가뜩이나 여유가 없는 마음을 부채질하며 읽었던것 같아...어쩌면 나중에 조용한 곳에 앉아 다시한번 읽어봐야 할지도 모르겠어.. 아니면 그냥 나만의 여행을 떠나보던가...책을 읽는 동안 줄곧 너의 얼굴이 떠올랐던건..저자의 목소리가 너의 것처럼 들렸기 때문일거야..나는 그때 사실은 지루함을 못이겨 하품을 해가며 너의 이야기를 듣는둥 마는둥 했었는데..너는 열심히도 너의 모험담을 나에게 들려주었지..물때문에 배탈이 나서 고생한 얘기, 밤새 버스를 타고 혹한의 산길을 넘었던 얘기..우리보다 못한 삶 속에서도 웃음을 잃지 않는다며..한없이 미안했다는..그리고 부끄러웠다는... 그때 좀 더 잘 들어둘껄.. 이젠 잘 생각이 나질 않아..

솔직히..그때는 뭐하러 일부러 그런 곳에 찾아갔는가..하는, 그리고 네가 말하는 것들이 결국엔 이해못할 이방의 언어일 뿐이라는 나만의 장벽을 두고 답답해하기도 했어..너에 대한 나만의 편견으로..너의 공감과 여행의 결과물로 얻은 또다른 세계에 대한 이해라는 것도, 부르주아적인 사치로서의 자만심같은거라 단정짓기도 했고..우리의 과거 모습을 지금의 우리가 이해하기 힘들듯..그들의 모습은 결국 우리의 과거와 같은 것일 뿐이라 치부하기도 했어... 나는 너무 좁은 우물에서 너무 좁게 살았던것 같아..

여행을 하는데 이유가 필요한건 아니란 생각을 하게 됐어..뭐 그래도 굳이 이유가 필요하다면, 다른 세계를 좀 더 이해하기 위해서..라고 해두면 좋을까.. 저자가 말하듯 아이들이 좀 더 큰 세계의 다양한 문화를 편견없이 받아들이는 기회가 될 수 있는것..어쩌면 여행은 가장 효율적인 교육이 될런지도 모르겠어...아마도 너는 또 어딘가, 나는 이름도 들어본적 없는 곳에서 나에게 해줄 또다른 이야기들을 만들어가고 있겠지.. 여행은 결국 돌아오기 위함이라 했던 말..그 말만큼은 잊지 않고 오래 기억하고 있을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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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형도 전집
기형도 지음 / 문학과지성사 / 1999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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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래되었다..기형도라는 이름을 알고, 그에 대한 이것저것을 알아보며 시간을 보낸것..그리고 그의 전집이 나온다는 사실에 기뻐 망설임없이 구입하였음에도 어디 한구석엔가 쳐박아두고는 존재한적 없던것처럼 잊어버린것이... ,詩라는 영역은 여전히 나에겐 불친절하다...솔직히 기형도라는 이름을 알게 된것, 그에 대한 나만의 조사로 시간을 보냈던 것들도, 그의 詩를 읽고 눈물을 흘려서가 아닌, '촉망받는 천재 시인의 갑작스러운 죽음'이나 '단명한 젊은 시인'이라는 그의 외적인 부분 때문이었음을 시인한다..나에게 기형도라는 이름은 나의 지적속물근성을 채워줄 대상이었을 뿐이었다..

언제였는지 정확히 기억이 나지는 않는다...유별난 자존심 때문에 상처를 입고 카페에 혼자 앉아 있었고 '보여주기 위해' 들고 나간 이 책을 무심코 펼쳤다.. 그리고는 처음으로, 기형도의 詩들을 읽었다..그의 때 이른 죽음을 애석해하며, 또한명의 윤동주가 된 그를 예찬할 마음은 없다..어쩌면 그렇게 갑작스러운 죽음만큼은 그에게 지워진 운명일지 모를 일이다... 어차피 세상의 기억은 때의 늦고 이름을 담아두지 않을테니까..분명, 다시 생각해보게 되는 계기는 되었다..기형도라는 이름, 그리고 그의 詩에 대해서..그토록 공들여 조사했던 그의 삶과 배경에 대해서도... ,검은 페이지가 대부분이었다는 그의 영혼을 이해하기엔, 나의 부족이 크지만... 늦지는 않았겠지.. 그는 여전히 29이고..아직 나에게 시간은 많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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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물원 킨트
배수아 지음 / 이가서 / 2002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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꿈을 꾼것일까..책을 펼쳐들고 단숨에 끝까지 읽어내려갔다...아니 이것은 거짓말이다.. 사실 정확히 두번 나는 책을 덮고 한숨을 쉬었으니까...그것은 지루한 훑음이었고..끊임없이 무엇을 하고 있는지를 묻게 하는 불투명한 사색이었다..두번의 한숨..그리고 책을 덮고 나서의 기분좋은 기지개.. 그 순간 가슴 한구석의 답답함은 사라지고 없다...

고독이라는 슬픈 어감을 기억해야 한다..그것은 누구에게도 나의 영역을 허락하지 않는 배타성을 내포하고 있다..고독의 대화는 의미없는 대답만을 주고받으며, 또 다시 거리를 두고 벽을 지어 눈을 가린다..계속하여 반복되는 불편한 이미지들은 고독을 가장한 거짓일 뿐이다...배수아라는 이름, 동물원 킨트라는 이름이 좋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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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죽음
짐 크레이스 지음, 김석희 옮김 / 열린책들 / 2002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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죽음이란 말이 주는 한없이 엄숙해지는 두려움같은 것은 언제나 그렇듯 '알지 못하는 것'에 대한 우리의 지나치리만치 병적인 거부감같은 건 아닐까..그 누구도 돌아온적 없다는 사실, 그리고 우리 모두는 언젠가 (어떠한 방법으로든) 궁극적으로 '그곳'에 다다르게 되어 있다는 사실이 그렇게 죽음을 감히 함부로 할 수 없는 것으로 포장하고 있는 것은 아닐까..정작 생각해보면 그렇기 때문에라도...그것은 별 의미없는 일상일 수도 있을텐데 말이다..

너무도 메마른 시선으로 두 노부부의 죽음 후(後)를 묘사하는 작가에게 죽음이란 결국 일상으로서의 부분, 자연이라는 거대한 세상의 일부분으로서의 인간을 의미하는 것이었는지, 잘은 모르겠다.. 다만, '모든 것이 사라지기 위해 태어났다'는 그의 말은...책을 덮고 한숨을 내쉬는 그때까지도..되새김되었다..하지만 죽음은 분명 누구에게든 '작별'이다..그것이 다른 세계로의 돌아올 수 없는 길이든..게와 갈매기들에게 살점이 뜯기고 부패하는 자연으로서의 순환과정의 하나이든..죽음은 관계를 맺고 있던 다른 이들에게는 그들이 남겨놓은 흔적들을 매만지며 조금씩 그들의 체취를 기억에서 내몰아 잊어야 하는 슬픈 기다림일 뿐인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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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윤기의 그리스 로마 신화 1 - 신화를 이해하는 12가지 열쇠 이윤기의 그리스 로마 신화 1
이윤기 지음 / 웅진지식하우스 / 2000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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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스/로마 신화를 한두어번 읽어보지 않은 (혹은 어디서라도 들어보지 않은) 사람이 있을까..알게 모르게 서양의 영향권 안에서 살아가는 우리에게 그리스/로마 신화는 역시나 배우지 않았어도 알게 모르게 알고 있는, 어느정도는 친숙한 이야기들이다...신화학자만큼의 전문성을 갖추지는 않았을지라도, 제우스가 누구인지, 에로스가 (큐피트) 무엇을 하는지 정도는 알고 있다..이미 우리에게는 익숙하다 못해 식상하기까지 한 이야기들을 '재탕'하여 펼쳐놓는 이유가 무엇인지, 이윤기라는 이름을 이용한 돈벌이라는 속물적인 생각을 했었음을 시인한다..하지만 이런 속물적인 생각은 아니더라도..굳이 새로울것 없는 이야기들이 그저 이윤기니까 라는 이유만으로 새로워지는 것은 아니며, 1권에 이어 1권과도 별로 다름이 없는 2권까지 나왔다는 사실은 이윤기씨가 말하는 그의 '의도'를 의심스럽게 한다..

그저 재미삼아 한두권 읽을'꺼리'를 찾는 사람에게는 나쁠것 없는 책이지만..'그리스/로마 신화에 대한 새로운 접근'이라던가, '이윤기만의 독특한 신화 해석'이라는 광고를 보고 집어든 사람에게는 아서라!!~고 말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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