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리고 죽음
짐 크레이스 지음, 김석희 옮김 / 열린책들 / 2002년 9월
평점 :
품절


죽음이란 말이 주는 한없이 엄숙해지는 두려움같은 것은 언제나 그렇듯 '알지 못하는 것'에 대한 우리의 지나치리만치 병적인 거부감같은 건 아닐까..그 누구도 돌아온적 없다는 사실, 그리고 우리 모두는 언젠가 (어떠한 방법으로든) 궁극적으로 '그곳'에 다다르게 되어 있다는 사실이 그렇게 죽음을 감히 함부로 할 수 없는 것으로 포장하고 있는 것은 아닐까..정작 생각해보면 그렇기 때문에라도...그것은 별 의미없는 일상일 수도 있을텐데 말이다..

너무도 메마른 시선으로 두 노부부의 죽음 후(後)를 묘사하는 작가에게 죽음이란 결국 일상으로서의 부분, 자연이라는 거대한 세상의 일부분으로서의 인간을 의미하는 것이었는지, 잘은 모르겠다.. 다만, '모든 것이 사라지기 위해 태어났다'는 그의 말은...책을 덮고 한숨을 내쉬는 그때까지도..되새김되었다..하지만 죽음은 분명 누구에게든 '작별'이다..그것이 다른 세계로의 돌아올 수 없는 길이든..게와 갈매기들에게 살점이 뜯기고 부패하는 자연으로서의 순환과정의 하나이든..죽음은 관계를 맺고 있던 다른 이들에게는 그들이 남겨놓은 흔적들을 매만지며 조금씩 그들의 체취를 기억에서 내몰아 잊어야 하는 슬픈 기다림일 뿐인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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