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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이 이긴다 - 디지털 G1를 향한 중국의 전략
정유신 지음 / 지식노마드 / 2018년 12월
평점 :
2018년 뜨거웠던,
그리고 2019년에도 아직 진행중인 화두는
바로 '미중 무역분쟁'이 아닐까 싶다.
저질 상품으로 대표되던 중국산(Made in China)의 이미지를 이제 조금은 바꿔야 되지 않을까 싶다.
이제는 미국과 어깨를 나란히 하는 G2 강국으로서
세계의 패권을 두고 다투고 있는 중국에 대해 궁금해 하지 않을 수 없다.
더욱이 작년 미중 무역분쟁으로 촉발된
세계경제에 대한 불안감이 증시에 반영되어 폭락하는 모습을 보면서
가깝고도 먼 나라 중국에 대해 한 번 생각해 보는 시간이 절실했다고나 할까?
이런 와중에 '중국이 이긴다'라는 다소 도전적이면서도 오만한 책 제목이 눈길을 끌었다.
그 동안 익숙하지만 잘 알지 못 했던 중국에 대한 편견(저질 중국산이라는;;)을
어느 정도는 지우고 새롭게 생각하는 계기가 되었다.
현대사회는 자본주의 사회이다.
공산주의니 민주주의니 하는 이념적 구분을 떠나서,
국가라는 사회, 더 나아가 세계는 어차피 '돈'을 기반으로 움직인다.
그런 측면에서 봤을 때, 현대사회는 자본주의 사회라고 하는 표현이
그렇게 틀린 표현은 아니라고 본다.
물론 사유재산을 인정하지 않는 몇몇 완전한 공산주의(사회주의) 국가는 좀 예외적이지만,
어쨌거나 거기도 역시 기본적으로 '돈'으로 움직이는 사회인건 마찬가지다.
그래서일까?
이 책의 첫 타이틀이 정말 와 닿는다.
"세계의 공장에서 세계의 시장으로"
불과 십수 년 전까지만 해도 중국은 값싼 노동력과 자원을 바탕으로
생산해 낸 공산품의 가격경쟁력이 세계 최고 수준이었다.
가히 세계의 공장이라 불릴 정도로 많은 공장이 중국에 우후죽순처럼 생겨났고,
그렇게 생산된 상품들은 세계의 시장이라고 할 수 있는 미국에 주로 수출됐다.
(뭐 현재도 미중간 무역수지는 미국의 중국산 제품 수입량이 수출량보다 4배 정도 많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광군제로 대표되는 중국의 소비력은 미국의 프라이데이를 훌쩍 뛰어 넘는다.
단순히 값싼 저질 제품을 생산하던 것에서 벗어나
자체 소비력이 어마어마하게 큰 시장으로 탈바꿈한 것이다.
이 책을 읽기 전만해도 중국의 거대 소비시장이 생성된 배경은
엄청난 인구수(세계인구 1위의 위용?)라고 생각해 왔었다.
뭐 이게 그닥 틀린 말은 아닌데,
정답이라고 하기엔 뭔가 좀 부족하다.
왜냐하면 중국 인구가 요 몇 년 사이에 갑자기 폭등한 것도 아니고,
몇 십년 전에도 분명 세계1위였을 것 같은데,
왜 유독 최근들어 소비시장이 커졌냐는 점이 간과되고 있기 때문이다.
이 점이 이 책의 핵심 중 하나다.
"중국은 넓은 땅덩이와 엄청난 인구수만큼이나 다양한 지역에 다양한 민족과 문화가 혼재한다.
그에 따라 지역별로 동일한 유통전략을 적용하는 것은 거의 불가능에 가깝다.
이러한 제약을 극복하는 방안 중 하나가 바로 전자상거래이다.
알리바바를 필두로 텐센트, 바이두 등의 IT 기업들이 중국의 전자상거래 저변 확대에 기여하면서
중국 내수시장의 판을 크게 키웠다.
특히, PC 보급률이 낮은 약점을 스마트폰과 함께 보급된 모바일 환경으로 극복하면서
중국 소비시장은 급격한 성장을 이루게 된다."
자본주의에서는 소비가 미덕이다.
엄청난 소비력이 미국의 강한 국력에 일조하고 있는 것도 같은 이치이다.
거대한 내수시장을 장악한 알리페이가
해외여행 세계1위인 중국인의 소비력을 등에 엎고
세계 각지에서 영향력을 점차 확대해 나가고 있는 것은
어찌보면 지극히 당연하다.
그 외에도 중국 정부차원의 미래기술에 대한 전폭적인 지원,
기술개발에 저해되는 각종 규제 철폐,
실리콘밸리를 넘보는 창업 열기 등
중국의 저력을 확인 할 수 있는 여러 가지 단면들이
이 책에서 계속 제시된다.
한 마디로 "중국은 대단하다"라는 말을 주구장창 외치고 있다.
이 책의 제목에서 알 수 있는 것처럼,
"중국은 무한한 잠재력을 바탕으로 결국 세계의 패권을 가져올 것이다"라는 게
이 책의 주요 내용이다.
다만 한 가지 아쉬운 점이 있다면,
이 책의 부제(국내 대표 중국 전문가가 제시하는 미래 중국을 읽는 핵심)에 부합하려면
중국의 현재 세계경제에미치는 영향력 뿐만 아니라,
미래에 미칠 영향력에 대한 예상과 현재 중국이 다른 선진국과 비교해서 뒤쳐지고 있는
한계점에 대해 좀 더 다뤘더라면 좋았을 것 같다.
물론 중국은 미국에 비해 언어(영어), 통화(달러), 문화(미국대중문화) 등의 패권요소가
부족하다는 점을 이 책의 말미에서 지적하고 있기는 하다.
그런데, 이 책의 절대 다수 페이지는 중국이 세계경제에 미치는 영향력에 대해
각종 수치 지표로 단순제시하는 데 할애하고 있어서 아쉽다.
중국 전문가로서 중국이 앞으로 어떤 모습으로 성장할지에 대해 좀 더 비중을 두었더라면
중국에 대한 통찰력을 키우는 데 더 큰 도움이 되었을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