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노 요코라는 일본의 그림책 작가이자 수필가로 꽤 유명한 분인가 봐요.전 일본 책은 겨우 두 번째라 그런지 일본 정서의 책들은 아직 잘 적응이 안 되네요.책 한 권에 동화, 습작, 에세이, 일기, 희곡, 질문과 답 등 구성도 독특해요.<언덕 위의 아줌마>는 희곡인데 전쟁에서 아기를 잃은 엄마의 표현이 절절해서 울컥했습니다.유쾌하고 엉뚱 발랄한 이야기 유머 코드는 솔직히 횡설수설하는 느낌이었어요. 9할을 차지하는 유쾌함 속에서 1할을 차지하는 깊은 슬픔과 그리움이 담담해서 더 아프기도 했습니다.글을 읽다가 문득 멈추고 잠시 생각에 잠기게 하는 몇몇 문장들이 책의 묘미라는 생각이 들어요.P152파티에서 많은 사람들에게 멋지다고 생각하게 하는 것보다, 자리에 누워 있지만 온몸이 번듯한 건강하게 살아갈 힘을 줄 수 있는 사람이 된다면, 얼마나 좋을까 생각한다.전쟁에 대한 가슴 아픈 흔적들이 보이지만 깊이 우울해 지지 않을 만큼의 표현력도 기억에 남아요.그동안 읽었던 책들과는 다른 신박한 책이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