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상들
최유수 지음 / 알에이치코리아(RHK) / 2024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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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유수 작가님의 글은 어두운 듯 무척이나 따뜻하다. 이번의 책도 그렇다. 내가 아무것도 아니란 생각이 드는 건 비단 나만의 이야기가 아니었고, 그래 어쩌겠어 하면 나를 받아들이려고 노력하는 것 또한 나만의 일이 아니었다.

어두운 곳에서 적막을 즐기거나 잔잔한 멜로디에 나를 맡겨보는 것은 최근의 일이다. 시끌시끌한 틈에서 스트레스를 받거나, 유행에 따른 신나는 노래들을 듣는 일 또한 자연스럽게 멀어졌다. 요즘은 특히 통기타 소리가 좋아서 포크 음악을 즐겨듣는다. 장필순 님의 곡들을 내 음악 폴더에 담는다. 그리고 안희수 님의 곡들 또한 꾹꾹 눌러 담았다. 잔잔한 멜로디 위에 부드럽게 올라선 목소리는 나를 위로해준다.

산문이나 시가 좋아진다. 짧은 글 속에 숨어있는 따뜻함을 찾는 게 좋다. 두껍고 쉼 없이 끌어당기는 소설도 좋지만, 생각하며 눈으로 맞이하는 산문과 시의 분위기가 좋다. 요즘은 그렇다, 요즘은.

요즘 연일 속이 시끄럽다. 계획은 계획대로 되는 법이 없고, 매번 새로운 난관이 찾아오고 우회하는 또다른 계획을 세운다. 그러다 이 책을 마주하고, 묘한 위로를 받았다. 사실, 최유수 작가님은 독립출판물이 제법 많다. <아무도 없는 바다>로 처음 작가님을 알고나서
출간된 책들을 사들였다. 그리고 펀딩으로 예약해서 구매하기도 했다. 작가님의 글이 무척 큰 위로와 함께 어두운 마음을 어루만져 준다는 걸 작가님께서도 알면 좋겠다는 마음이다. 즉, 계속 계속 만나고 싶다.

사놓고 아직 읽지 않은 작가님의 책들이 저 멀리 책장에 보인다. 유난히 춥다는 올 겨울에는 작가님과 가까이 붙어 있어야겠다. 너무 시리지 않도록.

아! 신간이 기다려지는 작가님이 내게도 몇 분 있다. 그리고 그중 한 분이 최유수 작가님이다. 묻지도 따지지도 않고 결제부터 하고 보는 그런 작가 말이다.

#도서협찬 #환상들 #최유수 #에세이추천 #에세이 #책추천
@rhkorea_book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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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다가 들리는 편의점 (겨울 한정판 에디션)
마치다 소노코 지음, 황국영 옮김 / 모모 / 2023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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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시바 점장의 또 다른 이름은 페로몬 점장, 사람을 홀리는 특수한 능력이 있는 사람이다. 그이고 따뜻한 마음을 가진 만능 해결사이기도 하다. 키다리아저씨의 느낌이 강한 그는, 어떠한 일이든 지지하고 응원하고 해결책을 유도한다.

<바다가 들리는 편의점>, 이 책은 그런 시바 점장의 근무지인 편의점에 얽힌 주변인들의 다양한 사례를 해결해 나가는 힐링 소설니다. 현실에서는 접하기 힘든 꿈같은 따뜻한 이야기에 감정이입하며 아주 재밌게 읽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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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렇게나 재밌는 홍차 - 어른의 취미에서 교양의 완전체로
후지에다 리코 지음, 김민정 옮김 / 타인의사유 / 2024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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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렇게나 재밌는 홍차 <도서 제공>

이 책은 홍차와 녹차, 그리고 우롱차가 모두 같은 찻잎에서 나온다는 걸로 시작한다. 나름 홍차를 즐기면서도 몰랐던 사실이다. 근거리에 국내 녹차의 최대 생산지가 있음에도 말이다. 무릎을 탁 치며 책장을 넘기기 시작했다.

투자 대상이 된 희귀 식물 (p.112-113)을 보고는 코로나 팬데믹 시절의 알보 몬스테라가 생각났다. 외출이 어려워지며 식물을 키우는 것이 유행처럼 번지면서 하얀 잎이 섞인 알보 몬스테라의 가격이 솟구쳐 올랐다. 여전히 고가의 식물이지만, 그 당시에 잎 한장짜리가 백만원이 넘었었다. 그러면서 알보테크(알보 몬스테라 재테크)를 하는 사람들이 생겨났다. 여러 잎을 길러내어 생장점을 포함해 절단한 후 여러 개의 개체로 분리해서 판매를 하고는 했다. 그리고 팬데믹으로 올라간 식물의 관심도는 점점 더 희귀식물을 찾으며 여전히 식테크(식물 재테크)는 진행중이다.

아, 이 책을 읽는 동안 친구 한 명에게 더 홍차를 권하고, 내가 가장 사랑하는 윈터드림의 향을 생각했다. 누군가가 홍차를 입문한다면 다즐링, 혹은 실론을 권하는 바이다. 곧 다가올 나의 홍차의 계절을 기다리며 책을 덮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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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관에 간 의사 - 영화관에서 찾은 의학의 색다른 발견
유수연 지음 / 믹스커피 / 2024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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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 받았습니다.

영화를 단순하게 장르로 나누는 것에 익숙한 내게는 낯선 느낌의 책이었다. 여운을 즐기며 봤던 로맨스 영화를 의학적으로 바라보고, 어떠한 병을 추측하거나 사실적인 내용을 서술해 줌으로써 ‘아, 이럴 수도 있겠구나.’하는 생각을 할 수 있었다. 다소 어려운 부분이 없지 않아 있는 책이었다.

책의 시작에 나오는 병원에 관한 이야기는 공감되는 부분이 꽤 있었다. 한동안 병원을 자주 찾았기에 지긋지극하단 생각을 자주했었다. 그저 약을 처방받기 위해 찾았던 암병동에서 아주 어린 아이가 환하게 웃으며 휠체어에 앉아있는 모습을 본 적 있다. 그러나 그와 대조적인 피곤에 찌든 듯한 아이의 엄마 모습이 인상적이었다. 그 아이를 웃게 하기 위해 엄마가 얼마나 노력하는 것인지 조금은 추측이 되는 모습이었다. 당시 원인불명으로 진단명 조차 받지 못했던 나는 병원을 주기적으로 찾아 마약성진통제를 처방받는 것이 지치고, 답답했다. 정확한 병명을 알고 싶은 마음이 컸다고 하는게 맞겠다. 그럴 때 마주한 환하게 웃는 아이의 모습은 나를 되돌아보게 했다. 진단명이 내려지길 바라는 마음은 어쩌면 욕심인가 싶기도 했기 때문이다. 진단을 받는 순간 나는 속은 시원하겠지만 어떠한 병의 그늘에 들어서는 것이기도 하단 생각 또한 들었다. 이틀에 한 번, 수혈을 받는 것만으로 힘들어 했던 것이 어쩌면 사치같기도 했으니까. 잦은 입퇴원을 하다보니 어둠이 깔린 병원을 자주 마주했다. 답답한 마음을 병원 옥상에서 날려보내기도 했다. 양방과 한방을 오가며 진통제 폭탄을 맞던 그 날들이 떠오르면서 병원의 무겁게 내려앉은 공기가 다시 몸을 감싸는 기분이 들었다.

병원에 관련된 이야기는 또 있다. 의료사고라고도 할 수 있는 일을 겪으면서, 코 끝이 마비가 된 적이 있다. 물론 이것은 여전히 진행중이다. 처음에는 일시적일 수 있으니 다음에 다시 오라며 예약을 잡아줬던 그 대학병원에서, 재방문 했을 때는 늦어서 치료가 어렵다는 말을 들었을 때 꽤 억울했다. 지금은 적응을 했지만, 여전히 코끝을 건드리는 일은 줄어들었다.

영화를 통해 의학적 지식과 배경을 마주하며 지난 날들이 많이 떠올랐다. 여전히 후유증이 있고, 또 다른 지병으로 신경통이 점점 몸에 퍼지는 것이 느껴지는 요즘이라서인지 유난히 씁쓸했다. 더 늦기전에 하고싶은 일을 하나라도 더 해야겠다는 생각이 커진 건 작가님이 원하는 결말이 아닐테지만, 그저 눈으로 보고 귀로 들으며 즐기던 문화생활의 대표인 영화에 의학적 요소를 가미하다보니 그렇게 되었다.

어쩌면 앞으로의 영화관람의 방식에 조금은 영향이 있지 않을까 싶다. 가벼움보다는 무거움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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컬러의 일 - 매일 색을 다루는 사람들에게 컬러 시리즈
로라 페리먼 지음, 서미나 옮김 / 윌북 / 2024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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약 이십 년 전에 컬러리스트를 공부한 적이 있다. 포스터칼라 물감을 이용해 조색을 하기도 하고 동그런 색상표에 맞는 색을 채워넣기도 했었다. 아날로그 방식의 시험은 온갖 도구를 가지고 시험장을 가야했던 기억이 있다. 내 비록 자를 놓고 가서 놀다왔지만, 이 책을 보는 순간 그때가 생각났다.

서른에 뒤늦게 다시 공부했던 시각디자인을 하면서 옥외광고에 필요한 색만을 주입받았던 기억 또한 있다. 파랑은 신뢰를 뜻하여 공공기관에 많이 사용되고, 초록은 자연을 뜻하여 농원과 같은 자연친화적인 기업에서 많이 사용된다던 말 같은 것 말이다. 옥외간판에 파란색 글자는 가독성을 떨어뜨리니 고객이 파란색 글자를 요구하면 밤에 파란색 글자의 간판을 봐보고 판단하라고 전하라던 말도 기억난다. 그렇게 단편적인 기억을 가지고 이 책을 펼쳤다.

빛의 삼원색과 CMYK에 대한 설명을 시작으로, 각 색상의 원료와 유래가 기록되어 있다. 그러다보니 우리가 평소 사용하는 것과 다른 색상명이 많아서 신기했다. 그 중 후커스 그린이 아주 마음에 들어서 유심히 보기도 했다. 후커스 그린이 자연을 닮은 초록이라서 그렇게나 끌렸던 것 같다. 그 중 색이 상징하는 감정을 기억하고 싶어서 기록하였다.

그 무엇보다 색의 조화에 대해 알고 싶다면 추천한다. 각종 디자인은 물론 PPT 같은 발표 자료에 무척 도움이 될 정보가 들어있다. 다소 어려운 감이 있지만, 미처 몰랐던 색에 대한 이야기를 엿볼 수 있다.

<도서를 제공받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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