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무도 없는 곳에서, 모두가 있는 곳으로
최진영 외 지음 / 픽션들 / 2023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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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을 구하고자 동네서점을 찾았었다. 평소 대부분의 책을 예스24라는 인터넷 서점을 이용하는 나였으나, 이 책은 입고가 되지 않았었다. 그래서 찾은 순천의 독립서점, @simdabooks 에서 어느 비오는 날 오후에 구입하였다. 겨울과 어울릴 것 같은 표지와 작가진에게 빠져 샀던 책, 읽다보니 강아솔 님의 음반과 연관되었다는 걸 알았다. 강아솔 님의 4집 발매 공연의 이름은 아무도 없는 곳에서 모두가 있는 곳으로. 노들섬 라이브하우스에서 진행됐다고 한다. 그리고 이 책 역시 <아무도 없는 곳에서, 모두가 있는 곳으로>.

시작은 최진영 작가님, 눈이 녹아 새싹이 움틔우는 봄을 지나 작열하는 태양의 여름을 지나는 와중에도 작가님은 겨울의 중간에 서 있는 것 같았다. 그리고 나 역시 아직 나를 사랑하는 법을 모르겠다. 아니 확실히 모른다.

그리고 인상적이었던 문장은 신해욱 작가님의 ‘이제 양쪽에서’에 나왔던 “어떤 말들은 뒤늦게 도착한다.”였다. 과거에는 미처 몰랐던 말들이 현재에서야 와닿는 경우가 있다. 가령, 어린 날의 언젠가 나는 학교가 가기 싫어 아프면 좋겠다는 생각을 했다. 입원을 해본 적 없던 나는 그것 또한 안경 쓰는 친구를 부러워하던 것과 같은 어린날의 시기와 질투가 녹아있었다. 그렇게 30대가 되어 아팠고, 독한 진통제 탓에 간이 망가지고 그 탓에 눈 또한 급격히 나빠져 안경 또한 쓰게 되었다. 결국 늦게서야 도착한 말이 되었다.

이 책을 읽고 내가 아무도 없는 곳을 꿈꾼다는 걸 알았다. 그런 반면, 타인에게 의지를 많이 하고 있다는 걸 알았다. 결국, 혼자이고 싶으나 혼자를 견디지 못한다는 것 또한.

아직은 아무도 없는 곳을 꿈꾼다. 혼잡한 것 보다는 적막하리만큼 한적한 곳을 꿈꾼다. 그리고 그 어디쯤, 내 마음도 살짝 내려놓고 싶다. 끝 없는 겨울을 걷는 기분, 그 기분을 느꼈다. 이 책에서.

#아무도없는곳에서모두가있는곳으로
#최진영 #신해욱 #한정원 #김현 #안희연 #안미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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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겨울의 일주일
메이브 빈치 지음, 정연희 옮김 / 문학동네 / 2018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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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겨울의일주일 #메이브빈치

이 책을 알게 된 것은 2022년도에 읽었던 <책들의 부엌>이라는 책을 통해서이다. 힐링 소설이 넘쳐나던 그 시기에, 나도 유행을 따라 부단히 힐링 소설을 찾아 읽었었다. 그리고 그 중, 한적한 시골마을에서 북스테이를 운영하며 손님들의 사연을 들어주고 공감해주고 따뜻한 위로를 건네던 책이 있었다. 그 책이 <책들의 부엌>이었고, 그 책을 읽다 궁금증이 생긴 책들을 메모해두었다가 구매했었다. 그리하여 내 품에 오게 된 책이 <그 겨울의 일주일>이라는 책이다. 겨울에 읽으려고 아끼고 아끼다 너무 오래 아껴버렸지만, 지금 읽어서 다행이라는 생각이 드는 책이다. 책들의 부엌과 비슷한 느낌의 책이어서 이어서 읽었으면 (물론, 책들의 부엌보다 그 겨울의 일주일이라는 책이 먼저 발행되었다.) 자칫 지루하다 느꼈을 테니까.

이 책은 치카의 이야기로 시작된다. 작은 바닷가 마을에 사는 치카 앞에 나타난 한 남자, 그리고 그 남자와 사랑하게 된 치카는 그 남자를 따라서 도시로 나갈 결심을 한다. 그러나 가족 중 단 한 명도 응원을 해주거나 따뜻한 말 한마디 건네지 않는다. 결국 냉대속에서 집을 나서게 된 치카가 다시 스토니브리지로 돌아와서 오래된 스톤하우스를 고쳐 호텔을 운영하게 되는 이야기다. 그리고 그 호텔을 찾은 손님들의 다양한 사연들을 접할 수 있었다. 흔한 힐링 소설이지만, 깨닫는게 많은 책이었다.

우선, ‘나였다면‘하는 가정을 많이 하게 만드는 책이다. 그것이 누구의 입장이었든지 말이다. 내가 호텔에 묵는 손님인 화자의 관점일 수도 있고, 그 관점속에 등장하는 등장인물일 수도 있다. 잔잔한 바다 같은 책이나, 파도가 제법 높은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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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때 우리의 전부였던 - 밀레니얼 키즈의 향수
김현경.송재은 엮음 / 웜그레이앤블루 / 2022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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표지부터가 추억돋아서 구매했던 책. 올 해의 첫번째 기록책으로 선정하였다. 아휴, 추억 돋아!

CDP 들어본 사람은 읽어야 함.
MP3 가져본 사람도 읽어야 함.
전자사전 가져본 사람도 읽어야 함.
PMP 가져본 사람도 읽어야 함.
스마트폰 이전에 핸드폰 써본 사람도 읽어야 함.
싸이월드 해 본 사람도 읽어야 함.
삐삐 써본 사람도 읽어야 함.

국민학교로 입학해서 초등학교로 졸업한 나는 두루두루 걸쳐봤다. 공부를 하지 않아서 전자사전은 좀... 거리가 멀지만, 16폴리 핸드폰, 흑백 핸드폰을 거쳐서 현재 스마트폰까지 슬라이드폰과 전설의 스카이를 모두 사용해 보았다. 그 중, 가장 혁신적인 것은 가로본능. 바로 그것이었다. 그 다음은 매직키패드 라는 핸드폰으로 처음 터치패널을 탑재한 폰이었다. 그 다음 연아의 햅틱과 초콜릿폰을 지나서 갤럭시 시리즈와 아이폰까지.
문득, 생각난건데 폰만 안 샀어도 부자였겠다 싶다.

추억의 물건을 보면, 그 때의 공기나 분위기가 떠오른다. 오랜 친구가 보고싶어지는 책. 그 모든 걸 함께 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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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선에 어린 하루
유하 외 지음 / 지식과감성# / 2023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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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월을 맞이하며 유하님의 글쓰기 모임을 함께 하였다. 글쓰기 모임 중 우연찮게(?) 유하님이 공저한 책이 나와서 후다닥 주문을 하고 읽었다. 읽고 메모하고를 반복했다. 사실, 공저는 좋아하지 않는다. 문체가 시시각각 바뀌는 것을 좋아하지 않기 때문! (유하님께 공저는 좀...이라고 미리 말한 적 있으니 이해해 주실거라 믿는다👀)

책의 시작을 우리 유하님(구.빙그레) @yuha_space @yuha_geul 이 함께한다. 웃고 떠들기나 하던 사람의 감성과 생각을 엿보는 것은 새로웠다. 그리고 결정적으로, 유하님 문체가 내 스타일이다. 엄청. 다음에 만나서 싸인 받아야지 👀
🔖나는 단 한 번의 계절을 살아 내고 있다. p.15 계절
살고 있다나 지나가고 있다가 아니라서 좋았다. 그래, 살아 내고 있다. 힘겹게.

유하님을 보기 위해 데려온 책이건만, 도플갱어같은 작가님을 발견하고야 말았다. 아니, 유난히 비를 좋아하는 분이 많은 공저책이었다. 그러나 그 중에서도 엄민희 작가님의 🔖비 오는 날 은 뭐라 말할 수 없을 정도로 공감의 공감이었다. 비의 벽으로 가리워진 나만의 공간을 기다려보게 된다.

책을 넘기다 보면 ‘그건 아마 발버둥이었을 거야’라는 글이 보인다. 그 글 중에 이런 부분이 있다.
🔖깊은 바다에 잠기면서도 우산을 쓰는 이유는 비는 맞기 싫었기 때문이야
각기 받아들이는 게 다르겠지만, 내가 받아들이기에는 이미 너무 힘들고 지쳐서 무너져내렸지만 마지막 힘으로 우산을 드는 느낌이라서 좋았다. 가끔은 “힘내”“괜찮을거야”“잘 될거야”라는 말조차 비수가 되어 날아드니까.

이 책에는 비가 많다. 그래서 읽을수록 마음에 들었는지도 모르겠다.
🔖비를 좋아하던 당신은 결국 비가 되었을까 p.117
오늘부터 비가 되는 꿈을 꿔보기로 했다.

✏️
필사에 문장을 많이 남겨뒀으니, 한 번 봐보시길 바랍니다.
내게 꼭 맞는 보석을 찾을지도 모르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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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라리 비라도 내렸으면 좋았을 저녁입니다
배성희 지음 / 꿈공장 플러스 / 2022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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꽤 오래 인스타에서 친구를 맺었던 배성희 시인님께 책선물을 받았습니다. 갈무리할 문장이 더 많았지만 추리느라 고생할 정도로 제게는 와닿는 글이 많았습니다. 그래서 선물에 대한 제 마음을 담아 서평의 글로 작성을 해봅니다.

얇고 가벼운 책으로 휴대가 간편해 나들이길에 들고 나섰습니다. 예쁜 식물원 카페에서 읽기에 마음이 일렁이는 시가 제법 많았지만, 반짝이는 바다와 멀리 내려앉은 붉은 낙조를 보며 보아서 마음을 더 어루만져 준 것 같습니다.

다양한 아픔을 담았다고 생각합니다. 물론, 저와 다르게 받아들이는 분들도 많겠지만. 최근 몇 가지 일이 겹쳐서 마음이 힘든 상태에서 읽어서인지 제겐 아픔으로 다가왔습니다. 그리고 책 제목처럼 비라도 내리길 바라게 되었죠. 단단한 느낌이 나는 문체는 특히 와닿았고, 그러한 부분을 발췌하여 기록했습니다.

그저 제가 아는 모두의 하루가, 저녁이 안온하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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