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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89년 이후의 현대 미술
켈리 그로비에 지음, 주은정 옮김 / 시공아트 / 2026년 9월
평점 :
미술관에서 현대미술 앞에 서면 "이게 왜 작품이지?" 싶을 때가 있죠.
저는 현대미술이 너무 어려웠거든요,
그런데 이 책으로 조금 이해의 폭이 넓어진 느낌예요.
이 책의 포인트는 10가지의 핵심 주제를 통해 현대미술사를 살펴 본다는 겁니다.
1. 작품의 상업적 가치가 아니라 그 시대를 대표하는지를 기준으로 작품을 골랐다고 해요.
2."위대한 예술 작품은 그 작품을 낳은 시대와 공명한다"는 관점이에요. 문학작품도 마찬가지지만 미술 작품이 나온 배경을 알면 훨씬 쉬워져요.
3. 시간, 공간, 죽음과 종교, 거리와 투쟁, 신체, 과학, 추상, 언어 등 주제별로 묶여 있어서 현대미술의 흐름이 한눈에 보이더라고요, 마지막 장의 타임라인으로 주요 사건도 정리할 수 있었어요.
4. 데이미언 허스트, 뱅크시, 론 뮤익, 서도호 등 실제 제가 관람했던 유명 작가들의 작품을 보는 재미도 쏠쏠했습니다.
저자 켈리 그로비에는 시인이자 문화비평가로 BBC 컬처의 미술 칼럼니스트로도 활동하고 있다네요
시인의 시선으로 작품을 읽는다는 점도 흥미로웠습니다.
제 마음에 남은 작품들
▪️ 마크 퀸 〈셀프〉 (24~25쪽)
자신의 피로 두상을 만든 연작으로, 지금도 계속되고 있다고 해요.
섬뜩한데, 사라질 수 있는 존재라는 사실을 가장 정직하게 보여주는 작품 같았어요. 얼굴이 시간 앞에서 어떻게 변하는지도 생각하게 되더라고요.
▪️ 서도호 (37쪽, 48쪽)
세계 곳곳의 작가들이 가장 익숙하고 소중한 공간인 '가정'의 본질을 묻기 시작했다는 대목에서 만나요
이번 국현미 서도호 전에서 만나고 인생작가로 정한 작가님이라 더욱 반갑고 좋았습니다.
▪️ 안토니 곰리 (53쪽, 57쪽)
알프스 일대에 자신의 모습을 본뜬 100개의 조각상을 설치했어요.
개인의 존재가 사라지는 동시에 독립적인 정체성을 유지하는 아찔한 균형이 작품의 핵심이라고 해요.
꼭 한 번 현장에서 만나고 싶다는 생각을 했어요.
▪️ 론 뮤익 (66쪽)
거대한 얼굴이 죽음과 잠 사이에 놓여 있어요. 죽음을 외면하지 않고 들여다보는 시선, 죽음 속 삶, 삶 속 죽음이라는 주제가 와닿았는데요. 작품전 가기 전에 이 책을 먼저 읽었다면 더 좋았겠다 생각했습니다.
▪️ 마우리치오 카텔란 〈제9시〉 (73쪽)
2000년 공개되자 큰 충격을 준 설치작품이에요. 처음엔 낯설고 불편했는데, 그 불편함이 어디서 오는지 읽고 나니 다르게 보였어요. 작품이 던진 질문이 그 시대를 비추고 있었거든요.
이렇게 읽어보시면 어떨까요?
주제별로 묶여 있어서 처음부터 순서대로 읽지 않아도 돼요. 끌리는 주제 장부터 펼쳐도 좋고, 마음에 남은 작품은 이미지를 찾아 크게 다시 보면 훨씬 더 오래 기억에 남았어요.
이 책을 통해 배운 것은 현대미술은 정답을 맞히는 일이 아니라 이 시대가 던지는 질문을 읽는 일이라는 건데요.
다섯 작품을 고르고 보니 결국 시간, 공간, 죽음처럼 우리가 매일 마주하는 주제였어요. 멀게만 느껴졌던 현대미술이 성큼 가까워진 느낌이었습니다.
저처럼 현대미술이 막막했던 분, 최근 30여 년의 예술 흐름이 궁금한 분께 추천해요.
현대미술 입문서를 찾고 있었다면 이 책이 좋은 출발점이 되어 줄 거 같습니다~!
출판사에서 도서를 제공받아 읽고 주관적으로 작성한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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