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한눈에 읽는 오디세이 - 크리스토퍼 놀란 영화 <오디세이> 원작
호메로스 지음, 은상 엮음 / 빚은책들 / 2026년 8월
평점 :

오늘은 영화 오디세이를 보기 전 짧게 볼 수 있는 <한눈에 읽는 오디세이>를 소개해 드리려 합니다.
사심가득 벽돌책 독서모임에서는 한 달에 한 권씩 벽돌책을 읽고 있는데, 마침 다음 달 도서가 바로 오뒷세이아 입니다. 작년에 일리아스와 이윤기의 그리스로마신화를 읽었던 터라 기대를 하고 있었는데 영화가 먼저 개봉을 해 버렸더라고요.
700여 페이지의 원작을 읽기 전 가볍게 줄거리 정도 읽어보는 느낌으로 잡았던 책이 <한눈에 읽는 오디세이>였습니다.
영화를 보기 전날 저녁에 잡았는데 다행히 영화 시간 12시 30분 전까지 완독할 수 있었습니다.
285 페이지 정도이지만 줄거리가 흥미진진해서 빠르게 넘어가기 때문에 하룻밤 독서로 추천 드리고 싶어요.
기원전 음유시인이었던 호메르스는 일리아스와 오뒷세이아라는 걸출한 작품들을 만들어냈고 수천 년이 지난 지금까지도 널리 읽히고 있습니다.
<일리아스>가 신들의 이야기에 좀 더 몰입되어 있다면 <오뒷세이아>는 오디세우스의 고국으로 돌아가는 20년간의 여정을 통해 인간의 이야기를 전합니다.
귀환은 곧 자신을 찾기 위한 과정인 것이기 때문이죠. 그래서 둘 중 오디세이아 사람들에게 더 많은 사랑을 받은 작품이라고 볼 수 있을 것 같습니다.
6부작의 내용은 아들, 표류, 모험, 귀환, 갈등, 복수의 여정으로 이어집니다.
"오디세이가 사라진 20년. 이타카 왕궁에서는 페넬로페에게 청혼하는 남자들이 떼 지어 들어앉아 재산을 축내고 있다. 소년 텔레마코스는 아버지 오디세우스를 알지 못한 채 무력하게 자랐지만, 아테나의 격려를 받아 처음으로 아버지를 찾겠다고 결단합니다.
그는 배를 타고 그리스 각지를 돌며 늙은 영웅 네스토르와 메넬라오스를 찾아가 아버지의 행방을 묻는다. 텔레마코스는 소년에서 청년으로 한 걸음 더 성장해 이타카로 돌아갈 준비를 한다."_9p
이야기는 아들 텔레마코스에게서 시작합니다. 텔레마코스는 아버지를 찾기 위한 여정을 떠나죠.
이는 아버지 오디세우스와 다르지만 같은 여정이 됩니다. 즉 자신을 찾는 자기 정체성 확립의 과정이 되는 것이지요.
"곧 죽을 수밖에 없는 인간. 신들이 그런 인간도 신경 쓰나요? 내가 그를 구해주고, 사랑해서 영원히 살게 해주겠다고 했는데, 그게 뭐가 잘못됐나요?"_57p
"한낱 인간인 내 아내를 여신인 당신과 비교할 수 없지요. 하지만 인간에게는 인간의 삶이 있고, 신에게는 신의 삶이 있습니다. 전 인간의 삶을 포기하고는 행복할 수 없을 겁니다. 전 수많은 고난을 겪어 왔어요. 앞으로도 고난을 잘 헤쳐 나갈 겁니다."_59p
요정 칼립소에게 7년을 붙잡혀 살았지만 오디세우스는 매일 눈물을 흘리며 고국과 가정을 그리워합니다.
칼립소는 그에게 불멸의 삶을 제안하지만 오디세우스는 인간의 유한한 삶을 선택하죠.
오디세우스에게 귀환은 자신을 찾는 과정이고 결국 칼립소의 섬에서 살게 되는 불멸의 삶은 더 이상 오디세우스가 아니니까요. 그리고 그 과정에서 오는 모험과 고난을 기꺼이 마주해야 합니다.
이 파트에서는 파이아키아 왕국 연회에서 오디세우스가 직접 털어놓는 10년의 표류 이야기가 나옵니다.
오디세우스는 지혜와 책략의 대가입니다. 영화 오디세이에서는 그의 전사로서의 모습이 두드러졌지만 원작에서는 그는 전술로 승리를 이끄는 지략가이죠.
인간의 지혜와 책략은 항상 겸손함을 전제해야 한다는 걸 키클롭스와의 전투에서 배울 수 있습니다.
괴물을 처단했다는 승리감에 도취된 그는 "아무도 아닌 자(nobody)라고 속였던 걸 잊고 "나는 오디세우스"라고 외칩니다.
대장에게만 몰래 준 보물이라고 오해한 부하들은 질투와 탐욕으로 은실 매듭을 풀어 바람을 놓치게 되고, 마지막 남은 부하들은 태양신의 소떼를 잡아먹다 죽음을 맞이하게 되지요.
바람 주머니는 정확한 정보를 모른 채 탐욕으로 저지른 일이라고 할지라도 태양신의 소떼는 인간이 얼마나 욕망의 노예인가를 보여줍니다. 죽을 줄 알면서도 지금의 욕구 충족을 위해 그릇된 선택을 하는 것이죠.
"20년 동안 수많은 곳을 떠돌면서 여신의 보호도 받고 왕의 환대도 받았지만 이 투박한 오두막에서 돼지치기가 건넨 외투 한 장이 유독 무겁게 느껴지는 건 왜일까.
아마도 그것은 인간이 이해하기 어려운 종류의 행운이었기 때문일 것이다. 오디세우스에게 지금 필요한 것은 화려한 궁이 아니라 의심을 지워줄 따뜻함이었다."_180p
20년을 떠나 있었던 그를 반기는 건 믿었던 가신들이 아니었습니다. 돼지 치기, 목동, 그 시절 키우던 개가 그를 애타게 그리는 이들이었죠. 진정한 믿음이란 무엇인가를 생각하게 하는 포인트였던 것 같습니다.
"원래 구혼이라는 것은 신부의 집안에 소와 양을 몰고 와서 잔치를 베풀고, 훌륭한 선물을 바치는 법이지요. 남의 재산을 다 퍼먹고도 선물 한 점 없는 것, 그것은 구혼이 아니라 약탈입니다."_215p
페넬로페는 타락한 여성들이 끊이지 않는 그리스 로마신화에서 드물게 지혜로운 여성으로 손꼽힙니다. 낮에는 수의를 짜고 밤에는 푸는 전략을 통해 3년을 버티는데요.
영화에서는 이런 페넬로페의 강인한 모습을 잘 표현한 것으로 보입니다.
페넬로페와 시녀들 이야기는 마거릿 애트우트의 <페넬로피아>에서 재해석한 걸 볼 수 있습니다.
"우리의 침대는 내가 직접 만들었소. 침실 한쪽에 거대한 올리브 나무가 뿌리를 내리고 있었지... 침대는 움직일 수 없게 그가 설계한 것이었다. 왜냐하면 사랑은 견고하고 영원하며 흔들릴 수 없는 것이니까."_277p
페넬로페는 오디세우스가 돌아왔지만 바로 받아들이지 않고 서로만 아는 비밀을 통해 그의 정체를 확인합니다. 페넬로페의 독립적 판단력을 알 수 있는 장면입니다.
"정의는 한 번의 칼질로는 지켜지지 않는다. 정의는 오랫동안 고통스럽게 지키는 것이다."_286p
오디세우스의 복수가 끝난 뒤 복수를 위해 구혼자들의 가족들과 부족민들이 공격을 합니다. 또 다른 전쟁이 시작하는 순간이었는데 이때 아테나가 개입해서 전쟁을 멈춥니다.
과연 정의로운 복수가 있을까요? 타인에게는 그것은 또 다른 폭력이 아니었을까요? 신이 개입하지 않았다면 돌고도는 폭력의 악순환으로 빠지게 되는 결말이 오고야 만다는 암시가 아니었나 싶습니다.
쉽게 스토리 위주로 300페이지 안되게 요약정리되어 있는 한눈에 읽는 오디세이는 영화 오디세이를 보기 전 읽기 좋은 짧은 고전으로 추천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영화오디세이 #오디세이아 #한눈에읽는오디세이 #빚은책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