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하로부터의 수기에서 가장 유명한 문장이다. 첫 문장은 지하인의 충격적인 자기 고민으로부터 시작한다. 그는 2곱하기 2는 4와 같이 이성적인 계산에 따라 움직이기를 거부한다. 인간은 자기에게 손해가 있을지언정, 자신의 자유의지와 독립성을 증명하기 위해 일부러 파멸이나 비이성적 선택을 하는 모순적인 존재라는 것이다.
"자유롭고 구속받지 않을 자기 의지, 비록 야만적일지라도 자신의 고유한 변덕, 광기로 치닫는 자기만의 몽상... 이런 것들이야말로 우리가 잃어버린 '가장 이로운 이익'이다."_59p
그는 지나친 의식이 병이라는 것을 확신하고 있다. 하지만 스스로가 비천함을 정확히 인식하는 데서 오히려 쾌락을 느낀다. 그는 마지막까지도 타협하지 않겠다는 의지를 불태우며 지하인으로서 남기를 희망한다.
2부에서는 지금 내리는 진눈깨비를 보고 떠오른 16년 전 젊은 시절의 일화를 들려준다.
자신을 무시한다고 느꼈던 길에서 만난 군인에게 복수하기 위해 어깨를 부딪치는 사소한 복수를 한 일화, 자신을 끼워주지 않는 학창 시절 동창들의 송별회에 억지로 찾아가 멸시를 받은 일화 등이 그것이다. 특히 동창들과의 일화는 그가 얼마나 사람들에게 사랑받고 싶었는지를, 인정받고 싶은 욕구가 있었는지를 보여준다.
이후 아직 순수한 영혼을 가지고 있던 리자라는 여성을 만나게 되고 그녀에게 도덕적 구원의 이야기를 하며 감동을 준다. 하지만 그것은 그의 지독한 허영심이었을 뿐.... 사실 그는 그녀를 구해줄 수가 없었다. 마지막까지 자신의 초라함이 드러날까 전전긍긍하다 결국 리자에게 상처를 주고 쫓아내고 만다.
십수 년이 지난 지하인은 아직도 그 수간의 리자를 잊을 수 없다.
어쩌면 타인과 연결될 수 있을 마지막 기회였을 텐데... 지하인은 그걸 스스로 걷어찬 뒤 현재의 어두운 지하방에 숨어버린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