춤추는 단백질 - 탄생, 사랑, 변신, 그리고 죽음을 순환하는 생명의 과학
샤히르 S. 리즈크.매기 M. 핑크 지음, 홍지연 옮김 / 흐름출판 / 2026년 6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이번에 소개드릴 책은 미국 도서관 협회 선정 올해의 책, 하버드 벨크냅프레스 선택 '생명과학의 새로운 고전', 출간 즉시 아마존 분야 1위를 달성한 그야말로 핫한 과학 책 춤추는 단백질입니다. 


DNA가 생명의 설계도라면, 단백질은 그것을 현실로 만드는 존재다. 

설계도는 하나지만, 그 가능성은 무한하다.

p8


지은이 샤히르 S. 리스크 & 매기 M. 핑크

샤히르는 인디애나 사우스밴드 화학 생화학부 부교수이자 인디애나대학 의과대학 겸임 부교수로 일하고 있습니다. 듀크대에서 생화학 박사 학위를 취득하고 시카고 대학에서 박사후 연구원 과정을 수학했다고 하며 현재는 자연계에 존재하지 않는 단백질을 설계해 환경 오염 물질을 감지하고 질병을 치료하는 바이오 센서를 개발하고 있습니다. 


매기는 노터데임대학교에서 미생물학 박사를 취득하고 같은 대학에서 박사후 연구원으로 재직 중이며 인디애나대학교에서 사우스밴드 겸임교수를 겸하고 있습니다. 결핵균이 인체 안에서 살아남는 분자 메커니즘을 연구하여 2021년 상을 받았습니다. 

과학자이면서 시인, 화가이기도 한 그녀는 직접 이 책의 삽화를 그렸다고 합니다. 




생명과학 하면 우리는 보통 세포와 유전자를 생각합니다. 


하지만 이 책은 단백질의 중요성에 집중합니다. 

단백질은 세포 안의 작은 일꾼으로 지구상 모든 생명체의 생물학적 기능이 바로 단백질로 이뤄집니다. 즉 단백질은 우리 존재 자체의 원동력이라는 것입니다. 


생명공학을 전공하고 싶은 친구들이 꼭 읽어야 하는 이유는 보통 대학에 들어가 한참 지난 뒤 화학과 생물학 과목을 몇 학기씩 수강한 후에야 단백질의 구조와 기능이라는 세계를 탐구한다고 합니다. 

현재 알파폴드를 연구하는 것이 일반인도 참여 가능한 점, 단백질 구조를 통해 전 세계 수많은 신약이 출시되었고 앞으로 출시될 것이라는 것입니다. 

미리 이런 책을 읽고 고등학교 때 연계할 수 있는 추가 연구나 실험 등을 통해 앞으로 진학할 과와 연계한다면 정말 훌륭한 과제가 나오겠지요? 

아이디어를 직접 찾아 드릴 수는 없겠지만, 힌트를 드리면 이 안에 추가 연계할 연구와 실험 아이디어가 그득하더라고요. 충분히 겹치지 않게 다양한 연계 학습이 가능한 책이라 생명과학 생기부 독서로 추천드립니다. 



단백질 하나하나에 우리가 누구이고 어디서 왔는지를 말해주는 이야기가 담겨있다. 

"우리 세포 하나의 크기가 미국의 평균 가정집만 하다면 그 안은 포도만 한 것부터 수박만 한 것까지 약 300억 개의 단백질로 가득 차 있다."_27p

이러한 단백질 하나하나에 우리의 기원이 담겨주는 이야기가 있다는 것이다. 즉 단백질은 진화의 역사를 보여 줍니다.

DNA를 설계도라고 하면 RNA에는 그것을 읽어내는 컴퓨터이며 단백질은 실제 일하는 일꾼입니다. 사실 지금까지 생명공학은 주로 DNA에서 일어나는 돌연변이를 주로 살펴보았지요. 그런데 이 돌연변이는 결국 단백질의 변이에서 발생하기 때문에 시선을 DNA에서 단백질로 돌리고 있는 중인 것이죠. 

잘 알고 있는 암의 경우가 단백질 이상이 초래하는 질환이죠. 종양 억제 단백질이 제 기능을 잃어 증식을 하거나 암 유발 단백질이 지나치게 촉진되는 경우입니다. 


단백질의 신비는 끝이 없습니다. 

곰과 같이 겨울잠을 자는 동물들은 오랜 휴면 상태 이후에서도 곧바로 움직일 수 있죠. 이는 수많은 단백질 중 하나인 알파 2 마크로글로불린이 혈류로 방출되며 휴면 기간 동안 근육 위축을 막아주기 때문이라고 합니다. 만약 이런 단백질이 있다면 근육 위축을 겪는 질환자들이나 보행이 불가한 환자들에게는 큰 도움이 되지 않을까요? 


놀라운 케이스는 끝도 없습니다. 

결빙 방지 단백질을 가지고 있는 식물, 곤충, 어류들이 있습니다. 예를 들어 당근은 겨울 동안 땅이 얼어붙어도 얼지 않는데 이는 결빙 방지 단백질이 보호해 주기 때문입니다. 물 분자가 액체에서 고체로 바뀔 때 일어나는 미세한 구조 변화를 감지해 얼음 결정 씨앗을 둘러싸기 때문에 더 크고 날카로운 결정이 되지 못하게 만들어주는 원리를 가지고 있다고 합니다. 이는 식량, 기후, 의료 등 다양한 분야에서 활용 예정입니다. 추위에 약한 식물에도 적용이 가능하고 저장, 운송, 장기 보존에도 활용될 수 있겠죠. 


홍해 가자미에서 발견된 파르닥신 단백질은 항암 효과를 보이고 있다고 하고 최근 어류에서 실험했을 때 선택적으로 암세포만 파괴하였다고 알려졌죠. 




고통, 기쁨, 두려움, 불안, 우울, 황홀감, 후회, 심지어 사랑까지. 이 모든 감정은 단 하나의 수용체가 아니라 일종의 단백질이 만들어내는 거대한 네트워크의 산물이다. 

84p

오렉신이라는 작은 단백질은 뇌에서 분비되어 각성 신호를 보내는 역할을 합니다. 수면에서 일어나 활동할 수 있도록 돕는 단백질이죠. 오렉신의 분비 타이밍이 잘못되면 기면증이나 몽유병이 올 수도 있다고 합니다. 오렉신 수용체의 구조와 작동 방식을 연구한 결과 수보렉산트라는 약제가 개발되었고, 현재 만성 불면증을 앓는 사람들에게 꼭 필요한 약제라고 하네요. 


그 외에도 북쪽의 색을 보는 새(크립토크롬이 자기장 정보를 이미지로 변환해 시신경으로 전달함), 피부로 세상을 느끼는 문어, 음파로 날아다니는 박쥐, 초저주파를 듣는 고래, 물속 전자기 신호를 포착하는 상어, 어둠 속에서 쥐의 체온으로 열지도를 그리는 살모사, 수 천 킬로 밖에서 발생한 지진을 발바닥으로 감지하는 코끼리 모두 분자 수준에서 단백질의 상호작용으로 이루어진다는 것입니다. 


삶은 계란을 다시 날달걀로 돌릴 수 있을까요? 

2015년까지 이는 불가했는데 호주와 캘리포니아 어바인 캠퍼스 연구팀을 통해 가능한 일이 되었다고 합니다. 효소만으로는 단백질 엉킴만 풀 수 있었는데 압력을 가해 풀렸던 단백질이 다시 제대로 접히면서 구조와 기능을 모두 찾은 놀라운 발견이었습니다. 

이렇듯 효소는 생명계에서 가장 작은 기계로 화학 결합을 끊거나 새로 만들어내면서 화학반응을 일으키고 생존에 필요한 물질을 끊임없이 만들어내거나 분해합니다. 




스페인의 생물학자 페테리카 베르토키니는 취미로 양봉을 하다 벌에 피해를 주는 꿀벌부채명나방 애벌레들을 봉지에 담아 두었다고 합니다. 그런데 잠시 후 봉지에 구멍이 나 있는 것을 발견했고 애벌레의 침을 분석한 결과 폴리에틸렌을 분해할 수 있는 효소 2가지를 찾아냈다고 하죠. 


반딧불이는 어떨까요? 반딧불이를 비롯한 빛을 내는 수천 종의 생물에서는 루시페레이스라는 단백질 효소와 루시페린이라는 분자가 있습니다. 현재 더글라스 프래셔 박사가 해파리의 GFP 유전자를 분리해 내는데 성공함으로써 세포 미세소관에 노랑, 청록, 빨강, 파랑 등 다양한 형광 단백질을 이용해 세포 분열 과정과 세포 안 여러 구성요소의 위치와 이동을 실시간으로 추적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이러한 연구의 성과로 2008년 시모무라 오사무, 마틴 챌피, 로저 첸이 노벨 화학상을 수상하기도 하였다고 합니다. 


"독은 용량에 달려 있다."

최근 연구에 따르면, 청자고둥 한 종이 독 속에 만들어낼 수 있는 단백질은 최대 1000가지에 달한다고 합니다. 청자고둥은 먹이를 발견하면 인슐린 유사 단백질을 물속으로 방출해 물고기가 저혈당 상태에 빠지게 한다고 해요. 인간의 인슐린보다 작용이 빠르고 효과가 뛰어나 당뇨병 치료제로서 가능성이 높아 현재 연구되고 있으며, 청자고둥의 독에 포함된 성분으로 오늘날 강력한 진통제로 사용되고 있는 지코노타이드라는 약물도 있다고 합니다. 이는 모르핀보다 약 1000배 강해 기존의 오피오이드 진통제가 효과를 보이지 않는 극심한 통증에 활용되고 있다고 합니다. 


최근 데스스토커의 클로로톡신이 치명적인 뇌종양인 교모세포종에 달라붙는다는 사실을 확인해 항암제 개발에 착수하기도 하고 브라질 살모사의 독소에서 유래한 캐토프릴을 고혈압 치료제로 쓰거나 방울뱀의 인테그릴린에서 항응고제를 발견하기도 했다고 하네요. 


박테리아가 들끓는 환경에서 사는 쉬파리(fish)는 사르코톡신이라는 AMP를 만들어내는데 이를 이용해 내성 박테리아에 대한 새로운 항생제를 개발하고 있다고 합니다. 아직은 경구용으로는 개발을 어렵지만(소화되거나, 아나필락시스 쇼크의 위험성) 감염 상처에 바르는 국소 치료제로 개발 중이라고 합니다. 


혀서 하나하나, 단백질 하나하나가 생명이라는 교향곡을 이루는 음표다. 그중 단 하나라도 어긋나면 그 여파는 오케스트라 전체로 퍼져 나간다.  

317p

알츠하이머, 헌팅턴, ALS 같은 질환은 모두 잘못 접힌 단백질이 제때 제거되지 못하고 주변의 단백질까지 같은 방식으로 풀어지게 만들면서 시작됩니다. 즉 이런 단백질이 세포 안에 점점 쌓이고 서로 달라붙기 시작하면서 세포의 구조와 기능에 치명적인 결과가 찾아오는 거지요. 

이런 질환들의 기본 원인은 노화에 따른 오류입니다. 하지만 광우병같이 이런 문제가 있는 단백질을 섭취함으로써도 동일 질환을 일으킬 수 있습니다. 하지만 희망이 생기고 있습니다. 크리스토퍼 가위, 유전자 편집의 기술로 단순 오류뿐 아니라 새로운 단백질을 창조하는 시대가 열리고 있으니까요. 


TNF(종양괴사인자)가 통제력을 잃은 질환이 류머티스성 질환입니다. 현재 사용되고 있는 휴미라는 TNF를 찾아 기능을 차단하는 기전을 가지고 있습니다. 

치료용 초기 사례인 트라스트주맙인 허셉틴은 유방암 치료제로 널리 쓰이고 있는 제품입니다. 허셉틴은 암세포 표면에 있는 HER2 수용체라는 단백질을 표적으로 삼는데 이 수용체에 높은 친화도로 결합해 신호를 차단하도록 만들어진 항체입니다. 


재넨테크에서 개발된 항체는 고형 암의 억제 개발이 가능한 생쥐 항체를 인간화한 제품입니다. 이는 2004년 베바시주맙으로 아바스틴이라는 이름으로 대장암 치료제로 FDA 승인을 받았고 현재 뇌종양, 대장암, 폐암, 자궁경부암 등에 널리 사용되고 있습니다. 


1997년 캘텍의 스티븐 메이요 연구팀이 컴퓨터로 설계된 최초의 단백질을 보고 했습니다. FSD1이라는 이름의 고작 28개의 아미노산에 불과한 이 단백질을 시작으로 컴퓨터 능력이 향상되면서 알파폴드의 시대가 열렸습니다. 

2003년 워싱턴 대학의 데이비드 베이커 연구진은 자연계에 없는 단백질 접힘 구조를 설계하는데 성공했고 계속해서 많은 연구들을 하고 있습니다. 현재 베이커 연구진이 개발한 로제타앳홈 애플리케이션을 설치하면 누구나 단백질 설계 연구에 직접 기여가 가능하며 단백질 접힘 문제를 온라인 협력 게임으로 바꾼 플랫폼 폴드잇도 개발한 상태입니다. 

구글의 알파폴드는 노트북이나 스마트폰만 있으면 누구나 무료로 쓸 수 있으며 몇 분 안에 단백질 서열을 입력하면 구조를 정확하게 확인 가능합니다. 이러한 놀라운 결과로 2024년 노벨 화학상은 수십 년간 풀리지 않던 단백질 접힘 문제를 해결한 구글 딥마인드의 데미스 하사비스와 존 점퍼, 데이비드 베이커가 공동 수상하였습니다.



2012년 일본의 한 연구진은 낙엽 퇴비에서 PET를 분해할 수 있는 효소를 발견했는데 효소 1그램으로 10시간 안에 500그램 이상의 PET를 분해할 수 있다고 합니다. 현재 프랑스에서 이 기술을 활용한 세계 최초 생물학 재활용공장이 건설될 예정이라고 하죠. 


단백질은 우리 몸을 유지하고 있는 최소의 단위로도 의미가 있지만 발전되는 기술에 따라 다양한 생물의 단백질에서 아이디어를 얻은 치료제와 제품(예: 환경오염과 기후변화를 막는)의 개발이 가능합니다. 여기에 생명공학의 미래가 있다고 생각됩니다. 


최신의 생명공학 트렌드를 확인할 수 있는 <춤추는 단백질> 생명공학 진학 목표로 하는 학생들이라면 꼭 읽어야 할 필독서로 추천합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