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글은 독감 트렌드 (데이터베이스 검색량을 빅데이터로 분석해 어느 지역에서 독감이 발생하는지 예측)에서 시작해 지금은 자회사 칼리코에서 노화 정복에 대한 연구를 이어가고 있다.
혁신적인 발견은 1992년 신시아 케년(현재 칼리코에서 근무 중)의 꼬마 선충 연구에서 나왔다. 선충의 daf-2 유전자를 변형했을 때 선충의 수명이 2배 이상 늘어났던 것이다. 이후 5년 뒤 하버드 의대 루브쿤 연구팀에서 daf-2 염기서열을 분석해 <사이언스>에 발표한 논문을 보면 이 유전자가 인간의 인슐린 및 인슐린 유사 성장인자 1 수용체 1GFIR에 해당한다고 밝혔다.
수명은 과연 어디까지 늘일 수 있는 걸까? 여기서 이제는 익숙한 건강 수명이라는 단어가 등장한다.
건강 수명은 '신체를 젊게 유지하고, 늙어가는 과정을 저지하고 나아가 '회춘'의 가능성까지 고려하는 일을 의미한다.
"인간의 수명은 이미 아주 길기 때문에 건강 수명이 30%만 늘어나도 회춘 치료의 1세대 수혜자들에겐 20년의 추가 수명이 부여된다. 과학 발전에서 20년은 영겁과 같다. 그러니 곧 2세대 치료법이 발굴될 테고, 수혜자들은 다시 30%의 추가 수명을 받게 된다. 이 과정은 무한대로 이어질 것이다."라고 예측했다. _165p
우리에게 익숙한 영생 추구자 브라이언 존슨이 아들과 혈장을 교환한 이유도 바로 회춘을 위해서다.
1864년 프랑스 동물학자 폴 베르가 쥐의 체액과 혈액을 공유해 늙은 쥐의 재생력을 입증한 것이다. 현재 여전히 논란의 여지가 많긴 하지만 혈장 투여를 통한 치료가 암암리에 진행되고 있다고 한다. 실제 2016년 콘보이 부부는 네이처지에 젊은 혈장을 주입하는 것이 포유류 조직을 젊게 만드는 데 파라바이오시스만큼이나 효과적일 수 있다는 가설을 제시했다.
마침내 특이점이 왔다의 저자 레이 커즈와일은 더 급진적이다.
그는 언젠가 우리의 생체 정보들이 모두 패턴화되어 밝혀지면 인간 복제체나 로봇 등의 비생물 기반으로 이전될 수 있다는 입장을 가지고 있다.
2024년 <와이어드>에서 그는 "결국 우리의 뇌는 99.9% 이상 비생물적인 존재가 될 것"이라고 이야기했다. 이는 일론 머스크의 뉴럴링크도 이와 결을 같이 한다.
너무 말도 안 되는 SF 같은 일이라고 생각하는가?
실제 우리 곁에서 발생되고 있는 일이다. 과학에서 시작한 발견은 공학으로 넘어가고 이제 인간의 DNA는 코드처럼 해독하고 다시 짜 맞출 수 있는 하나의 단위가 되는 것이다.
를 잘 살펴볼 수 있었다.
우리는 이와 다르다고 생각할지라도 이미 일반인들도 건강수명에 연연하고 내가 자고, 먹고, 운동하는 것을 기록하여 데이터로 분석하는 단계로 넘어와있다.
어쩌면 우리조차도 신체란 기계와 유사하다고 은연중에 생각하고 있었던 게 아닐까?
노화란 극복 가능한 질병으로 이미 인식하고 있는 건 아닐까?
멀지 않은 미래로 보인다.
과학과 공학이 만들어내는 새로운 세상, 궁금하기도 하면서 두렵기도 하다.
책의 말미에는 이러한 급진적 발전이 저개발국가와 저소득층에게는 혜택이 가지 않는 비형평성에 대해 논의하고 있다. 미국에서조차 저소득층의 새로운 돈벌이가 혈장 판매라니... 놀랄 노자였다.
급진적 개발에는 반드시 부작용이 따른다. 하지만 기회도 오기 마련.
그들이 말하는 공리주의, 장기간을 바라보았을 때 무엇이 전 인류에 유리할 것인지에 집중하자는 말이 묘하게 설득력이 있으면서도 부담스럽게 다가온다.
하지만 내가 어떤 생각을 하든 말든 세계를 움직이는 실리콘밸리의 과학자, 공학자들은 착착 자기들의 영생을 위해 앞으로 나아갈 것이다.
거기에 숟가락이라도 얹히려면 눈을 크게 뜨고 잘 살펴보고 있어야겠다. 건강 수명을 잘 관리하면서 말이다.
실제 사례를 살펴보며 넘치는 인사이트를 전하는 책이었다.
섬뜩하지만 흥미로운... 바이오 공학에 관심이 있거나 바이오 테크 투자에 관심 있는 분들이 보면 좋을 책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