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엇이 우리를 인간으로 살게 하는가
김종구 지음 / 위커리어북스 / 2026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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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다는 것은 숨 쉬는 것이 아니라 행동하는 것이다. 그것은 우리의 신체 기관, 감각, 능력, 그리고 우리에게 존재감을 주는 우리 자신의 모든 부분을 사용하는 것이다. 가장 오래 산 사람은 가장 많은 나이를 먹은 사람이 아니라, 삶을 가장 많이 느낀 사람이다. 

장 자크 루소

AI 시대, 스스로에게 던져야 할 38가지 질문이라는 부제를 가진 <무엇이 우리를 인간으로 살게 하는가>라는 책은 빠르게 발전하는 과학의 시대에 살고 있는 우리가 한 번쯤은 고민해 보았던 질문들을 되새김질할 수 있는 책이었습니다. 



이 책은 인간으로 어떻게 살아남을 것인가를 고민해 본 사람이라면 한 번쯤 꼭 읽어봐야 할 가이드북 같았어요.

저도 책을 읽으며 수없이 줄을 긋고, 작가의 질문에 나의 답을 메모하며 책을 노트처럼 사용했거든요.

이 기회에 다시금 인생을 돌아보며 38가지에 대해 나의 답변을 찾고 내가 어떤 것에 중점을 두는지 알아볼 수 있는 시간을 가지게 해 주었던 책이라 너무 잘 읽었습니다. 


목차의 질문들만 봐도 상당히 내용이 궁금해지지 않으신가요? 

평소 고민했던 질문들도 포함되어 있어 좋았습니다. 

특히 8번 AGI 시대에도 내가 가장 잃고 싶지 않은 것, 10번 AI가 모든 생산적인 일을 대신해 줄 때 나는 무엇을 위해 살 것인가 등 제가 집중하고 있는 것은 결국 삶의 목적과 의미라는 걸 다시금 깨닫게 해 주었습니다. 


마음에 와닿는 문구가 너무 많았는데요. 

"불안을 붙잡고 그 안으로 걸어 들어가는 사람만이 진짜 질문에 닿는다."_25p "우리가 가장 두려워하는 것이, 우리가 가장 소중히 여기는 것을 가리킨다.  두려움의 지형을 따라가다 보면, 자신이 가장 소중히 여기는 것들의 지도가 그려진다."_126p의 말처럼 질문들 중 가장 마음에 걸리는 질문을 붙들고 생각하는 것, 결국 그것이 인간으로 남는 길이자 나의 목적을 찾는 가장 좋은 방법인 것 같습니다. 


'에코 챔버'라는 단어를 처음 접했습니다. 메아리 방이라는 개념의 이 단어는 결국 알고리즘을 강화하는 패턴을 설명하는 단어였더라고요. 저는 알고리즘이 강화되는 걸 싫어해서 유튜브도 잘 보지 않고 오히려 책으로 회귀하는 상당히 아날로그적인 사람이다 보니 더 와닿았던 것 같습니다. 아이들에게도 이런 알고리즘으로 인한 '만들어진 나'를 경계하라는 이야기를 많이 하거든요. 


"한나 아렌트는 사유를 자기 자신과 나누는 대화"라고 이야기했다고 하네요. 정말 공감 가지 않나요? 우리가 책을 읽고 사유를 하는 이유이죠. 그 과정에서 '나'가 만들어지고요. 그런데 이 과정에서 알고리즘으로 인해 '조작'이 일어난다면 얼마나 억울한가요? 의도적으로 내가 나로 존재할 수 있게끔 스스로의 결정이 유도된 것인지 아닌지 계속 '들여다보는' 과정이 필요해 보입니다. 


잃고 싶지 않은 것을 아는 사람은 무엇을 지켜야 하는지를 안다. 그리고 무엇을 지켜야 하는지를 아는 사람만이, 변화의 속도 앞에서 휩쓸리지 않고 자신의 방향을 유지할 수 있다. 

95p

결국 내가 지키고 싶은 것은 사고와 판단의 자유, 타인에게 끼치는 긍정적인 영향력, 사람 간의 따뜻한 교류인 것 같습니다. 느리지만 그래서 매일 책을 읽고, 쓰고, 나누며 살려고 노력을 하고 있고요.  빠르게 날아가는 세상을 쫓아가지 못하는 게 아닌가 걱정도 되지만 중심을 잃지 않는다면 인간다움이 끝내 빛을 발할 것을 믿습니다. 


"완전히 안다고 생각하는 순간, 우리는 성장을 멈춘다."_170p

평소에도 성장을 멈추는 것은 죽음과 같다고 생각하기에 와닿는 문장이었습니다. 

'나'는 고정되어 있지 않다고 생각합니다. 계속해서 나아가고 발전해 가기 때문이죠. 

"나는 명사가 아니라 동사에 가깝다."라는 이런 저의 생각과도 일치합니다. 매일의 총합이 나이기에 오늘도 바른 선택을 하려고 노력합니다. 느릴지 몰라도 나의 속도로 꾸준히 나아가면서요. 


그 과정에서 중시하는 것이 '경험'입니다. 

제 아이디가 독서여행가인 이유이지요. 독서와 여행은 경험으로 만들어가는 제 삶의 핵심적인 요소입니다. 

"같은 빛이 다른 프리즘을 통과하면 다른 색이 나오듯, 같은 주제가 다른 삶을 통과하면 다른 표현이 된다."_197p는 말처럼 다양한 경험은 사고에 색을 입혀 나만의 삶을 다채롭게 만드는 층위가 되고 그림이 되는 것 같습니다. 삶의 끝자락에서 나는 정말 아름다운 그림을 그리며 살았다고 이야기할 수 있기를 바라거든요.


"인간은 타인을 필요로 하면서 타인에게 상처받는다. 연결을 원하면서 연결을 두려워한다. 사랑하면서 잃을 것을 안다. 이 모순 안에서도 사랑하는 것, 상처받을 것을 알면서도 다가가는 것이 인간이다. AI는 이 모순을 알지 못한다. 상처받을 수 없기 때문에 진정으로 사랑할 수 없다."_282P


얼마 전 김애란 작가님의 인터뷰가 세간의 화제가 되었지요. 인간과 AI의 차이를 '망설임'이라고 조곤히 말씀하시는데 참 여운이 길게 남았습니다. 이 문장을 읽으며 저는 '모순'이라는 단어가 깊이 와 박혔습니다. 

인간이 AI와 다른 점이죠. 인간은 타고나길 모순적 존재이니까요. 

죽음을 바라보며 유일하게 죽음으로 걸어가는 존재이기 때문입니다. 그 외에도 우리는 매 순간 욕망과 필요, 선택에서 모순적인 순간을 맞이하고 모순적인 선택을 하지요. 

그렇지만 이 '모순'적 순간이 있기에 인간다움일 수 있다는 걸 다시 한번 깨닫습니다. 그리고 그런 '모순'을 선택하고 행동했을 때 나에게 조금 더 용기와 희망의 메시지를 줘야겠다는 생각도요. 


"평생 탐구하고 싶은 주제 없이 사는 것이 어떤 것인지를 생각해 보면, 그것이 갖는 위험을 알 수 있다. 

중심이 없는 삶이 된다. 외부에서 오는 요구와 기회와 자극에 반응하며 살게 된다. 이것도 하고 저것도 하지만 그것들이 어떤 더 큰 것과 연결되어 있다는 느낌이 없다. 바쁘지만 방향이 없다."_329p


'성장'이 인생의 등불이었습니다. 

이 책을 읽으며 그 등불이 나에게만 해당하는 것이 아니라, 타인의 성장을 돕는 것이 나의 삶의 의미이자 목표라는 걸 다시금 깨달았고요. 

1회성에 그치는 돈을 많이 버는 성인 교육보다 부자 독서로 변모하는 사람들의 모습에 즐거워하고, 아이들의 독서를 돕는 것에 마음이 더 쓰이는 것도 아마 그런 이유인가 봅니다. 


다행입니다. 나는 끊임없이 '나를 탐구하는 사람'이고, 책을 통해 '세상을 탐구'하는 사람이라는 것이요.

핵심 줄기가 보였으니 이제는 더 이상 흔들리지 않고 그 길을 탐구해야겠습니다. 


짧지 않은 리뷰이지만 이 책에서 느끼고 고민했던 것들을 다 담기에는 부족한 것 같습니다. 

38가지 질문들은 AI 시대가 아니더라도 인생의 중반에서 꼭 한 번 다시 생각해 봐야 하는 핵심 질문이었습니다. "나는 무엇을 두려워하는지를 살펴볼 때 내가 무엇을 중요하게 생각하는지 알 수 있다."라는 말이 오래 남네요. 두려움을 직시하고 삶이 의미 있도록 하루하루를 쌓아가고 싶습니다. 그 과정이 느릴지라도 저의 속도에 맞춰 사유하고 실패도 해가면서요. 


좋은 책은 인생의 동반자입니다. 한 번씩 이 책은 다시 열어볼 것 같습니다. 

인생을 돌아보기에 좋은 동반자가 되어줄 책, 무엇이 우리를 인간으로 살게 하는가를 추천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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