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모스를 넘어 - 칼 세이건 이후 우주와 인간의 새로운 이야기
세라 알람 말릭 지음, 고현석 옮김 / 흐름출판 / 2026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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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주라는 공간 안에서 나는 하나의 점에 지나지 않지만, 사유를 통해 그 우주를 이해한다.


55p


인생 책으로 꼽는 책 중 단연 손꼽는 게 칼 세이건의 코스모스다. 

평소 과학서 읽기를 즐겨 하는데 이번 <코스모스를 넘어서>는 최근 읽은 과학 책 중에서도 많은 분들께 추천하고 싶다. 특히 과학을 좋아하는 중, 고등학생들에게 꼭 읽기를 권하고 싶은 책이다. 


믿고 읽을 수 있는 출판사들 중 흐름 출판사 책을 꼽는데 이번 책도 어떻게 이 작가 책을 출간하셨는지 편집자님의 타고난 눈썰미에  박수를 보낸다. 

놀라운 게 이 책이 저자인 세라 알람 말릭의 첫 책이라는 것이다. 입자 물리학자로 암흑물질 전문가라고 하는데 과학 커뮤니케이터가 될 자질이 충분한 것 같다. 아름답고 어렵지 않게 쓰인 글이어서 감탄을 하면서 읽었던 것 같다. 


특히 이 책의 부제로도 쓴 '칼 세이건 이후 우주와 인간의 새로운 이야기'라는 글에서 알 수 있겠지만 일반적으로 천체 물리학에서 봤던 내용도 있지만 암흑 물질, 양성자, 양자, 유기물의 특징 등 다양한 각도에서 바라볼 수 있어 도움이 되었다. 


또 좋았던 점이 우주 천체와 관련한 인사이트 넘치는 문장들이 중간중간 들어있어 다시 한번 사색을 할 수 있는 점이다.

"우리가 별을 바라보는 이유는 그곳에 우리의 이야기가 있기 때문이다."라고 이야기했던 칼 세이건의 이야기처럼 우리는 광활한 우주를 바라보며 꿈을 꾸고, 우리의 이야기를 만들어간다. 

이제는 별을 바라보기만 하는 시대가 아니고 별로 나아가는 시대다. 정말 그곳에 우리의 이야기를 만들어가는 인류의 다음 챕터가 너무 궁금해진다. 


과학의 발전은 우리의 선입견이나 직관을 깨는 과정으로 이어졌다.  

지구 중심설, 뉴턴의 이론을 넘어 양자역학으로 넘어왔다. 양자역학은 자연이 가장 근본적인 수준에서 무작위적이라고 말한다. 유명한 슈뢰딩거의 고양이처럼 결국 모든 것은 확률이며 측정으로 특정한 상태가 되기 때문에 독립된 관찰자라는 개념도 무너진다. 또 양자의 얽힘 현상으로 이제 우리는 우리가 인식하는 모든 것들이 얽혀있다는 것도 이해해가고 있다. 

이를 하이젠베르크는 <자연에 대한 물리학자의 관점>에서 "우리가 말하는 자연의 모습은 자연과 우리가 맺고 있는 관계의 모습이며, 이제 과학은 객관적 관찰자의 시선으로 자연을 마주하지 않으며, 인간과 자연의 상호작용 속에서 스스로를 하나의 행위자로 바라본다."라고 서술하였다. 


하지만 우리는 아직도 우주의 일부를 이해하지 못한 것처럼 세계의 진실에는 도달하지 못했을지 모른다. 언제까지 양자역학이 자연을 이해하는 해석의 툴로 남아있을지는 아무도 모른다. 이제 양자의 세계에 발을 조금 디디려는 현시점, 앞으로의 미래는 어떻게 바뀔까...



양전자(반물질)의 존재가 1930년 대 밝혀지고, 쿼크, 뮤온은 1960년 대에 이르서야 모습을 드러냈다. 

양성자를 깨면 업, 다운, 참, 스트레인지, 톱, 바텀의 6가지 쿼크가 나오고 쉼 없이 나타났다 사라지는 것을 반복하는 가상 입자와 반입자들의 바다도 보인다. 이 복잡한 역할을 조율하는 것이 글루온이다. 


이 얼마나 놀라운 미시 세계인가? 

우리는 인간 중심적 사고로 우리가 인지할 수 있는 차원의 아름다움만이 존재하다고 착각하며 살아왔다. 우리가 아직 밝히지 못한 우주의 신비와 아름다움뿐 아니라 우주의 작은 구성요소 하나하나 그 신비로움과 아름다움을 간직하고 있다는 것을 꼭 기억하며 살아야 할 것 같다. 


1960년 대 발견된 또 다른 위대한 발견은 '힉스 장'이다. 

힉스장은 우주의 모든 공간에 스며든 장(field)이며 이 장이 입자들과 상호작용함으로써 질량을 가지게 되었다고 예상한다. 즉 힉스 장이 없었다면 우리 세계의 구성은 애초에 불가능했을 것이다. 


우주를 구성하는 약 25% 이상은 정체불명의 암흑물질과 70%는 중력에 맞서는 힘인 '암흑 에너지'로 이뤄져 있다고 한다. 

아직 우주의 95%는 여전히 베일에 싸여있는 것이다. 우주에 대해 우리가 알고 있는 것은 해변가의 모래알 정도의 지식이 아닐까? 앞으로 내가 살아갈 날 동안 밝혀질 과학적 진실이 어느 정도 일지 모르지만 우주의 신비를 밝혀가는 과정을 기대하게 된다. 


슈뢰딩거는 <생명이란 무엇인가>에서 "생명은 닫힌 계의 엔트로피, 즉 무질서도가 시간이 흐름에 따라 필연적으로 증가한다"라는 점에 대해 논했다 한다. 즉 생명체는 끊임없이 주변 환경으로부터 '질서'를 끌어오는 대신 그 대가로 열이나 노폐물처럼 질서도가 낮은 부산물을 주변 환경으로 방출한다는 것이다.  그야말로 유기체= 무질서 생성 기계라는 논리다. 


우리 같은 생명체가 우주에서 없기란 확률적으로 더 어려운 일일 것이다. 

그러나 여전히 외계 종족을 만나지 못한 것은 왜일까? 

책에서는 '거대 여과기' 가설로 설명하는데 어떤 임계점, 결정적 장벽을 넘어야 우주 전역으로 문명을 확장할 수 있는데 이 장벽을 넘기가 어렵다는 것이다. 

여러 실험들로 인해 조건만 맞는다면 생명체가 우주에서 발현하는 것은 어렵지 않다는 걸 우리도 알고 있지만 대부분 신생 문명은 이 장벽에 가로막혀 사라진다는 것이 이 가설의 핵심인 것이다. 


고대의 우주에서부터 최신 이론들, 그리고 새로운 생명체를 찾아 나선 인류의 여정들까지 스토리텔링으로 조곤조곤하게 설명하고 있어 머릿속에 정리가 차곡차곡 잘 되었다. 

'코스모스 이후 세대의 우주 교양서'라는 추천사가 붙을만하다. 

코스모스를 읽히고 싶은데 너무 부담돼서 아이들에게 읽히기 어렵다면 생기부 독서로 읽으면 좋을 책이다. 


물리학, 화학, 지구과학, 생물 전반에 걸친 지적 욕구를 다양하게 채워줄 수 있는 책이라 적극 추천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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