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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는 애쓰고 싶지 않은 마음
인썸 지음 / 그윽 / 2023년 9월
평점 :
인썸 작가님의 산문집, 더는 애쓰지 않는 마음입니다.
벚꽃이 흩날리는 봄날, 사랑에 빠지는 연인도 지나간 사랑을 그리워하는 사람도 있겠지요.
이 책은 지나간 사랑에 대한 애절한 마음과 남겨진 슬픔 그리고 새로운 시작에 대한 이야기들이 담겨 있는 책이었어요.
시간이 흐르면 시간에 이른다. (중략)
고작 한 달이 지났다. 그날로부터 나는 매 순간의 시간을 지워가며 맞는다.
둘이 하려던 것을 혼자 한다.
부피는 변함이 적으나 밀도가 줄어든 것은 극명하다.
애써 혼자서 그 부피를 채워낸다.
공허가 잦아지는 것은 어쩌면 당연한 일이다.
시간을 채우는 일에 시간을 쓴다 中
사람이 떠난 자리 부피가 달라질 거라고 생각했는데 작가는 공간의 부피는 변함이 없지만 밀도의 차이를 이야기하네요. 그 부피의 밀도를 채우는 과정은 오롯이 시간만 가능하겠지요.
시간이 흘러야 시간에 닿는 것... 비단 연인뿐 아니라도 상실의 슬픔은 시간이 흘러 또 다른 시간에 닿아야 해결이 되는 것 같습니다.
방안을 들여다보아야 아무도 없다. 아무것도 없다.
벽과 천장이 하얗다. 있지도 않은 시계의 초침 소리가 연신 퍽퍽한 공기를 젓는다.
무엇도 밀려나지 않는다. 감정이 꿋꿋이 굳는다. 무거워진다.
더는 느끼는 것이 아닌, 사실이 된다.
사실은 결코 변하지 않는다. 그게 현실이 된다.
현실은 내가 만들어 낸 감정의 결과이다.
현실은 내가 만들어낸 감정의 결과라는 것을
지금의 현실은 감정이 만들어낸다는 것을 자기 계발서에서 늘 읽지만 슬픔의 감정과 연관 짓지는 못했어요.
감격하고 찬탄하는 감정으로 현실을 만들어낼 수 있다면 슬픔으로 어둡고 스산한 현실도 만들어낼 수 있겠지요. 작가의 슬픔이 먹먹히 전해져 옵니다.
새카만 시야에 사람 한 명 느닷없이 들어서서는 소란스럽던 마음을 정돈시킨다.
생각은 반대로 복잡해졌다. 하지만 마음이 변하니 감정도 쉽다.
여름, 가을, 겨울, 봄. 계절마다 흐르고 싶어졌다.
어쩌면 다시 행복을 찾을지도 모르겠다.
마음이 변하면 감정이 쉽다 中
판도라의 상자 맨 아래에는 희망이란 녀석이 남아 있었다지요. 결국 상실의 끝은 희망과 이어지는 걸까요?
계절이 흐르듯 그 흐름을 따라 행복이란 녀석이 희망과 손잡고 나타나면 좋겠습니다.
2년의 군 생활 동안 아버지는 매주 한 통의 편지를 보내셨다.
내용은 기억나지 않는다.
그저 똑같은 봉투에 똑같은 편지지, 아버지의 필체와 날인.
그런 모습들만 기억이 난다.
중요한 것은 내용이 아니다.
그 행위 자체의 마음이 나는 오래도록 기억에 남았다.
마음은 세세한 것을 기록하지 않는다.
그저 그 모습 자체를 기억에 남긴다.
그 장면 안에 모든 것을 애틋이 여길 수 있도록.
기억이라는 장면
지나간 과거의 세부적인 사건들보다 아련히 남아 있는 그 장면 장면에 우리는 애틋함과 안타까움을 느끼는 걸지도 모르겠어요. 그리고 그 장면에서 느꼈던 감정이라는 건 결국 그때 당시의 감정과 관계가 있는 거겠지요. 사랑했던 기억이 애틋함과 따스함으로 남을 수 있게 순간순간 마음에 잘 캡처 해 두고 싶습니다.
인별 작가님의 더는 애쓰고 싶지 않은 마음은 살랑거리는 봄바람이 불 때 읽기 좋은 산문집이었습니다.
그윽 출판사 서포터즈 '봄' 1기로 도서 협찬받아 작성한 서평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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