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천국 영화관
시미즈 하루키 지음, 임희선 옮김 / 하빌리스 / 2026년 2월
평점 :
누군가의 인생을 되짚는다는 것은, 자신의 인생을 되돌아보는 것이기도 합니다.
그래서 영화가 좋은 겁니다.
인생은 영화 같고, 영화는 인생 같은 것이니까요...
천국 영화관은 일본에서 인기작가로 활약하고 있는 시미즈 하루키의 청소년 소설이다.
이 작가의 전작들을 보면 죽음 이후의 세계를 많이 다루고 있어 흥미가 생겨 읽게 되었다.
이 소설의 배경은 말 그대로 천국이다.
죽은 이들은 천국에 있는 영화관에서 때를 기다리다 자신의 영화가 오면 그 영화를 사람들과 함께 관람하고 천국을 떠나는 설정이다.
주인공 오노다는 천국에 도착하지만 모든 기억을 잃은 상태다. 천국 영화관의 매니저 아키야마는 이런 오노다에게 극장 알바를 제안한다.
이유는 극장에서는 타인들의 영화를 모두 관람할 수 있다는 것이다. 원칙적으로는 모두 영화를 자유롭게 볼 수 있지만 영화의 주인공들이 공개를 원치 않는 경우 직원들 외에는 관람이 불가하다.
모든 사람의 삶에서 자신의 잃어버린 기억을 찾을 수 있는 힌트를 발견할 수 있을 테니 좋은 선택이라고 생각한 오노다는 제안을 승낙한다.
오노다는 주인공들이 자신의 삶을 받아들일 수 있도록 도우며 성장하고 본인의 기억에도 조금씩 근접해간다. 두 달 후 결국 오노다의 필름이 도착하는데....
천국은 우리가 지금 있는 곳뿐만 아니라 다른 곳에도 여럿 존재합니다. 영화관도 마찬가지로 다른 곳에도 있습니다. 사람이 죽은 후에 가는 사후 세계는 아주 크고 넓지요.
어떻게 보면 우주와도 비슷하다고 볼 수 있겠네요. 지구라는 별 안에 여러 나라가 있는데 그런 지구를 벗어나면 또 다른 별들이 있고 우주가 있지요. 그 너머에는 우리의 상상을 초월하는 세계가 펼쳐져 있을지도 모릅니다.
지은이가 다중우주론을 믿나??? 이런 생각을 하게 되었던 문구.
아주 흥미로운 설정이고 생각이다.
우주의 무한한 수축, 팽창설도 타당해 보이는데 죽음 후의 세계를 이와 연결해 이야기를 만들어간다.
천국 영화관에 온 주인공들이 대다수 일본인 또는 일본에 사는 외국인이라는 사실을 뒷받침하는 배경을 만들려고 하더라도 여러 개의 영화관이 필요했을 것 같다.
열 명의 사람이 있으면 열 가지 인생이 있다고 할 정도로 사람마다 천차만별이라서 평범하기만 한 인생이란 건 있을 수가 없는 법입니다.
무색무취의 평범 그 자체인 스즈키의 영화는 정말 평범한 영화였다.
단 하루 회사를 결근하고 달려간 푸른 바다 앞에서 자유를 만끽하는 그 순간을 제외하고는 말이다.
하지만 그 영화를 보고 영화관 매니저 아키야마는 "명장면이 있는 영화"로 이야기하고 스즈키도 자신의 삶에 만족을 하고 천국을 떠난다.
스토리가 있는 영화도 재미있지만 딱 한 장면 가슴에 남는 장면이 있다면 그 영화도 멋진 영화라는 말. 누구나 살면서 한 장면은 멋지게 만들어볼 수 있지 않을까.
미치카 씨는 천국에 온 것을 자책하는이다. 자신이 돌보던 친정엄마가 치매가 걸린 후 집에서 모시는 걸 반대하던 남편 때문에 엄마를 요양원에 맡겼고 얼마지않아 엄마가 돌아가셨기 때문이다.
엄마와 사랑이 깊었던 그녀는 엄마의 사망 이후 넋 나간 듯 살다 결국 삶을 마감한다. 결국 천국에서 엄마의 사랑을 깨닫고 자신의 무능이 아니라는 걸 받아들인다. 모녀의 애잔한 사랑에 갑자기 눈물이 툭.... 떨어졌다.
평생 병실에서만 삶을 보내다 천국에 도착한 아이가 있다면?
그 아이는 너무 행복해 천국에서 이리 뛰고 저리 뛰고 매일 즐겁게 뛰고 운동하고 사람들과 웃음을 나누며 보낸다. 알고 보니 그의 짧은 삶은 고통뿐이었다.
"야마토 군 같은 아이들이 구원을 받으려면 죽은 다음에 이런 세계가 반드시 존재해야 하는 거지. 그렇게 고생했는데 죽어서 소멸하고 끝, 이러면 너무 한 거잖아. 이런 세계가 여기 이 천국 하나만이 아니라 다양하게 있다는 사실을 알고 나서 적어도 나로서는 마음에 구원을 받는 느낌이었어. 현실 세계에서 힘들게 살다가 죽은 사람에게는 사망 후에 이런 세계가 존재한다는 것이 일종의 구원이 될 거라고 생각해."_235p
작가가 천국 영화관이라는 세팅장을 만들어 놓은 건 야마토 같은 아이들을 위한 바람 같은 건 아니었을까?
평소 인생을 여행이라고 생각했는데 이번에 보니 영화와도 비슷한 면이 참 많은 것 같다.
소설을 읽고, 영화, 뮤지컬을 보는 이유가 타인을 이해하고 삶을 배우기 위해서라고만 생각했었는데 그 순간을 통해 내 인생을 돌아볼 수 있는 게 맞는 것 같다.
"인생은 영화 같고, 영화는 인생 같다."
가볍게 읽을 수 있는 청소년 소설이다.
<출판사에서 도서를 제공받아 주관적으로 작성한 서평입니다.>
#천국영화관 #청소년소설 #시미즈하루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