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서 오세요, 이곳은 에세이 클럽입니다 - 매일의 필사가 한 권의 책이 되기까지
윤미영 외 지음 / 미다스북스 / 2025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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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서오세요, 이곳은 에세이 클럽입니다.

윤미영 외 6명, 미다스 북스


이 책은 윤미영 선생님이 운영하고 있는 <에필로그 에세이 클럽>에 참여한 초, 중, 고 선생님들 7명이 매주 쓴 글로 이뤄진 한 권의 책이자 기록이다. 

에필로그는 에세이, 필사, 로그(기록)의 약자로 마음에 남는 문장을 따라 쓰고 그 문장에 기대어 나의 이야기를 덧붙이는 글쓰기 방식이다. 매일 읽으며 문장에 밑줄을 긋고 조용히 필사하고 글로 남긴다. 그리고 일요일 30분간 모여 주어진 주제에 대해 함께 글을 썼다고 한다. 


어서오세요, 이곳은 에세이 클럽입니다는 이렇게 일상의 글들도 충분히 한 권의 책으로 나올 수 있다고 용기를 주는 에세이가 아닐까 한다. 


한 편의 글을 쓴다는 것은 자기 안으로 여행하는 것이다. 여행한 후의 나는 분명 이전과 다른 사람이다. 또한 내 안으로 여행하지만 내게만 머물지 않는다. 글을 쓰며 타인과 연결되고 내 세계가 확장된다. 작고 여렸던 세계가 넓어지고 단단해짐을 느끼면서.

44p_서균화 작가님, 

글쓰기는 내면으로 향하는 여행이라는 말에 공감이 된다. 많은 사람들이 나를 찾기 위해, 내면의 치유를 위해 글쓰기를 한다. 

나에게 글쓰기란 무엇일까? 현재 나에게 가장 가까운 벗은 읽기다. 읽은 만큼 써 내려가기가 어렵다. 글을 쓰려면 사유의 깊이가 남달라야 하는데 아직 내가 부족한 게 아닌가 하는 자책이 이어지기도 한다. 하지만 쓰면 쓰는 만큼 는다는 사실을 기억하며 부단히 노력해 보려 한다. 아직 <자아 찾기>는 진행 중이며 목적지를 향해 이리저리 항해 중이니까. 그 길을 찾는 데 읽기와 쓰기가 든든한 나침반이 되기를...


밑줄을 나를 발견하는 일이다. 내가 누구인지 계속해서 묻는 일이자 미처 발견하지 못한 내 삶을 천천히 읽어내는 일이다.

61p 윤미영 작가님, 

밑줄은 단순한 표시가 아니라 문장이 나를 부른 흔적이다. 이 순간 내 삶이 어떤 결을 지니고 있는지를 드러내는 무의식의 기록이기도 하다. 마음이 멈춘 문장에 밑줄을 긋고 나만의 필사 노트에 베껴 적는다. 한 글자, 한 문장, 한 문단을 그대로 따라 쓰다 보면 부유하던 마음이 천천히 가라앉는다. 정신없이 흘러가는 일상의 속도와 분주함은 그 순간 잠시 숨을 고른다. 필사하는 일은 어딘가로 향해 달려가는 여행이 아니라 내 안에 머물며 내 감정을 바라보는 조용한 여정이다.

63p, 윤미영 작가님

책을 읽으며 마음에 남았던 문장에 인덱스를 붙이거나, 밑줄을 긋는다. 같은 책도 다시 책을 읽으면 와닿는 문장이 달라진다. 작가의 말대로 밑줄에서도 나를 발견할 수 있는 것이다. 지금 어떤 생각을 하는지, 어디에 관심이 있는지 나에게 와닿는 문장이란 자신을 발견해가는 여정이다. 

필사를 매일 하고 있다. 처음에는 필사책을 사서 썼는데 요즘에는 몇 권의 필사책과 내가 읽던 시나 에세이 필사를 하고 있다. 그러면 더 내가 원하는 문장에 머무는 시간이 늘어난다. 다시 한번 문장에 빠져 사색에 빠지기도 한다. 문장 안에서 정처 없이 어슬렁거리는 그 느낌이 참 좋다.

아직 문장을 체계적으로 모으지 못하고 있다. 내년부터는 문장 수집을 본격적으로 해 봐야겠다. 읽었던 책들도 뒤적이고 말이다. 내게 와닿은 문장이 바로 나를 가리키는 지표이므로... 

키워드를 찾는다는 것은 타인이 아니라 나를 더 깊고 자세하게 들여다보는 일이었다.

141p_윤미영 작가님

글쓰기를 할 때 키워드를 고민해 본 적이 별로 없었다. 문장에서 경험을 끄집어내기는 늘 써오던 것이라 그냥 끄적이긴 했지만 말이다. 키워드 글쓰기를 하게 된 것은 책쓰기 과정을 시작하면서부터였다. 방향을 잃지 않고 글이 흐트러지지 않기 위해 키워드를 미리 고민하고 글쓰기 내내 잡고 있는 게 필요했다. 그리고 그 키워드는 나의 경험과 삶을 관통하는 것이어야 했다. 결국... 나를 드러내는 단어여야 했다. 한 단어로 나의 경험, 삶, 나 자신을 드러내는 일이란 얼마나 힘든 일인가 새삼 깨닫는 요즘이다. 선명한 글을 쓰고 싶다. 그만큼 나의 삶이 흐리멍덩하지 않고 선명해야 할 것은 당연하다...

"네 컵은 반이 빈 거니, 반이 찬 거니?" 두더지가 물었어요.

"난 컵이 있다는 것만으로도 너무 좋은데." 소년이 대답했습니다. 

소년과 두더지와 여우의 말 중

"아들 비교는 암이고 걱정은 독이다. 안 그래도 힘든 세상살이, 지금의 나만 생각하고 살렴. 살았다, 살아지더라, 걱정 따위 지우고 비교 따위 버리니, 암 걸릴 일도 독 퍼질 일도 없더라."

불편한 편의점 중

두 책에서 나온 글귀가 나를 사로잡았다. 불편한 편의점은 이미 리뷰를 썼던 터라 다시 열어보았다. 분명 이 대사가 기억에 남아 있는데 내가 고른 명대사에는 남아 있지 않았다.  문장을 다시 담아둔다. 


소년과 두더지와 여우의 말은 스르륵 지나가며 읽었던 그림책이었다. 다들 그렇게 극찬하던 책이었는데 아직 정독하며 본 적이 없다. 그래서인지 문장도 기억에 남아 있지 않다. 

이렇게 철학적인 글이 그림책에 있었나 싶어 놀랍다. 긍정적, 부정적인 시선으로 삶을 바라보는 양분화된 관점이 아닌 그저 현재에 가진 것에 감사하는 겸손한 시선에 감탄하게 된다. 이 그림책은 소장하며 다시 읽어보아야겠다. 

어서오세요, 이곳은 에세이 클럽입니다는 매일의 필사가 충분히 글에서 책으로 발전할 수 있다는 걸 보여준 책이었다. 


<도서를 제공받아 주관적으로 작성한 서평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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