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카이스트 미래전략 2026 - AI 권력 어떻게 활용하고 통제할 것인가?
KAIST 문술미래전략대학원 미래전략연구센터 지음 / 김영사 / 2025년 9월
평점 :
KAIST 문술미래전략대학원 미래전략연구센터 지음, 김영사 출판
인간이 도구를 만들지만, 그 도구가 다시 인간을 변화시킨다.
카이스트 미래전략 2026은 쉬운 책은 아니었다.
참고한 논문이 200여개가 되고 참여한 인원이 몇 백 명이 될 정도로 많은 논의를 한 권의 책에 담다 보니 사실 트렌드 책이라기보다는 거대한 담론이나 논문을 읽는 느낌이 나서 평소 하루면 읽는 책을 며칠이나 집중해서 들여다보았던 것 같다.
너무 많은 내용이 담겨 있어 한 번에 정리하기는 힘들지만 개인적으로 임팩트 있었던 내용을 위주로 정리를 해 보려 한다.
로봇은 하나의 인구로 인정받을 수 있을까? 범용 AI가 도래하는 세상은?
범용 AI가 보편화된 세상, AI가 자율적 판단과 행동 능력을 가진 존재가 된다면 생물학적 인간 외 AI가 탑재된 로봇도 새로운 시민의 범주에 들 것인가?
"인간은 근원적으로 서사적 존재"라는 말이 와닿았다. 인간의 나다움은 단순히 유전특성과 환경 결합이 아니라 선택과 경험, 기억과 꿈이 직조해낸 하나의 서사이며, 삶의 맥락 속에서 지속적으로 형성되고 재구성되는 내면의 이이기라고 한다. (30p)
나와 같이 사고하고 행동하는 존재가 생겼을 때 나는 어떻게 인간다움을 잃지 않고 타자와 계속해서 관계를 맺어갈 수 있느냐가 큰 주제로 대두된 것이다.
얼마 전 '50에 읽는 자본론'을 통해서도 생각을 나눴지만 AI의 등장은 근본적으로 노동 생산력과 상품, 재화를 교환하는 자본주의의 근간을 흔든다. 노동력을 상실한 인간은 권리를 상실하게 되고 인간보다 더 똑똑해진 AI는 비효율적인 인간에게서 법, 정치, 미래를 논할 기회를 앗아갈 수 있다.
또한 알고리즘에 의한 사회적 분열과 양극화는 더욱 가속화되는 경향을 보이며 민주주의는 심각하게 위협을 받을 수 있다.
자본론에서 세계의 힘의 축이 바뀌는 것은 '생산의 변화'에 따른다고 했는데 이 책에서는 '기술혁신'이 결국 권력의 집중화를 강화한 역사를 가진다고 한다.
이 권력의 축이 빅 테크가 되고 있는 것은 의심할 여지가 없다. 특히 이러한 빅 테크 기업들의 거대 축이 미국과 중국으로 양분되어 있는 만큼 후발국들은 '디지털 식민주의'로 이어질 가능성이 농후하다.
이러한 이유로 국내에서도 디지털 주권을 가져가기 위해 소버린 AI를 개발하고자 노력 중이다.
그런데 이것도 쉽지 않다.
"데이터는 21세기의 석유다."라고 한 영국의 데이터 과학자 클라이브 험브의 말처럼 AI 시대에 더 많은 데이터를 확보하고 이를 분석해 인사이트를 끌어내는 것은 생존력과 결부된다.
그리고 이미 글로벌 빅 테크들이 이러한 데이터들을 선점한 상태이다.
19세기 영국 정치인 액턴 경은 "권력은 부패하기 쉽고, 절대 권력은 절대적으로 부패한다."라는 명언을 남겼다고 한다. (121p)
결국 빅 테크들이 이런 길을 걷지 않을까? 염려되는 부분이다.
책에서는 페이팔 마피아, 오픈 AI 마피아라 불리는 AI 권력 네트워크를 예로 들고 있는데, 테슬라, 스페이스 X, 팔란티어, 링크드인, 유튜브, 엘프 등 글로벌 빅 테크 기업을 운영하는 혁신 기업가들이었다.
얼마 전 카이스트 김대식 교수의 강연을 유튜브로 보다 '기술 봉건주의'라는 단어가 와닿았는데 카이스트 미래전략 2026에서는 기술결정론과 엘리트주의의 위험한 결합이 우려되는 순간이다.
재미있게 본 부분은 샘 올트만이나 주요 리포트에서 벌써 범용 AI의 출현을 27년 즉 2년 뒤로 보는 곳들도 생겼다는 것이다. 그런데 완전자율주행, SMR (소형 원자로), 양자 컴퓨터 활성화 등은 10년 후 미래를 바라본다. 온라인 세상은 급변하고 있는데 현실의 사회는 정체된 흑백사진을 보는 느낌이다.
범용 AI의 탄생 이후 현재 한계에 부딪히거나 캐즘 단계에 걸린 상황들이 해결될 것인가 참 궁금하다.
교육은 20년 전이나 별반 다름없는 고루한 상태이고 하루하루 시계 추처럼 출퇴근을 하고 있는 직장인이 넘쳐나고 있는 지금에서 10년 후 자율주행이 일상화되고, 나보다 뛰어난 로봇 AI가 생산을 책임지는 세상을 아직까지는 상상하기가 어려운 것 같다.
노화는 정복될 영역으로 보인다.
이미 다수의 항노화 기술 투자들이 이어지고 있다고 한다.
예를 들면 칼리코는 구글이 창립한 알파벳 산한 생명공학 연구 기업인데 애브비와 함께 노화 매커니즘 기반 신약 개발을 추진하고 있다. 미국 생명공학 기업 유니티바이오테크놀로지의 경우 노화 세포 제거에 특화된 바이오 벤처로 안질환과 관절염 치료제를 개발 중이며, AI 기반 신약 발굴 플랫폼인 인실리코메디슨은 항노화 약물 후보를 발굴하고 있다. 아마존 창업자 제프 베이조스 등이 투자한 알토스랩스는 세포 리프로그래밍 기반 항노화 치료를 목표로 하는 초대형 스타트업이고 바이오에이지랩스는 인간의 유전체를 통합적으로 분석하는 다중 오믹스 기술을 바탕으로 노화를 되돌림으로써 대사성 질환 치료법을 개발하고 있다. 그밖에도 엘리시움헬스, 트루다이어그노스탁, 바이옴 등은 생체 시계 및 개인 맞춤형 건강검진 솔루션을 제공하는 기업으로 상용 제품을 판매하고 있다.
반면 딥테크는 과학이나 공학 영역의 새로운 성과를 이용해 사회경제적 도전과제를 해결하는 새로운 제품이나 기업을 만들어내는 돌파기술을 말한다.(398p)
딥테크 기업의 대표가 스페이스 X나 코로나 시기에 mRNA 방법을 개발해 낸 기술을 들 수 있다.
해외 딥테크 스타트업을 더 꼽아보자면, AI 연산에 특화된 전용 반도체를 설계하는 그래프코어, 물류 창고에서 3차원 고속 이동이 가능한 로봇을 만드는 엑소텍, 빅데이터를 기반으로 항암제를 개발하는 오킨, 데이터 머신러닝을 기반으로 의사와 로봇간 자율 협동 수술을 위한 시스템 소프트웨어를 제공하는 액티브서지컬, 스텔스 고속 비용과 장기간 비행이 가능한 민군 겸용 드론을 만드는 솔루젠, 사이버 공격을 차단하는 보안 솔루션 제공업체 옵시단 등이 있다.
국내에도 AI 전용 반도체를 설계하는 퓨리오사AI, 머신러닝 기반 협동 로봇을 만드는 뉴로메카, 유전자가위 원천기술을 이용해 신약을 개발하는 지플러스생명과학, 빅데이터와 AI를 활용한 의료 영상 판독과 진단 플랫폼을 제공하는 루닛, 사물 인식 기술을 이용해 자율주행차 카메라용 소프트웨어를 만드는 스트라드비젼, 배터리 소재인 단결정 양극제를 만드는 에스엠랩, 세계 최초로 신소재인 그래핀 대량합성 기술을 개발해 그래핀 필름을 제작하는 그래핀 스케어 등이 딥테크 스타트업이다.
다양한 주제를 심도 있게 다루고 있어 다시 한번 미래 산업에 대한 이해를 정리하고 공부하는 계기가 된 것 같다.
2026년 이후 빠르게 변화하는 미래사회에 대해 궁금하신 분들이라면 읽어보시길 권장해 드린다.
출판사에서 도서를 제공받아 주관적으로 작성한 리뷰입니다.
#카이스트미래전략2026 #김영사 #카이스트문술대학원
#2026트렌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