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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트] 키메라의 땅 1~2 세트 - 전2권
베르나르 베르베르 지음, 김희진 옮김 / 열린책들 / 2025년 8월
평점 :
키메라의 땅 1,2
베르나르 베르베르의 신작을 오랜만에 만났다.
어릴 때 개미를 읽고 받았던 충격이 아직까지 잊히지 않는다. 과학적 관찰을 토대로 탄탄히 쌓아올린 상상 소설의 표본을 제대로 본 적은 아마 그때가 최초였던 것 같다. 이후 타나토 노트와 몇 권의 시리즈를 볼 때도 이 분은 철저하게 연구를 해서 소설을 쓴다는 느낌을 받았다. 오랜만에 만난 베르나르 베르베르의 소설에서도 그 예전의 상상력을 느낄 수 있어서 반가웠다.
키메라는 그리스 신화에서 유래한 단어이다. 신화 속 괴물로 여러 동물의 부분이 결합된 생명체를 뜻한다. 생물학에서 키메라는 여러 종의 세포 또는 유전자를 혼합한 복합 생명체로 최근에는 사람과 동물의 세포를 결합해 치료용 세포 또는 장기이식을 위해 개발하는 경우가 있다.
이 이야기는 당신이 이 책을 펼치고 읽기 시작하는 순간으로부터 정확히 5년 후에 일어난다.
일러두기
다 읽고 다시 들여다본 일러두기, '음.... 이런 일이 정말로 일어난다면..., 아유... 생각도 하기 싫다'라고 궁지렁 거리며 책을 덮었다. 제발 SF 소설로 남기를 바라며 덮게 된 이 책의 줄거리는 다음과 같다.
프랑스 천재 생물학자 알리스 키메르는 고등학교부터 친구였던 현 연구부 장관 벵자맹 웰스의 전폭적인 지원을 받아 인간 + 동물 혼종을 연구하고 있다. <변신 프로젝트>가 우연하게 특종 사냥꾼이던 디에고 마르티네스에게 들통나고 알리스는 쏟아지는 대중의 비난을 피해 우주로 나가 연구를 지속한다.
변신 프로젝트는 어머니 자연을 모방하여 우리 자신을 다시 다양화하려는 것입니다. 웰스 장관이 말씀하셨듯, 세 가지 인간 아종을 창조하여 그리 머지않은 미래에 우리가 맞닥뜨릴 시련에 대처하려는 목적입니다.
27p
알리스는 우주 공간에서 생물, 동물에 대한 방사능 영향을 연구하는 생물학자 시몽을 만나 사랑을 느끼게 되나 곧이어 지구에 일어난 참혹한 비극을 알게 된다. 우연하게 시작한 국가 간 대립은 AI로 인해 과격화되어 말 그대로 멸망해 버린 거였다.
사람이 사전 결정을 내리지도 않고 컴퓨터에 의해 발사된 미사일도 있다는 말입니까?
121p
시몽의 헌신에 힘입어 알리스는 마침내 인간+박쥐(에어리얼), 인간+두더지(디거), 인간+돌고래(노틱)의 세 인간혼종을 개발해낸다. 지구에 살아남은 인간들의 흔적을 찾아 프랑스로 돌아온 둘은 DJ 출신 프랑키가 운영하던 뉴 이비사 공동체에서 도움을 받아 둘의 딸인 오펠리(구원하는 자), 에이리얼 헤르메스, 디거 하데스, 노틱 포세이돈을 낳고 더 많은 아이들을 창조해낸다.
하지만 평화로운 시기도 잠시 사피엔스는 다시금 혼종을 차별하고 폭력을 막아서다 시몽이 죽고 이들은 뉴이비사에서 쫓겨난다.
메아리는 삶에서 우리 태도의 영향을 보여 주는 흥미로운 은유이기도 하단다.
보내는 대로 돌아오는 거야. 두려움을 보내면, 네게도 두려움이 오지. 불신을 보내면 너도 불신을 받아. 모욕을 보내면 네게도 모욕이 돌아와. 사랑을 보내면 너도 사랑을 받지. 우주는 네가 보낸 것을 언제나 되돌려주는 거울처럼 돌아간단다.
251-252p
쫓겨난 세 인간 혼종족과 알리스, 오팰리는 방사능 수치가 낮은 지역에서 새롭게 삶을 개척한다. 처음에는 각자 서로 다름을 존중하며 어울렸지만, 엔트로피의 법칙에 따라 시간이 지날수록 대립이 격화된다.
엔트로피의 법칙은 1824년 프랑스 물리학자 사디 카르노가 저서 불의 동력에 관한 고찰에서 처음 제시한 개념이다. 이 열역학 법칙이 서술하는 바는, 방치된 상태에서 만물은 자연스럽게 무질서와 혼란 쪽으로 간다는 것이다. 더 간단히 말해 시간이 감에 따라 모든 것이 저하한다고 할 수 있다.
많은 물리학자가 우주 그 자체는 한 점에 불과하며, 폭발하고 공백 속으로 퍼져 나가면서 매 순간 조금씩 복잡성과 무질서에 가까워지고 있다고 본다.
62p
네겐트로피는 새로운 외부정보가 명하는 회복하고, 결합 상태를 되찾고, 변화하라는 제안이며, 이는 한정된 시간 동안 시스템 붕괴 정도를 줄일 수 있다.
우리는 생 전체를 네겐트로피로 볼 수 있는데, 생은 한 조직, 구조, 형태 효율적인 작동방식을 최대한 오래 보존하려 하기 때문이다. (중략)
엔트로피의 법칙은 영속적인 반면 네겐트로피의 법칙은 국지적이고 일시적일 뿐임을 인정하는 수밖에 없다.
63p
지구는 차별과 미움으로 다시 분열될까? 사랑으로 화합할 수 있을까?
우리가 AI를 쓰면서 가장 걱정하는 것 중 하나가 인간의 개입 없이 돌이킬 수 없는 자율적인 결정을 하는 것이다. 키메라의 땅은 우리가 알고 있는 과학적 사실이나 현재의 의문, 두려움을 기반으로 쓴 소설로 보인다.
소설을 읽으면서 많은 질문들이 떠올랐다.
인간, 호모 사피엔스란 정말 대립과 경쟁, 불신의 아이콘들일까?
모든 화합은 일시적이고 결국은 엔트로피의 상태로 나아가는 것일까?
자연의 다양성은 무조건 옳은 것일까?
인공 창조와 자연 생태의 경계는 어디까지 허용되어야 할까?
과학기술의 윤리적 책임은 어디까지 적용되어야 할까?
AI가 인간의 개입 없이 결정을 하는 사회는 궁극적으로 멸망으로 치닫는 계기가 될까?
자연상태에서 경쟁과 생존은 자연스러움일까? 모든 걸 강육약식의 자연법칙에 맡기는 것이 맞을까?
불신과 두려움은 사랑으로 극복할 수 있을까?
오랜만에 베르나르 베르베르를 만나 즐겁게 탐독했던 시간이었다.
베르나르 베르베르의 신작 키메라의 땅 줄거리가 궁금하다면 한 번 읽어보시기를~
출판사에서 도서를 제공받아 주관적으로 작성한 서평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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