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철학의 정원 - 2000년 지성사가 한눈에 보이는 철학서 산책
시라토리 하루히코 지음, 박재현 옮김 / arte(아르테) / 2025년 9월
평점 :
철학에 깊이는 없지만 그나마 일련의 깨달음과 지식을 얻었던 건 고등학교 윤리 수업에서였다. 윤리 선생님은 철학에 일가견이 있으신 분이셔서 그런지 윤리 시간은 단지 외우기 위한 수업이 아닌 철학 맛보기 시간으로 인생에 대해, 종교에 대해 생각해 볼 수 있는 시간을 제공해 주셨다.
이후 단편적으로 종교와 철학자들의 책을 조금 조금씩 보았는데 작년부터 쇼펜하우어 책을 두어 권 읽으면서 철학에 대해 좀 공부를 해 봐야겠다고 생각을 하게 되었던 것 같다.
그러다가 만나게 된 책이 바로 철학의 정원이다.
예를 들어 세네카의 철학을 단 몇 장으로 이해한다는 게 가능한가? 사실 불가능하다. 그래서
주제는 총 8개로 나뉜다.
각각의 주제와 그 주제에서 내가 더 알고 싶은 철학자들을 위주로 소개해 보겠다.
인생에 대한 사고
인생에 관한 철학 중 먼저 눈을 끈 건 마르쿠스 아우렐리우스의 '명상록'과 세네카의 '인생의 짧음에 대하여'였다.
스토아학파로 분류되는 두 철학의 말씀은 몇 천년이 지나도 여전히 마음을 움직이는 것 같다.
아우렐리우스의 이야기는 얼마전에 감동깊게 읽은 <에고는 적이다>의 결과 이어지기도 했다.
일하라. 그러나 비참하게 일하지도 말 것이며, 남에게서 연민을 이끌어내거나 감동을 안겨주기 위해서 일하지도 마라. 그저 한 가지 일에 뜻을 두고, 사회적 이성의 명령에 따르듯 행동하거나 혹은 행동하지 마라.
시간의 가치를 깨닫기도 전에 삶은 쏜살같이 지나쳐 찰나를 살 수밖에 없다.
23p, 세네카
러셀은 '행복의 정복에서 다음과 같이 삶의 요령을 이야기했다고 한다.
행복해지는 가장 간단한 방법은 타인의 행복을 응원하는 것이다.
무위를 이야기한 노자의 도덕경도 기회가 된다면 읽어보고 싶은 책이다.
인간 통찰의 파트에서는 먼저 "생명 그 자체보다 즐겁고 귀중한 것이 있을까?"라고 이야기 한 에라스무스의 '우신예찬'과 계속 미루고 있었던 니체의 '차라투스트라는 이렇게 말했다.'를 읽고 싶다. 특히 최근 도스토옙스키의 죄와 벌을 읽은 터라 초인주의와 공리주의에 대한 원문을 읽고 싶은 마음이 커져서 니체와 벤담의 철학이 상당히 궁금해 당장 책을 펼쳐보고 싶은 욕구가 마구 뿜뿜한다.
자신이 어떤 사람인지는 미리 정해져 있지 않기에 사람은 행동을 선택할 때마다 자기 자신을 결정짓는다. 그것이 자신을 창조하는 것이다. 그러나 그런 과정에는 불안이 끊임없이 따르고, 불안함 또한 행동에 포함된다. 그렇게 "인간은 자기 운명의 주인"이 된다.
평소 인간의 삶은 매 순간이 선택이고 이 선택의 합이 지금의 나이자 미래의 모습이 된다고 생각하기 때문에 사르트르의 이야기가 더 와닿았다.
가브리엘 마르셀의 '존재와 소유'도 궁금하고 이전에 재미있게 읽었던 '아비투스' 는 부르디외의 '구별짓기'에서 영감을 받아 쓰였다고 알려져 있어 꼭 읽어보고 싶은 책이다.
세계를 다른 눈으로 보는 철학에서는"라고 이야기한 마르틴 부버의 <나와 너>가 궁금하다. 지금 읽고 있는 벽돌책이 로버트 그린의 <인간 본성의 법칙>인데 여러 유형 중 마르틴 부버의 철학과 맞아떨어지는 내용이 나와 더 궁금증을 자아냈다.
"탐욕은 근면의 채찍이다."라는 명언을 남긴 데이비드 흄의 <인간이란 무엇인가>와 했다.
여성학의 시작을 알렸던 보부아르의 제2의 성, 무인양품의 초기 콘셉트에 큰 영향을 미쳤다고 하는 장 보드리야르의 소비의 시대가 정말 궁금하다.
장 보드리야르는 현대의 소비는 다음과 같이 정의된다고 했다. 이 얼마나 통찰력 있는 말인지 상당히 놀랍다.
소비란 이미 물건의 기능적 사용이나 물건의 소유가 아니다.
소비는 개인이나 집단에 권위를 부여하기 위한 기능이 더는 없다.
소비는 의사소통과 교환의 시스템으로서 끊임없이 발전시켜 받아들이고 재생되는 기호의 코드로서, 결국 언어 활동으로 정의된다.
정치와 사회에 대한 사고방식
정치 파트에서는 죄와 벌에서 고민되었던 공리주의의 주창자 제러미 벤담의 <도덕과 입법의 원칙에 대한 서론>을 읽어봐야겠다.
언어철학에서는 오래 미뤄 두었던 비트겐슈타인의 <논리-철학 논고>와 소쉬르의 <일반 언어학 강의>를 읽어봐야겠다고 결정했다.
이들은 인간은 사용하는 '언어'에 의해 만들어지기 때문에 각각의 언어의 명칭, 개념이 다를 수밖에 없다고 한다. 즉 언어가 세계를 분절한다는 것이다. 결국 인간은 자신이 사용하고 있는 언어에 의해 세계가 나뉘고, 가치도 달라진다고 한다. 그러면 새로운 언어를 배우는 것은 하나의 세계를 새로 만드는 것이라고도 해석될 수 있기에 충분히 이해하고 새로운 세계를 맞이하러 가고 싶다.
과학 파트에서는 인간의 편견을 4가지에서 유래한다고 이야기했던 프란시스 베이컨의의<신기관> , 교육의 아버지 존 듀이의 <민주주의와 교육>, 너무 유명한 프로이트의 <정신분석 입문>을 읽어봐야겠다.
공상적 세계관에서는 암묵지를 언급한 마이클 폴라니의 <암묵적 영역> 쇼펜하우어, 하이데거의 <존재와 시간>을 읽어 보려 한다.
사람은 어느 순간 죽음이 찾아온다는 사실을 깨닫지 못하면, 진정으로 살아 있음을 느낄 수 없다.
종교를 둘러싼 사고법
종교는 인간의 가장 근원적인 부분과 맞닿아 있다.
힌두교의 근간을 이룬 우파니샤드, 신약성경이 궁금한데 놀라웠던 건 신약성경이야말로 인간에서 직선으로 하르는 시간관념을 제공한 근원이라는 것이다. 그전에는 인간은 시간이 순환한다고 생각했다고 한다. (그리스 로마신화를 떠 올려보니 알겠다.) 종교적인 부분은 어렵겠지만 고전으로 아주 궁금해진다.
마지막으로 철학적 문제로서의 '시간론'을 제기했던 아우구스티누스의 <고백>, 비판적 사고관으로 무신론을 이야기했던 루드비히 포이어바흐의 <기독교의 본질>, 기독교에 영향을 준 고대 그리스 철학자인 폴로티노스의 <엔네아데스>가 궁금하다.
세계는 한 권의 책과 같다.
여행하지 않는 사람은 그 책의 단 한 쪽만 읽는 것과 같다.
신이 사람을 만든 것이 아니라 사람이 신을 만들었다.
449p, 루드비히 포이어바흐의 기독교의 본질
출판사에서 도서를 제공받아 주관적으로 작성한 서평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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