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엇도 홀로 존재하지 않는다 - 존재의 연결을 묻는 카를로 로벨리의 질문들
카를로 로벨리 지음, 김정훈 옮김 / 쌤앤파커스 / 2025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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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엇도 홀로 존재하지 않는다

카를로 로벨리 지음, 쌤앤파커스 출판

작년에 코스모스를 읽고 우주의 아름다움에 감탄하며 이렇게 아름다운 글을 써준 과학자 칼 세이건에게 감사하였다. 우주에 대한 관심은 블랙홀에 대한 관심으로 시간에 대한 관심으로 이어졌고 책과 영화를 보며 감동을 이어나갔다. 그 와중에 읽게 되었던 책이 카를로 로벨리의 화이트홀.  


영화 인터스텔라에도 이 화이트홀의 개념이 나온다. 어쩌면 너무도 어려운 천체 물리학의 세계를 이렇게 쉽게, 아름답게 표현한 글을 보며 "와! 제2의 칼 세이건이라 불릴만 하구나"란 생각을 했었다. 그의 저서를 몇 권 더 사두고 아직 읽지 못했는데 이번에 카를로 로벨리의 에세이가 나왔다고 해서 얼른 신청해서 읽어보게 되었다. 


카를로 로벨리

양자이론과 중력이론을 결합한 '루프 양자 중력'이라는 개념으로 블랙홀을 새롭게 규명한 우주론의 대가로 '제2의 스티븐 호킹'이라고 불린다고 한다. 그의 글을 읽으면서 나는 칼 세이건을 떠올렸다. 아름다움이 곳곳에 묻어나는 과학자의 글은 생각만해도 마음을 울린다. 

장자, 물고기의 즐거움을 알다

목차 첫 장의 이름이다. 이 책의 시작과 끝은 장자의 물고기에 대한 이야기로 끝난다. 이 물고기 이야기는 장자가 함께 지인과 길을 걷다 한가로이 떠도는 물고기를 보며 "저기 물고기가 한가롭게 놀고 있구나. 저것이 바로 물고기의 즐거움이지!"라고 이야기하니 지인이 "물고기도 아닌데 그걸 어찌 아냐?"라고 했고 이를 추론으로 풀어 설명하다 "너도 내가 안다는 것을 알고 있었고 나는 여기 호수 위에서 알았다."라고 답했다는 어찌 보면 선문답 같은 이야기다. 


이 말은 무엇일까? 

우리는 말뿐만 아니라 행동으로도 사람을 이해할 수 있습니다. 장자와 물고기보다 혜시와 장자가 훨씬 비슷하기는 합니다. 하지만 그것은 정도의 문제입니다. 아이의 슬픔과 새끼 고양이의 슬픔을 이해하는 것은 완전히 다른 것은 아닙니다. 

15p

즉 우리는 인간을 특별한 존재로 여기고 세상을 '그것'을 바라본다는 태도로 보기 때문에 서로를 이해할 수 없다는 것이다. 만약 '너'를 향한 태로로 바꾼다면 더욱 상호보완적인 존재로 타인을 이해할 수 있겠다.


앎의 주체는 '세계와 다른 어떤 존재'가 아니라 '세계의 일부'라는 것입니다. 우리는 세계의 안쪽으로부터 세계를 연구하며, 우리가 세계의 일부임을 인식합니다. 그러므로 세계란 우리에게 있어 하나의 만남, 하나의 관계입니다. 

307

아름다움을 이야기하는 과학자, 카를로 로벨리

그의 글들은 참 아름답다. 어려운 물리학을 쉽게 이해할 수 있게 해주는 천상의 가이드 같다. 

삶은 현재 안에서, 모든 관습 너머에서, 시간이라는 다양하고 복합한 구조 속에서 여전히 타오르고 있다. 우리를 정의하는 기억의 시간, 우리를 끌어당기는 욕망의 시간, 우리가 항상 있는 영원한 현재의 시간에서 말입니다. 

156p

일반 상대성이론에서도 같은 일이 일어났습니다. 처음에 아인슈타인을 포함한 많은 사람이 "아, 그러면 중력장은 사실 (휘어있는) 시공간이구나!"라고 외쳤습니다. 하지만 어떤 사람들은 반대로 "아, 그러면 사건들이 일어나는 집인 시공간은 사실 중력장이구나!"라고 말하기도 했습니다. (중략)

결국에 '안토니오 데 쿠르티스'라고 부르든 '토토'라고 부르든 같은 사람인 것처럼, '시공간'이라고 부르든 '중력장'이라고 부르든 같은 실체입니다. 

250p

밤하늘을 바라보는 것은 마치 우리가 살고 있는 이 작은 우주선, 즉 우주를 가로질러 나아가는 이 작은 따뜻한 행성 안에서 둥근 창을 통해 밖을 내다보는 것과 같습니다.

274p


진정한 지성인 카를로 로벨리

지성인의 정의는 앎에 실천이 뒷받침되는 것이라 한다. 실제 칼 세이건은 지구 환경을 구하고 세계의 평등을 위해 앞장섰던 최고의 석학이자 지성인이었다. 카를로 로벨리의 에세이를 통해 그 또한 최고의 지성인이지 않나라는 생각을 하게 되었다. 


세계의 문제는 군사적. 이념적. 정치적으로 누가 이길지가 아닙니다. 세계의 문제는 '누가 이길 것인가' 하는 게임을 공동의 이익을 위해 어떻게 협력할 것인가'하는 게임으로 바꾸는 것입니다. 전쟁에서 이기는 방법이 아니라 전쟁을 피하는 방법이 문제인 것입니다. 

61p

대부분의 이탈리아 청년들은 이러한 특권을 누리지 못합니다. 18세 청년이 1만 유료(약 1580만 원)를 자유롭게 쓸 수 있는 경우는 많지 않습니다. 만약 모든 18세 청년에게 이 적은 자본이 주어진다면 기회가 조금 더 평등해질 수 있습니다. 창의적이고, 도전적이고, 생산적이고, 지적이고, 예술적인 힘이 해방될 수 있습니다. 조금 덜 불공정한 사회가 될 수 있습니다. 

207p

​​

이 책은 생각보다는 카를로 로벨리의 과학적 지식이 담긴 책은 아니었고 말 그대로 그의 실천적 삶의 자세를 보여주는 에세이였다. 하지만 처음과 끝이 장자의 이야기에서 끝나듯 그가 남기고 싶은 말은 결국 인간은 지구별에 잠시 머물러가는 여행자이므로 좀 더 따뜻한 마음으로 시야를 넓혀 함께 협력하는 사회를 만들자는 게 아닐까?


저는 여러분에게 이런 말을 하고 싶습니다. 

불만, 이루지 못한 꿈, 푸념, 타인에게 좌우되는 미래에 대한 불안감을 안고 살지 마세요. 여러분의 미래를 여러분 자신의 손에 맡기세요. 서로 맞서는 것이 아니라 함께 더불어 살면서요. 

24p



세게의 지성, 카를로 로벨리의 인생철학에 대해 살펴볼 수 있어 좋았던 책,

사두고 읽지 못한 <나 없이 존재하지 않는 세상>을 얼른 봐야겠다.



쌤앤파커스에서 도서를 제공받아 주관적으로 작성한 서평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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