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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신 이야기 - 전염병 예방과 인류의 생존을 위한 멈추지 않는 도전들
문성실 지음 / 현암사 / 2025년 1월
평점 :
이번 책은 문성실 박사님의 <백신 이야기>입니다. 이 책은 큰 아이가 생명과학 또는 공학에 관심이 있어 향후 진로 방향을 그리로 잡고 있다고 해서 도움이 될까 먼저 읽어보고 알려주려고 했던 건데 이렇게 재밌을 줄 몰랐어요. 백신의 출발 시점부터 면역학과 백신학을 근간으로 설명하며 쭉 훑어가는데 시간 가는 줄 몰랐네요. 몰랐던 백신의 영웅들을 알게 된 것도 좋았고 애매모호했던 일부 백신 기전에 대해 정확히 이해할 수 있었어요. .
책의 추천사를 써주신 세 분 중 한 분이 친분이 있던 강남 성심 감염내과 이재갑 교수님이시더라고요. 그래서 더 친근감이 가기도 했습니다.
문성실 박사님은 대학 시절 우연하게 세계 최초로 한타 바이러스를 발견하신 고 이호왕 박사님의 강의를 듣고 바이러스 세계에 빠져 감염면역학을 전공하고 백신개발 기초연구부터 임상실험까지 20여 년을 보내셨다고 한다. 코로나19이후 백신에 대한 정보를 알려야겠다고 생각하고 글을 쓰는 과학자가 되어 <사이언스 고즈 온>, <호모 사이언스> 등을 저술했다고 한다.
1부. 현대 이전의 세균학과 백신 개발의 시초
2부. 현대에 들어선 백신
3부 전 세계 어린이의 목숨을 구하다
4부 인류의 오랜 역사를 함께하다
5부 코로나19, 백신의 새로운 시대를 열다
6부 포스트 코로나, 우리가 백신을 말할 때
생백신, 불활화 백신, 재조합 단백질 백신, 면역 증강제, 벡터 백신, 마이크로 니들, 홍역, 유행성 이하선염, 풍진, 선천적 면역, 후천적 면역, 능동 면역, 수동 면역, 게놈, 중화항체, 탄저병, 배지, 한천, 페트리 디쉬, 천연두, 점막면역, 인두법, 우두법, 휴먼 챌린지, 젯 인젝터, 분기바늘, 하수역학 등을 정리하고 있는데요.
그중 제가 몰랐던 두 가지를 정리해 볼게요.
벡터 백신: 백신으로 사용하고자 하는 항원의 유전자를 운반체(벡터)인 다른 바이러스에 삽입해 체내에서 특이적인 항원을 발현시키는 백신
젯 인젝터: 대규모의 백신 접종 캠페인에서 사용하던 주사 방법으로 다회용의 백신을 젯 인젝터에 연결에 피스톤의 압력으로 진피까지 약물을 전달하는 방식, 현재는 다회 사용으로 인해 접종자 간 질병 전파의 위험이 있어 현재는 사용을 금하고 있다.
이번 책은 서평 이벤트가 아닌 질문 이벤트로 책을 보게 되었어요. 직접 저자에게 두 가지 질문을 드렸는데 이렇게 직접 답변을 주셨답니다. 궁금증 해결!
Q) 시베리아 동토에 미확인 바이러스가 많은 것으로 아는데 이 바이러스를 이용해 백신제작이 가능한가요?
답변) 시베리아 동토에 어떤 바이러스가 있을지 아직 우리 눈앞에 나타나지 않아 기후 위기에 앞서 걱정도 되고 혹은 기대가 되기도 합니다. 언제든 영구 동토층의 바이러스들이 인간에게 영향을 끼치게 되는 시기가 오면 유전자 분석을 통해 백신 개발이 가능합니다. 문성실(<백신 이야기> 저자)
Q) 백신 개발 과정에서 Chat GPT가 어떻게 관여할 수 있고 현재 얼마나 도움이 되고 있는지 궁금합니다.
답변) 대부분의 백신은 바이러스가 우리 몸의 수용체와 결합하는 부위를 타깃으로 합니다. 코로나19 백신의 경우, 전체 바이러스를 사용해 개발된 백신도 있지만, mRNA 백신은 수용체와 결합하는 특정 부위의 mRNA를 이용해 제작되었습니다. AI를 포함한 생물정보학(bioinformatics)은 바이러스 중에서 수용체 와 결합할 수 있는 부위를 예측하고 분석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합니다. 이러한 분석을 통해 면역 효과를 극대화할 수 있는 후보 부위를 찾아내는 방법으로, 이제는 실험실이 아닌 컴퓨터를 활용한 백신 디자인도 가능해졌습니다. 물론, 이러한 예상 후보들이 실제 동물이나 사람에게서 어떤 효과를 보이는지에 대한 실험은 여전히 필수적입니다. 문성실(<백신 이야기> 저자)
새롭게 알게 된 사실이 너무 많지만 인상 깊었던 부분들을 정리해 볼게요.
유전적 관점에서 천연두 백신인 백시니아 바이러스가 마두 바이러스와 가깝다면, 우리는 소를 의미하는 Vacca라는 영단어가 들어가 만들어진 백신 Vaccine이라는 단어를 에콰인Equine으로 바꿔야 하는 것 아닐까?
천연두 예방의 선구자로 '백신의 아버지'라 불리는 제너의 이야기는 잘 아실 거예요. 농장에서 소 젖을 짜는 여인들의 손과 팔에 작은 고름이 있는 경우 천연두에 감염되지 않는다는 사실을 깨닫고 최초의 '휴먼 챌린지'로 임상을 시행 결과를 보였는데요. 1938년 영국의 다우니 박사가 제너의 우두 백신에 사용된 바이러스와 자연적으로 소에게 감염된 바이러스가 다르다는 것을 밝혀냄으로써 모두가 혼란에 빠졌다고 해요.
결국 1902년 상업적으로 생산된 천연두 백신을 분석했는데 결과 당시 생산된 천연두 백신이 우두가 아닌 마두 바이러스와 유사하다는 결론을 발표했다고 하네요.
힐먼의 목표는 자신의 업적을 세상이 알아주는 명예가 아니었다. 그는 "내 비전은 소아과 질환을 예방할 수 있는 백신을 만드는 것이다."라고 이야기했다. 힐먼은 20세기 가장 중요한 백신 개발자 중 한 명으로 한 시대의 감염병 예방에 지대한 공헌을 했으며, 그의 연구는 오늘날까지도 백신학 및 면역학의 중요한 기초가 되고 있다.
모리스 힐먼은 백신 역사에서 가장 많이 나오는 영웅인 것 같은데요. 힐먼은 추정에 따르면 그의 백신이 매년 800만 명의 생명을 구한다고 해요. 그의 팀이 개발한 백신은 홍역, 이하선염(볼거리), 풍진을 한 번에 맞을 수 있는 MMR부터 A형, B형 간염, 수두, 수막염균, 폐렴구균, 인플루엔자균 등에 대한 백신 8가지를 개발하였다고 해요. 이 정도면 정말 "현대 백신의 아버지'로 불릴 만한 것 같아요.
미국정부는 소크의 IPV를 허가했다. 이후 전국적으로 백신 접종 캠페인이 시작되었고, 1957년에 5만 8천 건이었던 소아마비 사례가 5천600건으로 감소했으며 1961년에는 단 161건만 보고 되었다. 이 과정에서 백신의 대량 생산이 필요했고, 소크는 그의 기술을 미국의 6개 제약회사에 공유했다. 그는 이 백신에 대한 특허를 신청하지 않아 경제적 이득을 얻지 못했지만 한 인터뷰에서 "이 백신에 대한 특허는 없습니다. 당신이라면 태양에도 특허를 낼 수 있습니까?"라는 말로 백신은 경제적 이권 없이 모두가 누려야 할 것이라는 그의 철학을 대신했다.
타임이 선정한 20세기 가장 영향력 있는 인물 100인에 포함되는 조너스 에드워드 소크! 나이 드신 분들 보면 소아마비 후 신체장애가 온 분들이 더러 있는데요. 이러한 고통에서 전 세계민을 구해준 분이 소크 박사라고 해요. 특허를 신청했다면 본인과 제약사는 엄청난 부를 누렸겠지만 빠르게 질병을 99% 줄일 수는 없었겠죠. 특히나 개발도상국 국가들은 엄두를 못 냈을 거구요. 이렇게 사람을 구하고자 하는 철학이 있는 영웅들이 있었기에 우리가 지금 이 자리에 건강히 있는 것 같아요.
백신 개발의 역사와 영웅들의 이야기, 그리고 흔히 가질 수 있는 오해들을 알기 쉬운 이야기로 풀어내 누구나 감염학과 백신학의 기초를 습득할 수 있게 해 주는 좋은 책이었어요. 누구나 재미있게 읽을 수 있는 책이라 의학, 과학에 관심 있는 분들께 추천드려요.도서를 출판사에서 제공받아 주관적으로 작성한 서평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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