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밤호수의 에세이 클럽 - 진짜 내 이야기로 에세이 쓰기
임수진(밤호수) 지음 / 엑스북스(xbooks) / 2025년 1월
평점 :
오늘은 밤호수라는 닉네임으로 알려진 임수진 작가님의 책, [밤호수의 에세이 클럽]을 읽고 리뷰해 봐요.
이 책은 블로그, 인스타 친구이자 네이버 도서 인플루언서 1위를 하고 있는 여르미님 서평 이벤트를 통해서 받은 책이에요. 여르미님이 꼭 추천하고 싶다고 자비로 처음 이벤트를 여신다고 하셔서, 얼마나 좋은 책이길래 이렇게 강력 추천하실까? 하는 마음에 읽게 되었어요.
얼마 전 네이버 블로거 친구이신 케이건드라카님께서 블로그 축제에 대해 언급하신 적이 있었거든요. 한 번 설명해 달라고 해서 들었는데 저는 이해가 잘 이해가 안 되더라고요. 약간 메타버스 같은 느낌처럼 각각의 캐릭터로 글 속에서 세계를 창조하시고 있으신 듯했어요. 이 블로그 축제를 운영하시는 분도 밤호수님이라고 들었던 터라 작가님에 대한 궁금증이 더 커지기도 했던 것 같아요.
20대에 짧게 국어 교사로 지내다 미국에서 생활을 하고 계시다는데요. 밤호수의 에세이 클럽을 4년째 운영하고 계시기도 하고 작품으로는 <안녕, 나의 한옥집>, <오토바이 타는 여자> 등이 있다고 해요. 제가 에세이를 많이 안 읽어서 작가님의 작품을 아직 보지 못했는데 많은 분들이 극찬하니 조만간 꼭 봐야겠다고 다짐을 해 봐요.
쓸 게 없다고 투덜대는 자일지라도
자기 안에 가득 찬 세계 하나를 다만 인식하지 못하고 있을 뿐이다.
말 그대로 접근하기 쉬운 글, 그리고 '나'와 가장 친한 글이 바로 에세이다.
작가님은 "모든 이야기는 기록하는 순간 의미가 생기고, 기록되는 순간 영원성을 지닌다. '역사'가 된다."라고 하는데요. 이는 인간이란 스토리로 삶을 기억하기 때문인 것 같아요. 얼마 전 졸꾸머끄에서 백일장으로 첫사랑에 대한 글을 썼는데 사실 그다지 별게 없는 이야기였는데 글로 써 내려가자마자 애틋하고 그 시절의 감정이 훅 올라오더라고요. 글의 힘이란 이런 거겠죠?
에세이란 '나'의 세계에 타인을 초대하는 것이다. 지극히 사적인 글을 타인과 공유하는 것이 에세이다. 그렇다면 우리는 왜 사적이고 내밀한 나의 이야기에 타인을 더하려 하는가. 타인을 더함으로써 얻어지는 것은 무엇인가.
"왜 '굳이' 에세이를 쓰나요?"라는 질문에 '굳이' 답을 해야 한다면 나는 그리 말하겠다. '나'가 '우리'가 되는 순간의 감동을 경험하기 위해서라고.
"왜 에세이를 써서 굳이 나의 사적인 이야기를 남에게 해야 하는 걸까?"라는 질문에 결국 타인과 공유함으로써 '나'의 이야기를 너와 나'의 이야기로 승화하고 단단한 감정의 결속을 느끼기 위해서가 아닐까? 그리고 나의 이야기를 세상에 뿌림으로써 나의 족적을 남기고 싶어 하는 인간의 기본적인 욕망 때문이 아닐까? 하는 생각을 했어요.
그런데 만약 아무도 관심 없는 이야기를 나만 신나서 하면 어떨까요?
작가님은 "에세이스트는 나르시시스트"라는 이야기를 했는데 이 말은 처음부터 나의 이야기를 쓰는 에세이스트는 세상의 중심이 '나'이고 내 세계에 대한 이야기가 주를 이루기 때문인데요. 에세이스트의 가장 큰 특징인 '공감'이 넘치는 사람들이기 때문에 결국은 나르시시스트는 될 수 없다고 해요.
글쓰기는 독자를 향한 '불친절'과 '친절 사이의 아슬아슬한 밸런스 게임이다.
거창한 이야기를 담고자 할수록 어휘는 더 추상적이 되고 내용은 수박 겉 핥기처럼 훌렁훌렁 넘어가기 마련이다. 급한 마음을 가라앉히자. 들뜬 어휘도 섬세하게 다듬고 인생을 통째로 담으려 하는 대신 작은 순간들로 채워보자.
그래서 에세이는 나의 이야기를 너에게 적절한 표현으로 구성을 잘 짜서 전달함으로써 공감을 얻는 글이라고 해요.
표현: 주제/내용/문장, 단어의 사용, 문체 등
구성: 전개방법, 하이라이트, 장면 전환의 부드러움, 시작과 마무리 등
모든 기억이 결국 정서로 남듯, 기억은 사라져도 정서는 사라지지 않듯,
우리가 에세이에 쓰는 이야기도 결국 하나의 정서, 감동, 동감, 감정으로 남을 것이다.
그리고 그것이 곧 형용사다.
모든 에세이는 형용사에서 시작한다.
모든 에세이는 형용사로 남는다
이 글을 보고 나니 형용사 공부를 하고 싶다는 생각을 되었어요. 좀 더 내 감정을 세심하게 표현할 수 있는 어휘를 많이 알고 싶다는 생각이 들더라고요. 서점에 가게 되면 형용사에 관련된 책을 한 번 찾아봐야겠어요.
이 책은 글쓰기 책으로 강력 추천드리는데요. 이유는 에세이 글쓰기의 유용한 팁들이 잔뜩 들어있어서에요.
그중에서 꼭 해보고 싶은 것들을 추려보았는데요.
시간 내서 저 기법들은 꼭 한 번 해봐야겠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흑백 사진의 글쓰기
1. 어린 시절의 단편적인 순간 떠올리기
2. 어렴풋한 장면일지라도 흘려보내지 않고 마음에 담아두기
3. 위 장면들을 오래오래 들여다보기. 때론 며칠 동안, 따로 몇 달 동안
형용사로 에세이 연습하기
1. 쓰고자 하는 이야기에서 내게 남겨진 정서는 무엇인가. 내게 기억될 감정은 무엇일까? 어떤 형용사로 표현할 수 있을까 생각해 본다.
2. 독자/작가가 만나는 지점이 곧 공감이고 에세이의 궁극적 목적이라면, 내가 쓰는 글의 그 지점에서 독자와 공유되는 형용사는 무엇일까 생각해 본다.
3. 형용사 자체를 섬세한 언어로 구현해 내는 글을 써 본다.
4. 하나의 형용사를 오래 곱씹어 보고 그 단어와 연결된 나의 기억과 감정을 에세이로 표현해 본다.
5. 사전을 보며 내가 표현하고 싶은 바와 맞아떨어지는 새로운 형용사를 찾아본다.
순간을 영원처럼 묘사 연습
1. 묘사하고자 하는 장면을 충분히 생각하고 눈앞에 자세히 그려낸다.
2. 눈앞의 상황, 장면을 제3자가 되어 객관적으로 바라본다. 배경은 어떠한지, 어떤 사건이 어떻게 이루어지는지 파악한다.
3. 내가 바라보는 인물(나)의 심리와 배경 상황이 시시각각 어떻게 변화하고 있는지 인지한다.
4. 충분히 상황을 파악했다면 '상황'과 '감정'을 글로 표현한다.
첫 머리와 끝머리를 위한 글쓰기 연습
1. 잘 쓰인 에세이집 한 권을 선택한다.
2. 제목-첫 문장-끝 문장을 필사한다.
3. 제목-첫 문단-끝 문단을 필사한다.
4. 제목-글의 주제-첫 문단의 중심 내용- 마지막 문단의 중심 내용을 정리한다.
반복해서 연습해 볼 수 있는 주별 과제
1. 음식(오감을 이용한 음식 묘사와 표현이 반드시 들어가야 함)
2. 사소한 것들(가능한 더 사소한 것들을 찾자)
3. 형용사(내가 선택한 형용사가 작품에 한 번도 나오지 않더라도 독자가 그 형용사를 알아서 느낄 수 있는 글)
4. 순간을 영원처럼(상황 묘사와 심리 묘사 포함)
5. 불안과 공포(하이라이트가 어디인지 스스로 생각하며 쓸 것)
6. 지연(가장 어려운 과제로, 가능한 작은 소재를 찾을 것, 관찰과 응시가 가장 중요함. 감각과 관찰의 묘사, 감상과 사유를 포함할 것)
밤호수님의 에세이 클럽에 꼭 한 번 등록해서 수업을 받아보고 싶다고 생각이 들 정도로 알찬 에세이 수업이었어요.
아직 부족하지만 책에 있는 기법들을 하나씩 써보며 나만의 글쓰기 실력을 향상시켜 봐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답니다.
글쓰기가 막연하게 어려운 분들, 에세이를 쓰고 싶은 분들께 추천드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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