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핑계는 천문학이야 - 일상의 모든 이유가 우주로 통하는 천문대장의 별별 기록
조승현 지음 / 애플북스 / 2025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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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스모스를 읽고 천문학에 대한 관심이 많아졌었다. 

유튜브나 티비를 거의 보지 않지만 가끔 즐겨 듣는 유튜브 프로그램 중 '보다'의  '우주 먼지' 지웅배 박사님의 토크를 좋아하기도 한다. 

그래서 과학 커뮤니케이터 궤도 추천 책인 어린이 천문대장 조승현 작가의 내 핑계는 천문학이야는 책 제목만으로도 나의 관심을 끌어당겼던 것 같다. 


어린이 천문대장 조승현 작가

조승현 작가는 구리 어린이 천문대장으로 아이들에게는 쪼쪼쌤으로 불린다고 한다. 브런치에서 글을 쓰기 시작해 꾸준히 책을 편찬하고 있는 작가님이시도 한데, 밤에는 별을 보고 낮에는 글을 쓰는 삶이 참 멋져 보이는 것 같다. 

일상의 모든 것이 별과 연결되어 이야기될 수 있다는 것이 신선했던 책이었던 것 같다. 



목차

  1. 천문학으로 허세 부리기

  2. 천문학으로 핑계 대기

  3. 천문학으로 위로하기

  4. 천문대장의 요일들



인상 깊었던 내용과 구절

첫 번째,

이 책에서는 몰랐던 천문학자들의 이야기를 들을 수 있었는데, 300년 전 천문학계를 주름 잡았던 샤를 메시에라는 혜성 전문 천문학자에 대한 이야기도 인상 깊었다. 300년 전 혜성을 찾는 건 <히든 싱어>에서 모창 능력자들 가운데 원조 가수를 찾는 일 이상으로 어려운 일이었다고 한다. 그러다 보니 우주 가스인 성운을 혜성으로 발표했다 학계에서 망신을 당하기도 했었다고 한다. 


그런데 메시에는 관점을 바꾸었단다. 망원경 대신 노트를 집어 들고 혜성과 닮은 천체를 모조리 정리하였단다. "진짜 혜성을 가려내기 위해 혜성처럼 보이는 가짜를 미리 찾아 놓기로 한 것이다." 

이 작업을 얼마나 했을까? 그는 20년 동안이나 가짜를 정리했단다. 


결국 그는 혜성처럼 보이는 천체를 103개를 찾아 정리하였고 250여 년이 지난 지금도 별 애호가들이 가장 많이 쓰는 천체 목록이 되었다고 한다. (M1, M2와 같은 천체 이름의 M이 메시에를 뜻한다고 한다) 게다가 혜성도 21개나 찾아내어 '혜성 사냥꾼'이라는 칭호를 왕실로부터 받기도 했다고 한다. 


일이 어려울 때는 관점을 바꿔 보는 게 도움이 되는 것 같다. 내가 좋아하는 것을 찾을 수 없을 때 싫어하는 것을 먼저 정리해 보는 게 도움이 되는 게 하나의 예인 것 같다. 한 치 앞이 안 보이는 문제를 풀 때 머리를 싸매는 것보다 차분히 노트와 펜을 들고 하나씩 리스트를 정리해 보는 건 어떨까 싶다.

두 번째, 

"다시 저 점을 보라. 저것이 우리의 고향이다. 저것이 우리다. 

당신이 사랑하는 모든 사람들, 당신이 아는 모든 이들, 예전에 삶을 영위했던 모든 인류가 바로 저기에서 살았다."

창백한 푸른 점_칼 세이건

창백한 푸른 점으로 불리는 지구의 사진은 칼 세이건의 고집으로 찍혔다고 한다. 당시 탐사선 보이저 1호가 태양계를 떠나고 있었는데 NASA의 기술 고문이었던 칼이 방향을 바꿔 지구를 찍자고 우겼다고 한다. 모두가 반대했지만 천재의 고집을 꺾을 수 없었던 터라 찍게 되었는데 바로 이 사진이 역사상 가장 철학적인 천체사진이 된 것이다. 


스스로에게 신의 권한을 부여한 호모사피엔스가 지구의 위치를 알고 우주 안에서 우리의 모습을 알게 된 계기가 된 것이다. 얼마 전 김상욱 물리학자가 이야기하기로 과학을 배우다 보면 모든 만물이 이어져 있다는 것을 알게 된다고 한다. 단지 사람과 사람이 아니라 동물과 식물뿐 아니라 우주의 물질들까지도 말이다. 


생물학 책을 읽고, 물리학, 천문학을 알게 되면 정말 그런 것 같다. 이야기하는 것은 다르지만 결국 공부를 하면 할수록 너와 나는 다르지 않고 우리는 하나라는 사실을 알게 되는 것 같다. 우주의 먼지에 불과한 지구라는 작은 별에 사는 우리네들이 더 이상 싸우지 않고 갈라치기 하지 않고 화합하며 살면 얼마나 좋을까 하는 생각이 든다. 


3번째, 

2024년 5월 10일  태양 자기 폭풍이 강하게 일어 전 세계에서 오로라가 관측되었었다. 보통 KP 지수가 오로라 지수라고 하는데 1부터 9까지 있고 숫자가 클수록 관찰이 용이하다고 한다. 오로라를 관찰할 확률이 가장 높은 곳 중 하나인 캐나다의 옐로나이프의 경우 3만 되어도 오로라가 보인다고 하는데 24년 5월 10일 옐로나이프의 KP 지수는 9였다고 한다. 


저자는 어스름처럼 보이는 오로라를 한국에서 관측하기 위해 강원도로 달려갔다고 한다. 

이 글을 쓰는 이유는 너무 아쉬워서이다. 미국 서부 여행을 끝내고 5월 9일 밤 나는 한국으로 돌아오는 비행기 안에 있었던 것이다. 

하루만 더 미국에 있었다면... 아니면 돌아오는 길 열심히 비행기 창밖만 쳐다봤더라면? 나는 아마도 내 인생 최초의 화려한 오로라를 볼 수 있지 않았을까? 


만약 내가 미리 그런 정보를 알았다면 돌아오는 비행기에서라도 눈을 부릅뜨고 하늘을 살펴봤을 텐데 말이다. 아는 만큼 보인다. 모든 걸 계획하고 공부하고 여행을 떠나는 건 지양하는 편이지만 그 나라의 역사, 지리, 정치 경제 사항 등을 공부하고 떠나면 더 많은 것들이 보이는 것과 마찬가지다. 


앞으로도 두루두루 공부하고 고개를 숙이는 벼처럼 살고 싶다. 

그건 그렇고 작년에 놓친 24년 5월 10일 오로라는 평생 아쉬울 것 같긴 하다. 



4번째,

달은 하루에 약 50분씩 늦게 뜨고 늦게 진다. 어제 오후 7시에 떴다면 오늘은 오후 7시 50분에 뜨는 식이다. 이렇게 조금씩 밀리다 보니 어느 날은 달이 낮에 뜨고, 어느 날은 새벽에 뜨기도 한다. 달을 저녁 시간에 볼 수 있는 날은 기껏해야 한 달에 열흘 남짓이다.

229p

천문대에 온 아이가 달이 뜨는 걸 꼭 보고 싶다고 했는데 그 아이가 올 때마다 달이 저녁에 뜨지 않아서 보여주는 데 몇 달이 걸렸다는 이야기였다. 

아니... 달이 50분씩 밀려서 뜨는 거였다는 걸 이제 알았다.

낮달이 보이는 건 원래 달이 지구를 공전하니 계속 떠 있는데 밤이 어두우니 더 잘 보이는 건 줄 알았는데 아니었다. 


마흔 넘어 새롭게 알게 된 사실.... 달이 뜨지 않는 저녁도 있었다니??? 달이 없는 날이 있다니???

내 눈에만 안 보이고 매번 떠 있는 줄 알았던 달이 이렇게 귀한 거였다니 정말 놀랍다. 

간단한 천체 지식마저도 없었던 게 놀라웠고 아이랑도 이 주제로 한참 이야기를 나눴던 것 같다. 

이제 달이 안 보이면 오늘은 달이 뜨는 날인지를 체크해 볼 것 같다. 하하하...

재미있고 유익한 천문학 이야기를 삶에 녹여내는 글솜씨가 좋았던 책이다.

천체 관측이나 천문학을 좋아하는 사람, 과학을 좋아하는 사람들이 편하게 읽을 수 있는 책이다. 


출판사에서 도서를 제공받아 주관적으로 작성한 서평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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