닐스 비크의 마지막 하루 - 2023 브라게문학상 수상작
프로데 그뤼텐 지음, 손화수 옮김 / 다산책방 / 2025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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닐스 비크의 마지막 하루

다산북스 출판, 프로테 그뤼텐 지음

선물 같은 책을 만났어요. 

북유럽 추천 소설로 권해 드리고 싶은 닐스 비크의 마지막 하루인데요. 

노르웨이 문학이 이런 매력이 있었나요?  

욘 포세의 아침 그리고 저녁을 읽고 죽음은 삶의 끝이 아니라 돌고 도는 원형이라는 느낌을 받았었거든요.

그런데 이번 프로테 그뤼텐의 닐스 비크의 마지막 하루에서도 죽음이 끝이 아니라는 설정이라 우리의 죽음에 대한 전통적인 생각과 이어진다고 느꼈어요. 


욘 포세의 아침 그리고 저녁의 경우 삶과 죽음의 원형적 사고관에 좀 더 집중하고 있다면 프로테 그뤼텐의 닐스비크의 마지막 하루는 '죽음에 관한 가장 아름다운 소설'이라는 소개에 걸맞게 서정적이고 아름다운 사랑과 삶에 대한 이야기였어요. 


프로테 그뤼텐

프로테 그뤼텐은 소설가, 시인, 저널리스트로 활동하고 있는 노르웨이 현대문학을 이끄는 작가라고 해요. 노르웨이의 최고 권위의 문학상은 브라게 문학상이라는데 프로테 그뤼텐은 99년 벌통의 노래에 이어 닐스 비크의 마지막 하루까지 2번의 브라게 문학상을 수상하였다고 하고요. 

닐스비크의 마지막 하루

닐스 비크의 마지막 하루는 주인공 닐스 비크가 죽음 후 일어나는 하루간의 일이예요. 닐스 비크는 피오르드를 운행하는 작은 배의 선장이었는데요. 이 배를 운행하며 그는 평생을 살아왔어요.

죽음 후 마지막 하루에 그는 피오르의 배를 운행하며 자신의 삶을 회상하는데요. 가족과 평생을 사랑한 아내와 관련한 이야기를 떠올리는 과정이 잔잔하고 마음을 울리더라고요. 


평생 소위 말하는 화려한 삶과는 거리가 먼 피오르드 저지대의 험한 자연환경에서 살아온 그의 이야기는 담담하지만 반짝이는 이야기였어요. 삶을 추억하며 결국 남는 것은 사랑이라는 걸 알려주는 책이었고요 

눈부신 자연의 묘사와 더불어 소박하고 담담한 사람들의 이야기가 참 좋았던 것 같아요. 

제비의 의미 

제비는 행운과 행복을 가져다주기 위해 거기 있었다. 그는 운이 좋지 않은 날에 그 제비를 보면 빛과 여름을 떠올릴 수 있다고 마르타에게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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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제본과 완본을 함께 받은 건 처음이었어요. 가제본마저도 참 아름다웠는데요. 

가제본에 있는 제비 그림의 의미는 행운이라고 해요. 제비는 언제나 집으로 돌아오는 길을 알기 때문이라고 하네요


감동적인 서평단 메시지

이때까지 많은 서평단을 했지만 이렇게 감동적인 편지는 처음이었어요. 보통 안내서를 보내주시는데 이번 편집자분은 편지를 쓰셨더라고요. 이 책을 해외 도서전에서 운명적으로 만났던 이야기와 더불어 가제본의 이야기, 바다 물빛색의 정식 출간본의 전달 이야기까지 전해주셨어요.

책도 감동적인데 이렇게 편집자의 마음까지 와닿아 더 따뜻하게 읽혔던 소설 같네요. 




닐스 비크의 마지막 하루의 문장들 

시간은 이미 그에게서 떠났다. 시간은 이제 더 이상 그에게 문제가 되지 않았다. 사실, 돌아보면 항상 문제가 되었던 것은 시간이었다. 그는 삶의 마지막 날에 시간을 가로지르는 선을 긋고 그 선을 따라 거꾸로 거슬러 올라가며 시간이 그를 어디로 인도하는지 볼 생각이었다. 그는 정해진 길, 또는 정해진 길들을 마지막을 걸을 것이다. 그는 살아오면서 사랑했던 것들을 그려내고, 들어 올리고, 존중을 표할 것이다. 

p26-27

누군가 닐스에게 묻는다면 그는 이렇게 말할 것이다. 

우리가 산과 함께 살아가는 법을 배워야 하고, 언제 산이 조용한지, 언제 산이 소리를 내고 요동을 치고 무너져 내리는지 알아야 합니다. 

61-62p



누구나 언젠가는 삶과 죽음의 경계선에 다가가는 경험을 하게 되고, 그 경계에 다다르기까지 얼마나 많은 고통과 패배를 견뎌내야 하는지는 아무도 알지 못한다. 

116p

어떤 일도 똑같은 방식으로 일어나지 않으며 같은 날은 두 번 다시 오지 않는다. 그 모든 날들이 똑같다고 여겨지는 때는 오직 이 마지막 날뿐이다.

118p

내 안의 날씨도 이렇게 변한다. 나는 피오르 같은 사람이다. 피오르처럼 부풀어 올랐다 가라앉았다가, 다시 부풀어 오르고 가라앉는다. 

119p


시간은 우리가 태어나는 날부터 시작해 우리가 점점 더 강해지고, 더 커지고, 더 현명해지고, 더 빨라지고, 더 명료해질 때까지 함께하다가 천천히 내리막길로 향한다. 우리는 더 약해지고, 더 느려지고, 더 취약해지며, 어떤 일을 해보려는 우리의 열정은 사그라든다. 그는 이제 이것을 알고 있다. 천천히 시작해 천천히 끝을 맺을 것이다.

153p

이제 거의 모든 사람들은 떠나가고 없었다. 물살은 낮과 밤을 지우고, 모든 것을 서로 연관성이 없는 조각들로 분리한다. 피오르는 망각이다. 

209p

당신 없이 어떻게 살아갈 수 있을까요? 그가 나직이 중얼거렸다. 일주일이 되고 한 달이 되고 1년이 되고 평생이 되는 이 하루하루를 당신 없이 어떻게 살아갈 수 있을까요? 
269p


닐스의 삶을 한 마디로 이야기하면 '아름다운 사랑이었다'라고 이야기하고 싶어요.  

클레어 키건의 담담하지만 아름다운 문체를 좋아하고 욘 포세의 함축적인 글들을 좋아하는데요. 프로데 그뤼텐의 글은 서정적인 욘 포세 같은 느낌이었어요. 북유럽 지역의 험한 자연환경이 이들에게 이런 감수성을 준 것일까요? 


'죽음에 관한 가장 아름다운 소설'이라는 소개에 걸맞은 아름다운 북유럽 추천 소설이었던 닐스 비크의 마지막 하루. 앞으로 북유럽 작가들의 글을 좀 더 많이 만나보고 싶다는 생각을 하게 해준 책이었던 것 같아 강력 추천드려요. 



출판사에서 도서를 제공받아 주관적으로 작성한 서평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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