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윤기의 그리스 로마 신화 1 - 신화를 이해하는 12가지 열쇠, 개정판 이윤기의 그리스 로마 신화 1
이윤기 지음 / 웅진지식하우스 / 2024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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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윤기의 그리스 로마 신화

웅진지식하우스 출판, 이윤기 지음


그리스로마신화를 많이 들어서 알지만 제대로 앉아서 읽어본 적은 없었던 것 같다. 

현대인의 교양서적 그리스로마신화를 모르고서는 서양문화를 이해할 수가 없다. 수많은 책, 그림, 음악이 모두 신화에서 유래한 것이 많다. 

비슷한 이유로 최근에 일리아스를 벽돌책 모임에서 읽었는데 이번에 좋은 기회로 그리스로마신화를 읽게 되었다. 


240만 독자가 읽은 25주년 개정판


이 책은 이윤기 선생님의 그리스로마신화 25주년 개정판이다. 나 빼고 다 읽은 건지... 읽은 사람이 240만이란다. 

그래도 어릴 적엔 책 좀 읽은 사람이었는데 이것도 안 읽고 뭐 했는지 모르겠다. 

그리스로마신화의 인물이나 에피소드가 대부분 기억나는 걸 보면 어디선가 보긴 했나 본데 기억은 전혀 안나니 다시 1권부터 쭉 읽을 참이다. 


이윤기 선생님


고 이윤기 선생님의 번역 히스토리를 보니 깜짝 놀랄만 하다.  

장미의 이름, 푸코의 진자, 그리스로마신화, 카를 융의 저서까지 250여권을 번역했으며 실제 왕성한 소설 활동도 하셨다고 한다. 

이윤기의 그리스로마신화는 2000년 첫 권이 출간되고 2010년 전 5권으로 완성된 대서사시로 21세기 문화 지형도를 바꾼 책이라는 찬사를 들으며 240만 명 이상의 독자를 만났다고 한다. 

나도 이제 아이와 한 권씩 모두 독파해 봐야겠다. 



미궁은 거기에 들어가지 않으려는 사람에게는 존재하지 않는다.

신화도 그 의미를 읽으려고 애쓰지 않는 사람에게는 존재하지 않는다. 그런 뜻에서 신화란 미궁과 같다. 신화라는 미궁 속에서 신화의 상징적인 의미를 알아내기란 여간 어려운 일이 아니다. 그러나 방법이 있다. 독자에게는 아리아드네의 실타래가 있다. 

그것은 무엇인가? 바로 상상력이다. 

14p


들어가는 말에서부터 울림이 있다. 

'의미를 읽으려 애쓰지 않는 사람에게는 신화란 존재하지 않는다니...' 

옳고 그름의 잣대, 가능, 불가능의 영역의 판단을 잠시 내려놓고 상상의 세계로 들어가기 위해 준비운동을 하라는 어르신의 말씀 같다. 


거기다가 한 마디 하신다.

다 떡 먹여주지만 그것만 단편적으로 봐서는 절대 미궁을 빠져나가지 못할 것이다... 이렇게 겁을 주시기도 한다.  


그리스로마신화의 세계로 제대로 한 번 빠져 봐야겠다.... 싶다. 


목차는 12가지로 나뉜다. 

잃어버린 신발을 찾아서


처음부터 철학적이다.  

여기에 이아손이 왕이 되는 스토리가 나오며 '모노 산달로스(외 신발)'에 대한 이야기가 나온다. 

이 모노 산달로스는 비단 그리스로마신화에서만 나오는 게 아니다. 

달마, 신데렐라, 콩쥐팥쥐 등 많은 범문화에서 모노 산달로스의 변형이 떠돌고 있다. 



대지와 육신 사이에 놓인 신발 중 잃어버린 한 켤레는 신화일지 모른다고 이야기하셨는데 그것은 우리의 정체성과도 맞닿아 있지 않을까 싶다. 

신화를 앎으로써 우리와 비슷한 신을 이해하고 역사와 문화를 알게 되고 그럼으로써 지금의 나를 더 잘 알게 되는 정체성 말이다. 


그렇게 생각하니 그리스로마신화가 더 재미있게 느껴졌다. 

동네 할어버지처럼 편하게 이야기 해주시는 고 이윤기 선생님의 문체도 재미를 배가해 주는 요소인 것 같다. 





모든 것은 카오스에서 시작되었다.


그리스 신화에 따르면 카오스, 혼돈에서 어둠의 신 에레보스, 밤의 여신 뉙스가 태어나고 이들 남매가 혼인하여 낮의 신 헤메라와 대기의 여신 아이테르를 나았다고 한다. 최근 자주 듣는 곡이 녹턴인데 여기에 녹이 밤의 뉙스에서 유래했다고 한다. 

자연은 이후 하늘과 땅을 떼어놓고 물을 떼어놓았고 대지의 여신 가이아, 하늘의 여신 우라노스가 태어났다. 이들의 자녀가 티탄족으로 제우스 등의 다음 세대 신들과 세대교체를 위해 티타노마키아라는 전쟁이 있었다. 


그리스로마신화 주신


이라고 한다. 

대신인 제우스, 아내이자 신성한 결혼의 수호 여신 헤라, 바다의 신이자 곧 바다인 포세이돈, 저승을 다스리는 저승의 신 하데스, 곡식을 다스리는 여신 테메테르, 헤라 여신을 도와 인가의 가정과 부엌일을 돕는 헤스티아도 속한다.  이들은 모두 제우스와 동기간으로 나머지 6명의 신은 아들딸이다. 태양과 음악, 의술을 관장하는 아폴론, 달과 사냥의 여신 아르테미스, 천상의 심부름꾼이나 상업의 신 헤르메스, 무엇이든 만드는 대장장이 신 헤파이톤스, 지혜와 전쟁의 여신 아테나가 있다. 


재미있는 것은 아프로디테가 으뜸 신에 들어가면 으레 가정과 부엌의 여신인 헤스티아가 빠지고 포도주의 신 디오니소스가 뽑힐 때도 헤스티아가 빠진다고 한다.  

사랑과 애욕, 술에 빠지면 가정을 안 돌본다는 뜻인가 싶다. 



에로스와 프쉬케


아프로디테의 아들 사랑의 전령 에로스와 인간 프쉬케의 이야기는 모두 잘 알 것이다. 

프쉬케가 에로스와 즐거운 신혼 생활을 보내고 있다가 언니들의 꾀임에 빠지기 전 에로스는 프쉬케에게 이야기한다. 


하지만 프쉬케는 어리석게도 의심을 하게 되고 그를 떠나보낸다. 우여곡절 끝에 하데스에게서 프쉬케를 구해와 해피엔딩으로 막을 내리지만 여기에서 교훈이 있다.


에로스와 프쉬케 사이에 태어난 딸의 이름이 헤도네, 즉 기쁨이라는 것도 재미있었다. 



오르페우스의 사랑


에로스와 프쉬케의 사랑은 하데스의 땅에서 프쉬케를 구해오면서 해피엔딩으로 끝났지만 오르페우스는 결국 호기심과 의심의 끈을 놓지 못해 아내 에우뤼디케를 잃고 만다. 


이 이야기는 최근에 보았던 뮤지컬 하데스의 주된 내용이었기 때문에 더 재미있게 읽었던 것 같다. 

오르페우스는 아폴론의 아들이다. 음악의 신 아폴론의 무사이 아홉 자매 (뮤즈 포함)의 막내인 현악기의 신 칼리오페를 사랑하여 낳은 자식이 천하제일 가수 오르페우스이다. 


오르페우스는 에우뤼디케라는 아내가 있었는데 결혼 초 죽음을 맞게 되고 오르페우스는 노래의 힘으로 저승까지 아내를 구하러 간다. 하지만 마지막 관문인 '뒤돌아보지 말라'는 명령을 어김으로써 영원히 아내를 되찾을 수 없게 된다. 이후 오르페우스도 불행한 죽음을 맞이하는데 이것이 불행인지는 모르겠다. 

그토록 원하던 에우뤼디케와 아마도 함께 저승을 거닐고 있을거기 때문이다. 


그리스로마신화를 읽어야지 했는데 미루고 있었던데 읽어보니 너무 재미있고, 중간 중간 철학적 사유를 할 수 있어 왜 현대인이 꼭 읽어야 하는 교양서적이자 베스트셀러인지 알 수 있었다. 



신화에서 쏙쏙 뽑아먹는 우리 삶의 바이블 같은 느낌의 책, 이윤기의 그리스로마신화 추천드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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